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로운넷은 한글이 지닌 아름다움을 붓글씨와 전각, 그리고 조형작품을 통해 표현해 온 설초(雪草) 김정민 작가의 작품들과 생각을 10월 9일 제577돌 한글날을 맞아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설초(雪艸) 김정민 
설초(雪艸) 김정민 

한글조형 작품 (5)

전승(傳承) / 한지에 혼합재료 / 146*96
전승(傳承) / 한지에 혼합재료 / 146*96
선물 / 한지에 나무 및 혼합재료 / 97*97
선물 / 한지에 나무 및 혼합재료 / 97*97

 

‘훈민정음, 21세기에 꽃을 피우다’ / 밑바탕에 「훈민정음언해본」 의 전체 내용을 쓰고 그 위에 색을 입힌 다음 은박지로 균열을 내어 21세기 한글의 생동하는 기운이 싹 틔우고 꽃피우고 있는 형상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어제(御製)’ 부분을 입체화하여 한글 창제의 의의와 목적이 현대에 더욱 빛나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훈민정음, 21세기에 꽃을 피우다’ / 밑바탕에 「훈민정음언해본」 의 전체 내용을 쓰고 그 위에 색을 입힌 다음 은박지로 균열을 내어 21세기 한글의 생동하는 기운이 싹 틔우고 꽃피우고 있는 형상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어제(御製)’ 부분을 입체화하여 한글 창제의 의의와 목적이 현대에 더욱 빛나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가의 말 ; ‘한글’은 선물이다.

580년 전에 세종대왕이 108자의 언해문으로 지어주신 선물이다. 108자로 만들어진 『훈민정음언해본』의 서문은 백성의 번뇌와 고통이 사라지고 자비가 퍼져나가길 바라는 세종의 ‘편민(便民)의 철학사상’이 깊이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선물인 것이다. 

전승(傳承) 2 / 한지와 나무 및 혼합재료 /80*52
전승(傳承) 2 / 한지와 나무 및 혼합재료 /80*52
자향(字香)2 /  한지와 나무 및 혼합재료 / 61*62.5

전각작품 (6)

두메산골과 방각

작가의 말 ; 전각은 일종의 종합예술…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접근하고 싶다

전각이라는 장르는 하나의 종합예술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라고 여긴다. 칼을 사용하여 돌 위에 조각한다는 점에서 조각 장르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회화적 요소와도 맞닿는 지점이 있고, 서체의 아름다움이 필수적이라는 면에서 글씨, 서예와의 교집합도 가지고 있으니 그야말로 종합예술인 셈이다.

전각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시작하게 된 것은 처음에는 준비에서부터 실제 작업까지 매우 오래 걸리는 장르이기에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덧붙여 오랫동안 작업하다 보니 작업 자체가 자기 자신과의 대화가 되고, 완성된 작품은 자기 자신의 마음을 반영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각을 창작하는데 있어서 전각을 할 재료와 재료에 새겨질 문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전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가진 존재, 인간이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 중 하나는 전각이라는 장르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글씨에 대한 감각, 조형에 대한 감각, 미술적 감각 등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고 섬세하게 칼을 다루는 손재주도 요구되는 만큼,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닌 것이 사실이다. 이 지점에서 전각을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전각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중들이 전각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까? 이는 바로 한글을 통한 서예와 전각이다. 전각의 주류를 이루는 어려운 한자 문구나 글자 대신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을 사용해서 전각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서예와 한글전각을 하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중국에서 교환교수로 있을 때의 경험 때문이다. 행초(한문 서체의 예술성을 말해주는 행서와 초서)를 배우기 위해 중국에서 서예학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중국의 어린 학생들이 행서와 초서를 뛰어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은 모국의 글인 한글의 아름다움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지, 또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큰 반성과 함께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훈민정음’ 등 한글서예와 한글전각 작품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는 한편 더욱 아름다운 한글 서체를 발굴하고 그것을 전각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한글 전각의 예술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글 역시 아름다운 서체를 많이 발굴하고 창조할 수 있다고 본다.

어머니 생각: 32.5×22.5cm×9ea 한지에 혼합재료 2019
어머니 생각: 32.5×22.5cm×9ea 한지에 혼합재료 2019
훈민정음 / 석인재
잊지못할 / 한지와 석인재, 인주 /22*45
하늘같은 가없는 은덕 / 한지에 먹과 인주 / 75*71
훈민정음 / 석고 / 60*60

 

한글서예 (6)

절간이야기 / 한지에 먹 / 51*54
절간이야기 / 한지에 먹 / 51*54
유어예(遊於藝) / 한지에 먹 / 70*125
유어예(遊於藝) / 한지에 먹 / 70*125
신부 / 한지에 먹 / 55*54
신부 / 한지에 먹 / 55*54
사미인고 / 한지에 혼합재료 / 74*67
사미인고 / 한지에 혼합재료 / 74*67
그리워 / 한지에 먹 / 67*74
그리워 / 한지에 먹 / 67*74
청자연적 / 한지에 먹 / 67*74
청자연적 / 한지에 먹 / 67*74

작가의 말 ; 《훈민정음(訓民正音)》, 즉 ‘한글’은 한국인의 삶의 소리이자 생명이다. 그리고 삶의 사계절이다.

우주의 만물이 생성과 소멸로 순환한다는 순환적 자연철학이 곧 훈민정음 제자의 기본 철학이다. 그래서 《훈민정음》은 천지만물을 묘사할 수 있고 우리의 모든 생각과 사유를 전달할 수 있다. 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를 받아 적거나 표현할 수 있다. 이는 곧 훈민정음이 우주만물의 순환적 체계 속에서 끊임없이 생명력을 잉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삶의 소리 그 자체이며 생명인 것이다. 

우리 삶의 소리, 그 근원을 《훈민정음언해본》의 어제(세종대왕 말씀)에서 찾아 21세기 오늘날까지 그 생명의 영향이 끊임없음을 새겨보았다. 매일을 한글로 형용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서(書)와 각(刻)으로써 조형의 근원을 묻는 것은 삶의 기쁨이며 존재의 타당성을 찾는 의미가 된다. 

오늘도 마음속의 진정성을 일깨우려 한글에 이 시대적 의상(意想)을 담아 ‘씀(書)’과 ‘새김(刻)’으로써 끊임없이 담금질 한다.

일상의 일로 정신없이 바쁠 때, 꼭 작업해야하는 시기가 겹쳐 멘붕일 때가 많다. 무엇이 먼저랄 것도 없이 이 두 가지 일은 꼭 ‘닮음과 닮지 않음의 사이(似與不似之間)’에서 사람을 옭아매고 몹시 다그치는 것처럼 숨 막히게 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한 가지 일은 꼭 내가 가지 말아야 하는 길을 가는 것처럼 갈등의 괴로움 속에서 헤매게 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때의 작업은 꼭 해결하고 가야만 하는 자존심을 볼모로 하고 있어서 숨을 할딱거릴지라도 무엇인가로 형상화하게 된다. 그 괴로웠던 순간을 밖으로 다 내뱉고 싶었던 심정은 하나하나가 형상을 이뤄 색을 입고 생명을 불어넣어 ‘닮지 않은 닮음(不似之似)’으로 자신의 내면을 현현시킨다. 

하랑갤러리 전시장에서 / 김정민의 작업은 한글창제정신을 배경으로 자형이 지닌 친근(親近)함과 간이(簡易)함을 동시에 녹여낸 창작미학이 있다. 
하랑갤러리 전시장에서 / 김정민의 작업은 한글창제정신을 배경으로 자형이 지닌 친근(親近)함과 간이(簡易)함을 동시에 녹여낸 창작미학이 있다. 
설초(雪艸) 김정민(金廷玟), ‘훈민정음’ 등 한글서예와 한글전각 작품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는 한편 더욱 아름다운 한글 서체를 발굴하고 그것을 전각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한글 전각의 예술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설초(雪艸) 김정민(金廷玟), ‘훈민정음’ 등 한글서예와 한글전각 작품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는 한편 더욱 아름다운 한글 서체를 발굴하고 그것을 전각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한글 전각의 예술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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