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이미지 =pexel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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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백신 접종 양극화를 겪었던 전 세계가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구축에 나섰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진 카세야 아프리카 질병관리통제센터(CDC) 사무총장은 최근 판교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방문해 아프리카 내 백신 자급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프리카 CDC 방문단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지역 내 백신 자급화 프로젝트 '아프리카 백신 제조 파트너십'(PAVM)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프리카 CDC는 2040년까지 지역 내 전체 유통 백신의 60%를 현지 생산한다는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지역 생산시설 및 콜드체인 등 인프라를 구축해 결핵, B형간염, 말라리아 등에 대응할 백신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국가에 R&D 및 생산 기반을 이식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를 운영해왔다. 지난 7월 태국 국영 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해 시동을 걸었다. 9월에는 세르비아 총리가 방한 기간 중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 진행을 목표로 MOU를 체결했다.

우리 정부는 내년부터 국가 보건의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형 ARPA-H를 가동한다. 한국형 ARPA-H는 미국의 고등연구계획국(DARPA),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을 벤치마킹한 프로젝트다. 미국의 ARPA-H는 바이오기술 주도권 유지 및 보건 안보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헬스 연구를 전담하는 특별기구다. 신종 감염병 관련 100일 안에 백신 개발·생산 등 신속한 대응 전략을 포함한다.

우리 정부는 내년 예산안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에 495억원의 예산을 신규 편성했다. 향후 10년간 총 1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GC녹십자와 질병관리청은 세계 최초의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 'GC1109'를 공동 개발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을 냈다. 허가가 완료되면 미국·영국 다음 세 번째로 탄저 백신을 만든 국가가 된다.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으로는 처음이다.

GC1109는 LF(치사인자), EF(부종인자) 등 2종류의 독소 성분을 세포 내로 전달해주는 방어항원(PA)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 낸 백신이다. 탄저균에 의해 발병하는 탄저는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률이 97%에 달하는 1급 법정감염병이다. 생물테러에 악용될 만큼 위험성이 높다. GC녹십자는 국가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자 2002년부터 질병청의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탄저백신 개발을 진행해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 전 세계가 백신 주권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국내 기업도 제품을 국산화하고 각국에 제조·R&D 기술을 전파하면서 보건안보에 기여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을 전략적으로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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