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작품을 보는 작가(조유경). 그 자체가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구성하려는 작가의 의도로 표현된 창작과정이며 결과이다.이다. 공간 전체가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은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체험하게 된다.
자신의 작품을 보는 작가(조유경). 그 자체가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구성하려는 작가의 의도로 표현된 창작과정이며 결과이다.이다. 공간 전체가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은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체험하게 된다.

‘.... I know this is cheesybutI want to be with you’

개미 한 마리나 몇 마리를 관찰하면, 그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개미 군집을 놓고 보면, 각각의 개미는 놀랍게도 환상적으로 이치에 맞는 행동을 보인다. 보기에 따라, 도저히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표현했다고 생각되지 않는 초현실주의 현대미술 작품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끄덕이고 있는 당신은 몇몇 개미의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보고 있는 것과 같아 보인다.

현대미술의 특징인 초현실주의적 난해성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평론(review)가나 비평(criticism)가의 글과 해설에 의지하려는 것은, 십중팔구, 잘 모르면서 안다고 여기는 '이해의 착각'으로 귀결되고 만다. 한국의 대학논술 영어문제를 원어민이 풀지 못하듯, 피카소 작품에 대한 현대 평론가의 난해하고 추상적인 해설을 피카소 본인이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초현실주의 현대미술을 단지 '생각하지말고 느껴보라'라고 말하는것은 다소 무책임하다. 초현실주의적 현대미술에는 우리가 흔히 '아름답다'라고 생각하는 요소들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즉각적인 감동을 받기 어렵다.

뛰어난 식견을 갖춘 평론가일지라도 초현실주의 현대미술 작품의 해설은 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애를 먹는다. 물에 사는 물고기가 물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물 속을 헤엄치듯, 우리도 현대미술의 추상성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생각할 때, 마치 한 차원 높은 곳에서 개미의 군집을 보는 것처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초현실주의적 현대미술을 다른 차원에서 이해하는 방법의 하나가, 작가가 어떤 의도와 배경으로 작품을 창작하는지 그 일말을 엿보는 것이다. 작가의 생각 일부를 공유할 때, 자신만의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해지고 새로운 차원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설치미술은 실내나 야외 등에 오브제와 장치를 설치하고, 작가의 의도에 따라 공간을 구성하고 변화시켜 장소와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체험하는 예술이다. 비디오 영상을 상영하여 공간을 구성하기도 하며, 음향 등을 이용해 공간을 조성할 수도 있다. 공간 전체가 작품인 것이다. 현대미술은 감상자만의 해석을 요한다. 사진은 조유경의 관객 참여 전시 작품
설치미술은 실내나 야외 등에 오브제와 장치를 설치하고, 작가의 의도에 따라 공간을 구성하고 변화시켜 장소와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체험하는 예술이다. 비디오 영상을 상영하여 공간을 구성하기도 하며, 음향 등을 이용해 공간을 조성할 수도 있다. 공간 전체가 작품인 것이다. 현대미술은 감상자만의 해석을 요한다. 사진은 조유경의 관객 참여 전시 작품

 'Cheesy'한 전시회 주제어

지난 8월 , MZ세대 두 작가가 협업하여 설치미술 전시회를 가졌다. 최고래, 조유경 두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와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를 자신의 상상력으로 표현해 냈다. 두 작가가 본 세상의 모습이 어떠한지, 그리고 그들의 작품이 관객에게 어떻게 소비되었는지를 두 작가가 직접 답하였다.

오시선(Osisun)갤러리는 조유경ㆍ최고래 두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으로 리뉴얼 개관 초대전시회를 열었다. 두 작가는 전시회의 이름을 ‘.... I know this is cheesy…but…I want to be with you’. 라는 독특하고 여러 해석을 유발하게 하는 제목으로 정했다. 두 작가는 관객의 참여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의미에서 제목을 골랐다고 설명한다. 

"전시 제목 ‘.... I know this is cheesy…but…I want to be with you’는  'promposal' 이라고 불리는 고백 인용구에서 차용했습니다. 우리말 '유치한, 오글거리다'와 비슷힌 의미를 갖는 영어 'Cheesy'라는 단어의 귀여운 어감이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이것저것 이야기가 많은 우리 둘의 작업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골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cheesy 할 지라도, 그래도…’,에서 그래도(but) 뒤에 할 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의 즉흥적인 반응에서 더 나아가 참여와 체험을 통해 전반적인 이해의 폭이 넓혀지기를 바랍니다" (조유경) 

"우리 두 사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be with you.'입니다.  삶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휴머니즘 시선으로 구상을 합니다. 저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모든 사람의 관계가 이어져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 키워드가 나올 수 있었고.. 이음새 없이 이어져있는 (seamless) 사람들간의 관계는 말로 정의하기 어렵고 복잡하지만, 상관 없는 것들이 이어져있는 것을 발견할 때 의외로 단순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때문에 울고 웃기도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불안정하고 지치는 일 일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관계들이 계속 이어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최고래)

공간 자체를 오브제로 삼은 최고래 작가. "세모난 작은 삼 충 건물을 다 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하던 작업들보다 더 큰 스케일의 작업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이런 생각과 관계들이 이어져있다는 작업의 시작점이 잘 어우러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간 자체를 오브제로 삼은 최고래 작가. "세모난 작은 삼 충 건물을 다 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하던 작업들보다 더 큰 스케일의 작업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이런 생각과 관계들이 이어져있다는 작업의 시작점이 잘 어우러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객 참여를 기획...'예술가는 행위하고 관찰자는 체험한다'

"작가는 사람들이 어떤 계기로 인해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현상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런 관심의 반영으로, 퍼포먼스나 파티의 형식을 작업에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화이트큐브 공간에 각자 따로 작품을 관람하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람 방식이 현대에 유효한지 의문이 있습니다.  80년대 아방가르드의 미술사, 포스트모던 연극사에서의 시도들을 적극적으로 작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페미니즘이라는 말에 갇히고 싶지 않습니다. 저와 제 주변에 대한 이야기고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작업에 반영한 것일뿐입니다."(조유경)

오브제를 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은 예술 작품을 소비하는 독자와 관객이 단순히 ‘만들어진’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피동적 객체가 아닌,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주체’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매우 다양하게 해석되고 창조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오브제를 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은 예술 작품을 소비하는 독자와 관객이 단순히 ‘만들어진’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피동적 객체가 아닌,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주체’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매우 다양하게 해석되고 창조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예술은 일상의 일부

현장성, 즉, 같은 시공간에서 즉각 상호작용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여러 명이 동시에 주체로 활동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해진 가치평가 기준이 없고 다양한 가치가 인정되는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오시선과 그 갤러리 자체의 행보에 관심과 리스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독특한 구조의 갤러리, 통유리로 된 외관, 갤러리 밖은 시장이 있고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것, 엄청난 보행자와 통행하고 있는 차들.. 성수라는 핫플레이스이지만 살짝 벗어난 자리에 있어, 외지인보다는 그곳에 거주를 하거나 상업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독특한 요소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작업에 적극적으로 이러한 요소들을 이용하고자 하였습니다." (조유경)

두 작가는 '오브제'를 사물로서의 실용으로부터 분리시켜 주관 속에서 작용하게 하는 예술품으로 전화시킨 것이다. 

예술은 그 가치를 알아보고 공유하는 사람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비로소 생명력을 가진다. 
예술은 그 가치를 알아보고 공유하는 사람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비로소 생명력을 가진다. 

두 여자 간의 이야기 

최고래작가는 작품의 창작과 그 구체적인 과정들, 사람들이 예술을 해석하고 소비하는 방식, 곧 창작과 감상의 경계를 허물고 싶어한다.

"건물을 하나의 ‘어떤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것을 안밖으로 관통하는 거대한 링. 이 링은 관계, 특히 두 여자 간의 관계에 대해서 말합니다. 두 여자 간의 관계라고 좁혀서 말할 때 그 예민하고 섬세함이 극대화 되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모녀 사이를 말할때, 가장 흔한 건 헌신적인 엄마와 얌전한 딸, 사이가 좋은 친구같은 모녀이지 않을까요. 문제 없는 사이. 하지만 혹은 서로를 탐탁치 않아하는 모녀, 애틋해 하는 딸과 방탕한 엄마 등 정말 다양합니다.

모녀라는 단어롤 묶이고 싶지 않은 관계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모든 관계가 엄마와 딸이기에 ‘모녀’로 엮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의 연장으로 할머니와 엄마, 할머니와 손녀로 확장되어 연결되고 연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간의 관계에서도 자매, 나와 내 여동생 혹은 언니와 여동생, 엄마와 이모 같은 것이 있고 더 섬세한 관계를 다 다르겠지요. 친구간의 관계에서 그 다채로움은 더 극대화됩니다. 우정 안에서도 부드러운 우정만 있는게 아니라 시기 질투나 동경이 선명하기도 하며, 우정과 사랑 사이 혹은 사랑 이야기도 들어갈 수 있다고 느낍니다.

두 여자라고 카테고리를 좁혔지만 그 좁힌 틈 사이에 많은 것이 채워져있어서 더 가까이 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아서 ‘두 여자’ 작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런 ‘두 여자’ 작업을 거대한 링으로 모두 연관이 있고 연결되어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최고래)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순간을 표현하고 싶었다

"70년대에 할머니가 집 마당에 심어진 꽃나무를 베어버리고 감나무 3그루로 대체해버렸어요.. 꽃나무는 쓸데없고 감나무는 과일이 열려 먹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요.  너무나도 제 할머니다운 행동이여서 웃음이 났습니다. 저는 그것이 할머니의 단독 행동이라기보단.. 그 시대의 정신이였던 실용주의.. 새마을 운동.. 이런것에 영향받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자란 나무는 할머니가 돌아가셔도 무성히 자랐고 매년 11 월쯤이 되면 가족들이 모여 수확을 했습니다. 저는 이 여성 조상의 유산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제의적인 잔치<땡스기빙데이>를 열었습니다. 과일 위에 카빙과 타투를 했습니다.

파티에 온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원을 적어서 테이블위에 쌓았는데, 그때 새겨진 내용이 세월호 나비, 퇴근, 유튜브 김간자, 구독 조아요... 이런 메세지들이였습니다.

저는 그 감이 심어진 70 년대의 정치적 배경과 손녀인 제가 지금 처한 사회적 상황이 교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마을 운동으로 심어진 감위에 세월호 나비라뇨. 마치 신의 장난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엄청난 시간의 거대한 서사가 미스터리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순간을 표현하고 싶었고 '감이 익어 떨어지는 순간'을 시간왜곡지대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라켓 아래 늘어진 스타킹은 할머니의 축쳐진 가슴을 은유하고 있죠. 저는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합니다."(조유경)

예술이라는 소통매체로 '연결되어 있음(seamless)'을 전달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람의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음새 없이 이어져있는(seamless) 사람들간의 관계는 말로 정의하기 어렵고 복잡하지만, 상관 없는 것들이 이어져있는 것을 발견할때 의외로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때문에 울고 웃기도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불안정하고 지치는 일 일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관계들이 계속 이어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최고래)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고 있는 이야기를 포착하고 있는 의미에서 본 키워를 선택한 동시에, 스스로는 처음 'seamless' 의 이미지를 떠올릴때 인체의 내장 혹은 식인을 통한 일종의 연결을 문득 떠올렸습니다. 이렇게 보면 사실 최작가와 제가 생각하는 '연결'은 매우 다른 출발점을 가지고 볼 수 있습니다." (조유경)

"제 작업은 고정적인 한 재료나 형상을 사용하고 싶지 않고 말하고자하는 것에 따라 매체의 변화를 주는 것을 지향합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방수천에 유화 물감으로 페인팅을 했습니다.

건물 외벽부터 설치하기 때문에 방수 천을 사용한 것도 있지만, 우비를 만들 때 사용하는 이 천의 용도가 건물을 보호하는 것 같다고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유채. 페인팅 작업을 할때마다 지속적으로 씁니다. 저는 제가 페인팅 작업을 선보일 때,  회화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설치 작업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에서의 주제와 표현방식이 중요하지만 그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그림이 어떤 방식으로 걸려있느냐가 작업의 마침표 라고 생각하고 작업합니다.

두 여자 작업에서의 페인팅의 방식은 두 인물의 포즈를 제외한 배경이나 이목구비는 삭제되거나 두루뭉술합니다. 두 인물의 포즈에서 느껴지는 관계성과 미묘함을 포착하기위해 색을 과감히 섞어 쓰고 붓터치를 숨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감을 팔레트에서 섞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작업의 배경이 되는 천에서 즉흥적으로 섞습니다. 이런 방식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유화물감이 적합합니다. 굳는 시간이 비교적 길고 부드럽습니다.

랜덤 뽑기 기계에서는 평소에 작업하고 남은 실 짜투리들을 사용했습니다. 항상 실 짜투리들을 버리기가 어렵습니다. 알록달록하고 짧고 무용한 것들이 귀엽고 안타깝습니다. 그렇게 모은게 몇 주머니가 되는 데, 이렇게 생각지 못하는 부분에서 쓰임이 있을 때 기분이 좋습니다." (최고래)

관객은 작품을 체험함으로써 작가와 생각의 관점을 공유하게 된다.
관객은 작품을 체험함으로써 작가와 생각의 관점을 공유하게 된다.

전시회 오프닝 파티(작품)에 대해서
"오프닝 파티를 같이 기획했는데, 두 명은 사람들을 초대하고 맞이하는 자리에 적극적으로 환대의 제스처를 보이고 싶었고 재밌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 두 사람의 실제 성격과 인생관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파티를 위해 두 작가는 특히, 케이터링에 있어 협업과 각자 아이디어를 실현시켰습니다. 최고래 작가는 직접 만들 알록달록한 하트와 별 모양의 반짝이 쿠키들과 과자를 엮어서 웰컴 목걸이를 만들어 파티에 온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인사를 합니다.(조유경)

"공간 곳곳에 폐와인병을 활용한 여러개의 화병을 만들어 꽃으로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후 조유경 작가의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조유경 작가는 퍼포먼스라는 단어가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는 쇼(show)라는 대체 단어를 쓰기도 하였습니다."(최고래)

"두 작가가 각자 단독으로 오프닝 파티를 준비했다면, 조유경의 쇼는 이야기가 다양하고 볼거리가 많지만 자칫 잘 못하면 어렵거나 무거워질 수도 있었고, 최고래의 수제 쿠키와 웰컴 과자 목걸이, 그리고 설치 작업은 가볍게 즐길 수 있지만 단순하고 심심할 수 있었는데, 둘이 함께 진행해서 단점이 보완되고 장점을 잘 살리는 시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최고래, 조유경)

작품으로 표현된 두 작가의 차별화된 특징들
"저는 제 작업에서 있어서는 자기통제를 덜 하고자 합니다. 그게 와닿는게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로일지도 해소일지도 대리만족일지도 강렬한 체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유경)

"두 여자 간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채로우면서 섬세하고 예민한 관계들을 수집하고 재해석 하는데, 이번에는 건물 전체를 통과하는 하나의 커다란 링을 통해 두 여자 간의 다채로운 관계들이지만 그것들이 상호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반영합니다.

세 쌍의 두 여자가 방수 천 앞뒤로 크롭 되어 유채로 페인팅 되어있습니다. 멀리서 관람하게 되는 이미지와 가까이 가서 보게되는 것이 모두 다르게 다가옵니다. 크게 건물외벽, 1 층의 해먹처럼 늘어지는 부분, 건물 내부 이렇게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외벽에는 하늘을 바라보는 두여자를, 1층 해먹 부분에는 누워있는 두 여자, 건물 내부에는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하는 두 여자를 담았습니다. 또한 건물 1 층에 뽑기 기계를 두었고. 방문객들은 작가가 작업에서 사용되고 남은 짜투리 실들로 만든 랜덤한 키링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최고래)

“.이번 작업은 ‘나의 이야기이자, 내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를 담아냈어요. 여성 수난 서사와 그 극복 과정을 다루는데 앞서, 이야기의 태초의 시작을 초현실적이고 오컬트적인 상상력으로 구현했습니다. 저는 팩트 뒤에 숨겨진 안력 다툼이나 해결되지 못한채 둥둥 떠다니는 감정들 이런 것들을 좀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고싶었습니다.

특별히 오컬트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장르영화에 대한 애정의 반영이자, 공포영화에서 사회의 규범이나 윤리가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들, 피와 비명, 원초적인 것들, 민속문화 이런것에 대해 어떤 규제가 적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포영화에 여성들이 타 장르에 비해 많이 등장하는데, 상대적으로 그것들을 다루는 감독들은 남성들이 많습니다.

저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르에서 소비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풀고 싶었습니다." (조유경)

표현하지 않은, ‘관객의 침묵’에서 두 작가가 느낀 반응

"침묵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각자 다른 것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그렇지 않고 속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다만 궁금할 뿐인 것 같습니다." (최고래)

"관객이  침묵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거의  전시  기간동안  상주해있었고, 오는 관객들에게 기회가 되면 작업 설명을 직접하였는데, 그때마다의 반응이 가지각색이였습니다. 대체적으로는 관람객들의 얼굴이 작업 설명을 듣고 더 밝아졌습니다.

난해한  작업일지라도  설명 혹은  다른  방식을  생각해서  좀 더 생생하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통한다면, 관객은 침묵이 아닌 보다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유경)

"사람 간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이니 관람객이 공감을 하거나 혹은 자신의 이야기나 경험을 대입하는 방식의 관람 방법으로 교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업과 관람자 사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을 신경쓰지는 못했지만, 작업과 관람자 사이의 거리가 좁고 관계가 평등한 작업을 선호하기에 이 점을 신경 쓴 작업들은 작업에 기대고 만지고 듣고 감각하며 교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고래)

"갇혀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려 한다"
조유경과 최고래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재학중이며, 실험적이고, 독창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작품(활동)을 통해 모두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가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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