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16일 대법원장 후임자로 오석준 대법관,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종석 헌법재판관, 조희대 전 대법관,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추천했다.

변협은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로 전체적인 사법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는 중대한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고 판단하고 법조의 한축으로서 정치와 여러 이해관계를 떠나 가장 중립적인 입장에서 우리 사법을 신속히 정상화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대법원장 적임자를 추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변협은 전국의 각 지방변호사회에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을 요청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서 덕망 있는 인사를 추천받았고, 나아가 2023. 10. 13.경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를 개최하여 후보자를 검토하였다고 밝혔다. 변협은 사법평가위원회 심의 결과 다음과 같은 후보자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회관에서 대한변협의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회관에서 대한변협의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오석준(61·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은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1990년 임관해 서울고법 부장판사, 제주지법 법원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대법관에 취임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대법 공보관을 지내기도 했다.  2010년 서울행정법원 근무 당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법관평가에서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광만(61·연수원 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대법 재판연구관,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부산지법 법원장, 수원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현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맡고 있다. 법리 해석을 치밀하게 하는 판사로 법원 내 정평이 나있으며, 겸손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후배 법관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종석(62·연수원 15기) 헌법재판관은 1989년 인천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30년간 법관으로 재직 후 2018년 헌법재판관에 취임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 수석부장판사 시절에는 기업회생 절차를 간소화하고 조속한 시장복귀를 돕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등 기업회생 분야에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조희대(66·연수원 13기) 전 대법관은 대법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법 법원장 등을 거쳐 2014년 3월 대법관에 임명됐다. 2020년 퇴임 후에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구지방법원장 재직 시절,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 작성 사업을 펼치기도 했으며, 사법부 발전에 헌신하고 법을 통한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20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홍승면(59·연수원 18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992년 서울민사지방법원을 시작으로 30여 년간 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2009년, 2010년 2년 연속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법관평가에서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2년부터 현재까지 10여 년간 재판연구원, 법관 등을 대상으로 한 ‘판례공보 스터디’를 운영해오며 법원의 재판역량 강화에도 기여해왔다.

 

변협은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에 따라 재판지연 현상이 심화하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대법원장 적임자 추천은 사법 공백 상황을 신속히 정상화하고자 하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변협은 헌법재판관, 대법관 등 법조계 고위 인사들의 추천권을 갖고 있지만 대법원장의 경우 후보 추천 효력이 없다. 다만 상징적 의미로 1999년부터 차기 대법원장 후보를 추천해 왔다.

앞서 변협은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과 국회 동의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24년간 후보를 공개추천 해오던 관례를 깨고 추천을 자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균용 전 후보자 낙마로 인한 공백 사태가 빚어지자 추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지난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이후 35년 만이다. 지난달 24일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대법관 중 최선임인 안철상 대법관이 대법원장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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