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29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제21회 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KOSA제공)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29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제21회 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KOSA제공)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인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총장은 29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제21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런앤그로우 포럼'을 통해 "독자 인공지능(AI)를 보유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이라며 "AI도 삼국지 속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10~20년 후 세계 AI 시장은 현재 디지털 검색 시장처럼 독자적 기술을 보유한 소수의 국가가 시장을 이끌 것이며, 미국, 중국, 한국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하삼분지계로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기 때문에 불안하면서도 안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AI개발 능력과 활용 수준에 따라 선진국·후진국 나뉠 것"

이광형 총장은 이날 'AI 시대 휴머니즘과 우리의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국가의 인공지능(AI) 개발·활용 수준에 따라 구분한 '4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AI를 개발할 능력이 있고 활용도 하는 경우 'AI 선진국'으로 분류했다. AI 선진국은 AI 산업, 문화 뿐만아니라 국방, 서비스업도 증가해 결국 일자리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AI를 개발할 순 있지만 활용하지 않는 경우는 'AI 중진국'으로 봤다. AI를 개발하고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그렇다면 국가 경쟁력이 낮기 때문일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AI를 개발하지도, 활용하지도 않는 경우는 AI 시장에서 뒤쳐지면서 국가 뿐만 아닐 국민 경쟁력도 최악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AI를 개발하지는 않지만, 활용을 활발히 하는 국가는 외국이 개발한 AI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국 AI기반 서비스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나, 외국 사상 문화에 예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대한민국은 세계 선두 AI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 기술로 진출할 수 있는 동남아 시장도 있어 AI선진국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국·미국·중국 "천하삼분지계 가능할 것"

이 총장은 독자적인 AI를 보유하기 위한 조건으로 ▲기술력(인력) ▲자본(GPU, 메모리, 전기료) ▲시장(규모의 경제, 학습데이터)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독자 AI를 보유할 수 있는 나라로는 미국, 중국, 한국을 꼽았다. 미주, 유럽권엔 미국이, 중화권엔 중국이, 동남아와 아랍권엔 한국이 AI기술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삼국지의 조조·손권이 양분한 세상에서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에 따라 유비의 촉나라가 세워졌던 것처럼 AI도 천하삼분지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이른바 'AI자립 운동'을 통해 AI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반도체,조선, 자동차를 지원하듯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남아 및 아랍권 연합국가들과 연대할 수 있도록 외교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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