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이미지=pexels 제공
증권거래이미지=pexels 제공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증시 침체와 업황 부진 등에 따른 실적 악화로 증권가에 조직 슬림화와 인사교체 칼바람이 불 지 주목된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 속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투자 부문의 인력 감축과 관련 부서를 축소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최현만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데 이어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그룹 사장단 인사 이후 1970년생 일부를 포함해 30% 안팎의 임원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7개였던 부동산PF 사업부도 4개 본부로 통폐합했다.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 부문 산하 각각 3개 본부와 인프라금융본부를 합쳐 7개 본부였으나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이 대체투자금융부로 합쳐졌다. 기존 투자개발부문대표와 프로젝트금융부문의 사업부 대표도 한 단계 낮아진 본부장 자리로 대체한다.

메리츠증권도 지난 20일 임원 인사와 함께 IB(투자은행) 부서 3곳을 단일 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 등으로 구분했던 기존 IB 3본부가 1사업본부 중심으로 통합됐다. 임직원들의 사모 전환사채(CB) 불공정거래 행위가 금융당국에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하이투자증권도 14일 부동산 영업조직을 대폭 줄이는 징계성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PF 신화', '연봉킹'으로 불렸던 김진영 전 투자금융총괄 사장 등 2명이 면직됐다. 면직 처분은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최고 수준의 징계다. 또 본부장급 임원 5명은 감봉 1개월 이상의 중징계와 보직에서 물러났다. 부동산금융 부문 사업 조직도 대표이사 직속으로 프로젝트금융실, 구조화금융실, 부동산금융실, 투자금융실 4실로 축소·개편됐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대출 관련 '꺾기 영업' 의혹이 불거졌으며 김 전 사장은 아들이 재직 중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진행된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서면조사를 끝내고 전날부 3주간 현장검사를 진행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두달 간 진행한 자체 감사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보직에서 물러난 임원들은 계약 연장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줄퇴사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실적 부진으로 최근 PF본부 내 팀 전원이 퇴사를 했다. 부동산PF 담당 조직도 PF본부에서 팀 단위로 몸집이 줄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인한 CEO 중징계로 대표 교체가 거론되는 KB·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도 연말 인사 후에 조직 개편과 임원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일부 증권사가 대규모 감원과 부서 축소를 계획 중이라는 내용의 지라시가 돌면서 업계가 술렁이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현재로선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EO 세대교체 바람에 맞춰 올 연말 인사는 기존 임원들이 보직에서 물러나고 젊은 조직으로 쇄신해 다시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분위기"라며 "연말이 되면 IB 인력 이동이 잦고, 감원 괴담이 떠돈다. 인력 감소라기 보다 유출"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