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사진=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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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과학책이 모델하우스라면 이 책은 현실의 과학이다."

이 책의 저자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은 흑인 에이젠더(성별 정체성이 없는 사람)여성 물리학자로 뉴햄프셔대학교 물리학·천문학과 교수다. 이론물리학자로서 우주론, 중성자별, 암흑물질을 중점적으로 탐구하며, 흑인 페미니스트 과학·기술·사회를 연구한다.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과 그 너머, 암흑물질의 최신 이론 등 전 세계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는 저자의 연구 주제를 친절하게 소개하는 동시에, 과학계가 얼마나 차별적인 시스템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낱낱이 고발한다. 흑인이자 여성이자 젠더퀴어인 저자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백인 남성 중심의 과학계가 사회적 소수자들을 소외키는 현실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계에 만연한 차별을 해소하는 방법, 과학에서 소외된 이들을 지지하고 돕는 사회 구조 등을 다각도로 모색하여, 우주의 경이로움을 모두 함께 이해하자고 말한다.

우주 가속에서 양자중력의 실마리를 찾고, 암흑물질 후보로서 액시온을 탐구하는 그의 연구는 우주의 기원과 구조에 관한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전 세계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입자우주론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물리학회 ‘에드워드 보쳇 상’을 받았으며, '네이처' ‘2020년 과학 형성에 도움을 준 10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물리학에서 소외된 이들의 환경을 개선한 공로로 ‘2017년 LGBT+ 물리학자 인정상’을 받았다.

"열 살 때, 나는 우주를 다루는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인종차별의 존재나 작동 방식에 대한 호기심을 따로 떼어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어머니에게서 독립하여 소수정예를 위한 학업 환경을 갖춘 하버드대학교에 들어갔을 때, 나는 우주를 다루는 수학이 인종차별과 성차별이라는 현실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혹독한 교훈을 얻었다. 인류가 태양계 깊숙이 파고들면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이제 지구에만 얽매이는 문제가 아닌 모양이었다. 학부생, 대학원생, 강사를 거치며 나는 물리학 강의실과 수학 강의실이 물리적 우주의 기원과 내부 작용을 밝히는 학문인 우주론의 현장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현장, 특히 사회 어느 곳에서나 발생하는 문제를 모두 모아 놓은 현장이라는 사실을 빠르고 뼈저리게 느꼈다. 탈출구란 없었다."(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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