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사회적기업의 유통채널 입점 가능성을 제고하고, 보다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21년부터 일반벤더와 차별성을 가진 소셜벤더(Social Vendor)를 발굴·육성하여,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발굴과 개선, 유통채널 입점, 홍보까지 ‘원스톱(One stop)’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소셜벤더(Social Vendor)는 사회적경제기업의 공공·민간시장 진출을 위해 역량강화, 상품발굴, 유통채널 입점연계 및 사후관리 등 종합적인 판로개척활동을 수행하는 유통 전문조직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와 공익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일반벤더와 차별성이 있다.)

이를 통해 소셜벤더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발굴부터, 진단, 개선, 유통채널연계, 홍보까지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참여기업은 전문가의 진단·컨설팅을 바탕으로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개선한 제품으로 기획전에 참여해서 소비자의 반응까지 볼 수 있어, 소셜벤더의 지원과 함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소셜벤더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소셜벤더’와 ‘참여기업’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기로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시장진입형 소셜벤더 오마이컴퍼니와 참여기업 잇츠부산

소셜벤더 이야기 - ㈜오마이컴퍼니

Q. 오마이컴퍼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오마이컴퍼니는 사회변화를 꿈꾸는 혁신가들을 돕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동아리 선후배들이 만나 사회적경제의 자금조달과 판로개척의 원스톱시스템 사업모델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1기에 선정되어 창업했죠. 서비스 오픈 이후 애초의 사업모델을 지속하기에는 당시 제도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재의 후원형 및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서비스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외에도 사회적경제 창업교육, 소셜벤더 사업과 같이 사회적경제기업을 취창업하고자 하는 예비창업자분과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확장을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죠. 
소셜벤더로서 저희는 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들을 발굴해서 상세페이지를 개선하고 오픈마켓 초기 판로 개척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한송이 ㈜오마이컴퍼니 대표 [사진제공: 오마이컴퍼니]
한송이 ㈜오마이컴퍼니 대표 [사진제공: 오마이컴퍼니]

Q.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유형의 소셜벤더들이 있는데요. 오마이컴퍼니가 가진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회사 소개에서 말했던 것처럼 사회혁신가나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10여년 이상 운영해왔다는 것이 제일 큰 강점이에요. 한편 저희는 올해 11월 말 소셜섹터 커뮤니티 서비스인 ‘COSS(코스)’ 런칭을 앞두고 있어요. COSS는 대한민국 3만여 사회적경제기업의 정보를 아우르고 사회적경제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사회적경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서로 손쉽게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또 실시간 위치 기반으로 내 주변에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사회적경제가 갖는 가치인 연대와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향후 소셜벤더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서로 협력상품을 개발하기도 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모습도 상상해봅니다. 

Q. 올해 참여기업들에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원하셨나요?
시장진입형 벤더의 주요 과업은 선정된 기업들의 상품 상세페이지를 개선하고 온라인에 입점하도록 지원하는 것인데요. 저희는 조직의 역량을 사업에 더 적용해서, 입점 전 크라우드 펀딩 런칭으로 펀딩참여자(소비자)의 반응도 보고, 필요하면 그 내용을 다시 개선에 반영했어요. 올해는 작년에 비해 펀딩 참여기업이 늘어나서 18개를 진행했는데 펀딩 이후 대기업의 캐스팅이나 유명 유튜버의 홍보로 판매가 크게 늘어난 성과도 있었고, 회사와 제품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히신 기업도 있었습니다.

Q. 올해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상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오마이컴퍼니가 10여년 넘게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사회적경제기업의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보고 있는데 올해 소셜벤더를 통해서 기억에 남았던 상품이 몇 개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부산에 있는 육성사업 선정팀 잇츠부산의 ‘밀키트 돼지국밥’인데요. 제품의 완성도도 높고, 펀딩 제품 배송 이후 돼지국밥을 드셨던 분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벤더로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게 큰 보람인데, 주변의 반응도 좋아서 기대되는 상품이에요.

또 자연미약선연구원의 ‘당뇨식즉석밥’은 이번 사업에서 MD들이 가장 좋은 평가를 한 제품일 정도로 제품의 기능 뿐만 아니라 밥의 본연의 맛에도 충실했던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낱개에서 3개 묶음으로 패키지도 개발하셨지요. 시장에 당뇨식 즉석밥이 있긴 한데, 여기는 쌀밥에 9가지 한방추출액을 넣어 저당밥의 효과를 내고 있어요. 잡곡이 아니고 쌀밥이니까 당연히 맛도 좋죠.

마지막으로 지리산하동산초사회적협동조합의 ‘산초차’예요. 산초차는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이 거의 없어요. 대한민국 1호 산초차를 개발하셨는데 저도 이번에 처음 시음해봤어요. 마실수록 입안을 감싸는 향이 너무 좋더라고요. 담당 국장님이 펀딩 금액은 높지 않았지만 체감상 홍보가 많이 되어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고마워하셨어요.

왼쪽부터 잇츠부산 밀키트 ‘돼지국밥’, 자연미약선연구원 ‘당뇨식즉석밥’, 지리산하동산초사회적협동조합‘산초차’ [사진제공: 잇츠부산, 오마이컴퍼니]
왼쪽부터 잇츠부산 밀키트 ‘돼지국밥’, 자연미약선연구원 ‘당뇨식즉석밥’, 지리산하동산초사회적협동조합‘산초차’ [사진제공: 잇츠부산, 오마이컴퍼니]

Q. 소셜벤더 지원사업이 가진 장점과 향후 소셜벤더로서 어떤 활동을 계획하시는지 말씀해주세요.
소셜벤더 사업은 기업의 상황에 맞는 지원 내용을 받을 수 있고, 지원이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 사업과 다른 부분이에요. 사회적경제 초기 기업들은 관리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내부인력이 부족해요. 소셜벤더를 만나 전문가의 진단, 실제 필요한 사항을 세부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 같아요. 
또 이 사업은 참여기업이 소셜벤더사와 관계 형성을 잘한다면 지원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소셜벤더가 가진 네트워크와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오마이컴퍼니도 작년 본 사업 참여기업들에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이나 기타 도움이 될 만한 사업들을 연계하고, 당연히 올해 만난 참여기업들에도 저희가 가진 자원을 활용하여 성실히 도와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 저희는 오마이컴퍼니와 COSS(코스)를 통해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자금과 판로개척, 협력이 자유롭게 이루어져서, 현재 많은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슬기롭게 돌파하실 수 있도록 저희의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참여기업 이야기 – 잇츠부산(동백국밥)

Q. 잇츠부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잇츠부산은 부산에 있는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올해 4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다 자영업을 꽤 오랫동안 했어요. ‘밀키트를 만들어봐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친구의 소개로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어요. 사회적기업으로 창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친구의 권유에 처음에는 생각이 없었지만, 추천해 준 소셜벤처 아카데미를 듣고 제 생각이 바뀌게 되었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경영도 하고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가치를 위한 일에 쓰는 게 사회적기업이라면 적극적으로 시도해보자고 결심했고 운이 좋게 육성사업 창업팀에 선정되었어요.

사회적기업으로서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부산은 인구 300만 명 중에 100만 명이 신중년 인구에요. 이분들이 퇴직하면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어요. 밀키트 사업의 제조 부분과 매장에서도 신중년 일자리를 만들어가면서 수익도 내는 사회적기업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식당도 있지만 제조사업을 하기 위해 제조 공장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그 공장에서 주문에 맞춰 신중년 1명을 고용해서 밀키트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요. 상품의 수요가 많을수록 더 많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서 온라인과 해외수출을 시도해보려고 해요. 

Q. 밀키트 제품이 돼지국밥인데요. 많은 아이템중에 돼지국밥을 밀키트로 개발하시게 된 스토리가 궁금해요.
사하구 감천동에서 1985년부터 돼지국밥을 만드신 분의 노하우를 우연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육수 레시피를 배우고 맛을 보니 ‘아. 이건 동네에서만 팔기에는 너무 아까운 맛이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어요. 잡내가 없고 제대로 된 레시피가 있으니 온라인에서 승부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돼지국밥 하면 노포에서 할머니나 아주머니들이 토렴해주는 모습을 상상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잡내가 없고 깔끔한 맛을 내어서 ‘돼지국밥’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젊은 사람들도 좋아하는 우리 지역음식’으로 바꾸고 싶었어요. 오프라인 반응과 시장성 확인을 위해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내고 ‘동백국밥’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밀키트를 생산해서 온라인에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잇츠부산이 개발하고 생산한 부산 돼지국밥 밀키트 제품 [사진제공: 잇츠부산]
잇츠부산이 개발하고 생산한 부산 돼지국밥 밀키트 제품 [사진제공: 잇츠부산]

Q. 소셜벤더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기대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크라우드 펀딩에 관심이 있었어요. 여러 펀딩 사이트가 있지만 다른 무엇보다 크라우드 펀딩 경험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올해는 판매에 주력하기보다 내부적으로 패키지 구성, 포장, 상세페이지 디자인, 사진, 영상 콘텐츠들을 수집하고 제품을 고도화 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였어요.
많은 부분을 갖추고 시장의 반응, 구매자(고객)의 반응은 어떤지 확인해보고 싶었을 때 마침 소셜벤더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하더라고요. 펀딩도 할 수 있고, 상세페이지도 고도화하고 안 할 이유가 없었죠.

Q. 소셜벤더 지원이 기업에 도움이 되었나요?. 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동백국밥 밀키트는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올해 선정된 상품은 ‘정통 부산식 돼지국밥’ 밀키트예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서 메인 제품에 집중했어요. 펀딩과 촬영을 하면서 디스플레이 방식도 새롭게 볼 수 있었고 나머지 매운실비국밥과 얼큰해장국밥의 콘텐츠의 상세페이지 제작도 지원해주고 계세요.

잇츠부산의 브랜드 ‘동백국밥’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사진제공: 잇츠부산]
잇츠부산의 브랜드 ‘동백국밥’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사진제공: 잇츠부산]

 

 

저희 같은 영세한 기업들에 가장 필요한 건 마케팅이나 콘텐츠에요. 소셜벤더 지원사업으로 촬영, 상세페이지 등 콘텐츠를 어느 정도 고도화 할 수 있어요. 마케팅 적으로도 인플루언서나 유튜브 업로드 등의 지원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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