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사진=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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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신이나 영적인 무언가를 숭배해야 하는 이유는 그 외의 다른 것을 숭배했다간 그것이 우리를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날, 그의 말이 실현되고 있다.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필수적인 직업 세계에서.

현대사회에서 직업은 과거의 종교가 하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이런 경향을 일컫는 신조어 ‘워키즘(Workism)’이라는 말도 생겼다. ‘워키스트’들은 일을 통해 돈을 벌고, 성취감도 느끼고, 우정이나 가족애도 나누고, 나아가 삶의 의미까지 찾고 싶어 한다. 그리고 기대한 모든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일상 전부를 일에 쏟아붓는다.

책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시몬 스톨조프는 자신도 한 때 '워키스트'였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일이 곧 나'라는 잘못된 믿음을 깨부숴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디자인·혁신 컨설팅 기업 IDEO에서 디자인 리드로 일한 그는 이른바 ‘꿈의 직업’을 찾아 헤맸다. 시인부터 외교관, 야구팀의 유격수, 디자이너, 저널리스트 등 다채로운 경력을 거쳐온 그는 '왜 일이 내 정체성의 중심에 놓여 있을까'라는 궁금증에 3년간 100명이 넘는 직업인들을 취재했다.

그렇게 만난 이들의 선택은 우리가 흔히 '현명하다'거나 '현실적이다'라고 여겨왔던 것과는 다르다.

최고의 복지를 마다하고 일과의 분리를 택한 전직 구글 엔지니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아닌 이웃들과의 저녁 식사에서 행복을 찾은 셰프, 24시간 업무에 로그온된 채 누리는 성공 대신 평일 오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언론인까지.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꿈의 직업 대신 일 바깥에서 다양한 ‘나’를 발견한 이들을 통해 직업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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