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환자 숙면을 돕는 꿀잠꾸러미(귀마개·수면안대·입원생활 안내문)를 건네고 있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환자 숙면을 돕는 꿀잠꾸러미(귀마개·수면안대·입원생활 안내문)를 건네고 있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세브란스병원은 6일 한국생산성본부 선정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에서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병원의료서비스업 부문 13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환자 만족을 병원 경영의 최우선 지표로 두는 ‘환자 가치 경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브란스병원은 수술, 진료 등 환자가 의료인과 만나는 시간 외에 환자가 병동에서 취하는 수면 시간 등도 치료 과정으로 보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에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2021년 3월 시작한 ‘꿀잠 프로젝트’다. 입원 환자를 위해 병동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했다. 병동에서 사용하는 포장용 테이프를 무소음 테이프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화장실 변기 뚜껑에는 소음 방지기를 달았다. 환자 숙면을 돕는 꿀잠꾸러미(귀마개, 수면안대, 입원생활 안내문)도 제공하고 있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여 입원 환자의 빠른 회복과 퇴원을 돕자는 취지다.

‘공복 탈출 프로그램’도 환자들이 치료 대기시간 동안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자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검사와 시술을 앞둔 환자가 장시간 금식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갈증이나, 입마름, 불안, 긴장 등 불편이 동반됐다. 병원은 금식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당질 보충 음료를 제공해 공복 불편감을 크게 해소했다.

최근에는 장루, 요루 환자를 위한 다목적 화장실을 설치했다. 장루, 요루 환자는 수시로 화장실에서 주머니를 비우고 세척해야 한다. 일반 화장실에서는 변기와 세면대 간 거리가 멀고 세면대가 높아 주머니 세척이 어렵다. 병원은 연세암병원 3층에 이런 번거로움을 줄인 다목적 화장실을 새롭게 조성했다.

세브란스의 환자 가치 경영의 기반은 환자들의 목소리(VOC)다. 세브란스병원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입원, 외래는 물론 응급실 진료도 대상이다. 치료 후 만족도 조사를 위한 카카오 알림톡을 발송해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를 통해 끊임없이 개선점을 찾겠다는 의도다.

만족도 조사 결과 중 주요 의견들은 매주 병원 운영회의에서 정기적으로 논의한다. 회의를 마치면 문제 해결을 위한 담당 부서를 지정하며, 부서 간 협력 체계를 유기적으로 구축해 문제점 개선에 온 병원이 힘을 합친다.

올 9월에는 ‘안심 캠페인’도 시작했다. 불만을 제기했을 때의 불이익이 두려워 불만 제기를 주저하는 환자들에게 익명으로도 불편 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환자 가치 경영의 또 다른 방점은 디지털이다. 환자의 편의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My세브란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고도화하고, AI 보이스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7월부터는 My세브란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비예약 검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동안 채혈, 일부 영상촬영, 심전도검사 등 진료 일정에 따라 검사 일정이 자동으로 잡히는 비예약 검사의 자세한 일정을 체크하기 어려웠다. 진료 예약 변경에 따라 비예약 검사 일자 변경을 유선으로 확인해야 했다. 병원은 모바일을 통해 비예약 검사 일정 확인 편의성을 높였다.

또 AI 보이스봇 ‘세라봇’은 진료를 앞둔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 일정을 안내하고 있다. 환자에게 진료 일정과 담당 의료진을 안내하는 것에서 나아가 환자가 진료 취소나 변경 등을 희망할 때 응대하고 있다.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은 “환자 만족이 치료 결과로 이어지는 만큼 항상 환자 만족을 최우선 병원 경영 지표로 삼고 있다”며 “환자 입장에서 모든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해 환자 가치 경영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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