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사회적기업의 유통채널 입점 가능성을 제고하고, 보다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21년부터 일반벤더와 차별성을 가진 소셜벤더(Social Vendor)를 발굴·육성하여,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발굴과 개선, 유통채널 입점, 홍보까지 ‘원스톱(One stop)’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소셜벤더(Social Vendor)는 사회적경제기업의 공공·민간시장 진출을 위해 역량강화, 상품발굴, 유통채널 입점연계 및 사후관리 등 종합적인 판로개척활동을 수행하는 유통 전문조직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와 공익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일반벤더와 차별성이 있다.)

이를 통해 소셜벤더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발굴부터, 진단, 개선, 유통채널연계, 홍보까지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참여기업은 전문가의 진단·컨설팅을 바탕으로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개선한 제품으로 기획전에 참여해서 소비자의 반응까지 볼 수 있어, 소셜벤더의 지원과 함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소셜벤더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소셜벤더’와 ‘참여기업’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기로 한다.

두 번째 이야기, 
성장지원형 소셜벤더 주식회사 케이에프와 참여기업 ㈜푸딩스

소셜벤더 이야기 – 주식회사 케이에프 박영주 대표

Q. 먼저 케이에프(KF) 설립 스토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케이에프는 2017년 경남에서 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했고, 경쟁력 있는 지역회사의 상품을 발굴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판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작은 회사는 대표자의 업력이 곧 회사의 업력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지난 20년 동안 유통에서 정말 다양한 일을 경험했어요. 일을 하다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이 뭘까?’하고 고민해보니 홈쇼핑 판매전략을 세우고 제품을 변화시키는 것을 제일 잘하더라고요. 또 우연한 기회에 유통 행사를 갔는데 같이 동행한 경남 공무원분께서 ‘이왕 파는거 경남에도 제품이 많은데 왜 다른 것만 판매하는지’ 물으셨어요.

이러저러한 고민이 많을 때 경남지역의 농축수산 상품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서울과 경남을 오가면서 서울에서 쌓았던 경험으로 ‘변화하는 유통시장에 경남 제품을 콘텐츠화 시켜보자’고 결심했죠.  아까 회사 설립은 2017년이라고 했지만, 실제 설립 전에 4년을 준비했어요. 케이에프에 저의 많은 실패와 경험들을 집약해 담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향후 5년 10년 케이에프의 장기적인 그림까지 그렸죠.

박영주 주식회사 케이에프 대표 [사진제공: 주식회사 케이에프]
박영주 주식회사 케이에프 대표 [사진제공: 주식회사 케이에프]

Q. 케이에프는 경남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역에서의 지원활동과 소셜벤더로서 차별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경남지역의 상품을 기획해서 잘 팔릴 수 있도록 하니 많은 기업들이 케이에프에 오셨어요. 그 중에 본인들이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서 상품을 들고 오시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저희가 사회적기업에 대해 전혀 모를 때였죠. 이왕이면 공부해서 더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예비사회적기업을 신청했고 지정받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 케이에프는 이미 사회적기업 상품판매를 지원하는 소셜벤더 역할을 하고 있었고, 이제는 사회적경제 당사자 조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기업과 일할 때는 대표자의 마인드와 사회적가치 부분을 가장 우선으로 보고 있어요. 특히 먹는 상품을 많이 판매하다 보니 제조상태와 원물상태가 중요한데, 대표자의 마인드에 따라 굉장한 차이가 나거든요. 

저희는 경남지역에 있는 농축수산물 상품들을 발굴하고, 벤더사와 기업이 같이 성장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어요. 기업들이 상품을 잘 팔 수 있도록 상품기획, 디자인, 콘텐츠 제작(사진, 영상)까지 내부 역량으로 모두 지원 가능해요. 

상품기획부터 디자인, 콘텐츠 제작까지 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은다. [사진제공: 주식회사 케이에프]
상품기획부터 디자인, 콘텐츠 제작까지 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은다. [사진제공: 주식회사 케이에프]

또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소규모인 곳들이 많아서 내부적으로 갖추기 어렵거나,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어요. 서울에서는 엄두도 못냈지만, 회사 내 촬영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사진도 찍고 쇼핑라이브를 해보실 수 있게 대여도 해드려요. 온라인시장을 공략하려면 창고가 중요한데요. 그래서 저희는 일반 창고, 냉동, 냉장창고까지 갖추고 있어요. 일부 창고가 없거나 배송관리에 여력이 없는 기업들은 케이에프에 입고시켜 택배를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단순히 디자인이나 상세페이지나 영상 제작을 지원하는게 아니라, 소셜벤더 사업의 시스템처럼 저희도 상품기획부터 유통까지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부분까지 지원하고 있다는게 소셜벤더이면서 저희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해요.

Q. 올해 참여기업들에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원하셨나요?                                성장지원형(온라인) 소셜벤더는 선정된 기업상품을 중점개선과 기본개선으로 나누어 진행하는데요. 중점개선 부분은 주로 영상제작, 기본개선의 경우 상세페이지 제작을 지원했어요. 그냥 말로 하면 간단해보이는데 사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에요. 만약 배즙을 예로 들면, 완성된 배즙만 잘 찍을 수도 있겠지만 배꽃, 배가 나무에 열려있는 장면 등을 찍으려면 사실 이 회사와는 1년을 두고 커뮤니케이션 해야하거든요. 그래서 상품의 특수성과 기업의 변화를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또 소셜벤더 사업은 이미 판매할 원물이나 상품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상품 기획 측면에서도 고민하시는 부분을 해결해 드리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용기는 유리가 좋을지 파우치가 좋을지, 제조에 들어가는 재료의 양은 몇 %로 하는게 좋을지, 요즘 스타일은 무엇인지 등등 이런 부분들 계속 멘토링 해드리는 거죠.

Q. 소셜벤더로서 유통 부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상품을 잘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벤더는 상품을 잘 판매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에요. 소셜벤더가 상품을 잘 판매할 수 있도록 리뉴얼 시켜놓고 판매를 가장 우선적인 목적에 두는 것이 필요해요. 저희도 늘 현장에 있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면서 시장 상황을 파악해요. 케이에프는 17개사 홈쇼핑 채널에 모든 코드를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엠디들을 만날 수 있어요. 다양한 채널을 파악하는 이유는 채널마다 소비자의 소비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상품을 리뉴얼 시킬 때도 그냥 하지 않고 이렇게 확인된 시장 상황이나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요.

상품기획부터 다양한 유통채널 확보까지, 케이에프의 통합솔루션 이미지 [제공: 주식회사 케이에프]
상품기획부터 다양한 유통채널 확보까지, 케이에프의 통합솔루션 이미지 [제공: 주식회사 케이에프]

저는 작은 기업이 적은 돈으로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게 홈쇼핑인 것 같아요. 런칭만 된다면 홍보하면서 판매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처음 할 때는 어렵지만 그 과정을 저희가 도와드리고 있어요. 

Q. 소셜벤더 지원사업이 가진 장점과 향후 사업에 대해 제언하고 싶은 사항이 있나요?                                                                                                                저는 소셜벤더 사업이 사회적경제기업에 꼭 필요하고 너무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해요. 케이에프가 제일 잘 할 수 있고 잘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조금 아쉬운 점은 향후에는 참여기업들과 좀 더 밀착해서 장기적인 지원체계가 있다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올해는 디자인 개선, 내년에는 영상개선부터 판매까지‘ 그렇게 된다면 더 좋은 성과가 날 것 같거든요. 또 참여기업의 애로사항은 콘텐츠는 지원해주지만, 제조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에요. 제작에 필요한 사업비를 자체적으로 준비하거나 지원제도와 연결하는 것이 필요해 보여요. 앞으로 소셜벤더에 대한 사회적경제기업의 이해도와 소셜벤더들의 사업 노하우가 쌓이면서 더 좋은 사례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여기업 이야기 – ㈜푸딩스 장나은 대표

Q. 먼저 ㈜푸딩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푸딩스는 경남 창녕에 소재한 기업으로 즙과 국수를 생산하는 식품제조업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저는 식품회사에서 생산현장과 관리자로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어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본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국수는 생산에 큰 공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장소의 제약과 치열한 단가 경쟁에 직접 생산이 어려워 지금은 OEM 생산을 하고 있어요. 현재는 지역 대표 작물이자 대표 채소인 양파를 선택해서 바쁜 현대인들을 대신해 전처리한 깐양파와 대표적인 대중 건강즙인 양파즙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장나은 ㈜푸딩스 농업회사법인 대표 [사진제공: ㈜푸딩스]
장나은 ㈜푸딩스 농업회사법인 대표 [사진제공: ㈜푸딩스]

Q. 양파즙은 이미 여러 종류의 상품이 있고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상품인데요. 푸딩스의 양파즙이 일반 제품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요.                                       

기존 양파즙의 경우 물을 넣고 고온에서 중탕 방식으로 오랜 시간 고았던 제품이 많아요. 고온에 끓이면 영양소 손실도 크고, 뿌리까지 통째로 넣으면 특유의 냄새가 생겨 이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는데요. 착즙을 하면 기호성을 개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기존 배를 착즙하는 방식을 양파즙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를 지역에 있는 사회적기업에 몇 번을 찾아가 부탁한 끝에 기계 설비부터 일을 배웠어요. 그렇게 일을 배우고 현장에 적용시켜 지금의 푸딩스 적양파즙을 생산하게 되었어요. 푸딩스 적양파즙은 중탕방식이 아닌 양파 원물을 그대로 착즙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요. HACCP 인증을 받은 제조시설에서 100% 창녕산 적양파를 껍질째, 통째로 착즙하고 설탕, 색소, 착향료를 넣지 않아요. 착즙을 하면 상품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의 부피가 작고 가루로 만들어서 버리기 때문에 폐기물의 양도 줄일 수 있죠.

적양파즙을 생산시설에서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푸딩스]
적양파즙을 생산시설에서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푸딩스]

Q. 새로운 방식으로 ‘착즙방식의 양파즙’을 만드셨는데 어떤 고민이 있어서 이 사업에 참여하셨나요? 기대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작년에 소셜벤더 사업에 참여해서 디자인 개선을 지원받았어요. 시장의 반응을 볼 수 있도록 기획전에도 참여했고요. 하지만 매출이 단번에 급상승하지는 않았어요. 홍보비용과 판로확대, 매출 향상에 항상 애로사항이 있었죠.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판로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그래도 작년에 소셜벤더 사업에 참여하고 인지도가 생겨서 저희를 찾는 곳들이 조금씩 늘어났어요. 정말 ‘홍보가 필요하구나’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성과도 있었지만, 홈쇼핑을 통해 대규모 판매를 꼭 하고 싶었어요. 홈쇼핑 판매 제품에 대해서는 품질 신뢰도가 높으니까요. 그래서 올해에도 소셜벤더에 지원했고 선정 후, 홈쇼핑 제품을 선정하는 두 번째 품평회에서 적양파즙이 선정되었어요.

㈜푸딩스의 창녕 자색양파즙 제품 [사진제공: 주식회사 케이에프]
㈜푸딩스의 창녕 자색양파즙 제품 [사진제공: 주식회사 케이에프]

Q. 소셜벤더 지원이 기업에 도움이 되었나요.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영세한 업체들은 판로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요. 판로를 개척 하는게 정말 너무 어렵거든요. 소셜벤더가 유통채널에 상품을 진출하도록 해주는 게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이에요. 우리 제품이 많이 팔리면 지역 농가에서 생산하는 양파 수매를 더 많이 하게 되어 농가소득도 증가하고, 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니 기업의 설립 취지에도 부합하게 되잖아요. 그 중간에서 소셜벤더가 정말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홈쇼핑 온라인 채널도 케이에프를 통해 입점했고, 다른 행사를 진행할 때도 저희 제품을 홍보해주는 경우가 있어요. 입소문으로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고객도 있었고, 로컬푸드 매장, 농협에도 입점해서 판매가 되고 있어요.
 
지금은 11월 말에 홈쇼핑 방송의 성공적인 런칭이 가장 최우선의 과제예요. 그리고 좀 더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 젊은 층이 선호하는 제품개발도 하고 있고, 미국과 호주에 수출 계획도 있어요. 소셜벤더 사업을 통해서 저희처럼 성장하고 도전하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