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리뷰=최봉애 기자]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집과는 다른 느낌의 힐링이 필요한 곳을 찾는다면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한옥 독채 펜션을 소개해 본다. 숙소명은 밝히지 않겠다.

사진=이로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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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으로 시원하게 초록으로 내려앉은 논을 지나 들어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마을, 그 가운데 자리한 이 한옥 스테이는 비오는 날 찾았음에도 깔끔함과 싱그러움으로 맞아주었다.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 자리잡은 한옥 특유의 따뜻함과 세련된 인테리어, 단정한 푸른 잔디와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마당 넓은 스테이다.

체크인 시간이 되면 사장님이 문자로 현관문 비밀번호를 보내주신다. 대문을 활짝 열면 마당 왼쪽에 돌마당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주차장. 2대까지 너끈히 주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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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이라도 찾아온 손주마냥 그리움이 배어나는 외양이다. 곱게 자리한 한옥이 떨어지는 빗방울과 어우러져 한층 멋진 자태를 그려낸다. 고양이 한 마리가 그 향수를 더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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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를 바른 한옥 문을 양쪽으로 열어 젖히고 들어가면 꽤 넓은 거실을 만나게 된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습하지 않고 뽀송뽀송한 공기와 그윽한 나무 향이 맞아주는 기분좋은 공간이다.

만약, 창살 사이로 따뜻한 햇살이라도 내려온다면 빛나는 나무 바닥과 함께 더 없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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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테이블 위에는 숙소에서 준비해 둔 웰컴 티가 준비되어 있는데, 간단한 과자류와 티백이 있었다. 주인의 따뜻한 마음과 온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거실에 앉아 있으면 비를 한 가득 머금은 초록이 펼쳐진 마당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한옥 펜션의 매력을 한 가득 뿜어낸다. 창살을 사이에 두고 떨어지는 빗줄기라서 더 낭만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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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숙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식물과 원목 가구들이 정갈하게 배치되어 찬찬히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소품 하나 하나 정성 들여 고르고 골라 다소곳이 자리잡고 앉은 모습 또한 과하지 않고 전체 인테리어에 잘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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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턴테이블과 블루투스 스피커 마샬로다가 준비되어 있다.

LP 판에 바늘을 얹는 순간의 숨 참음과 손끝의 떨림부터, 딸각 떨어지는 바늘의 움직임이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 하나 하나까지 통째로 박제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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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한 분위기의 카펫이 깔린 큰 방은 더블 침대 하나와 모던한 화장대, 화장실과 벽장이 있다. 여분의 침구는 벽장에 있어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

침구 하나도 포근한 잠자리를 배려한 것은 물론 고급스러움까지 겸하고 있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호텔 침구 못지 않은 한옥 스테이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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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은 싱글 침대 1개와 너무나 편안한 빈백이 있다. 나무 간살 가벽으로 공간을 분리해 고급스러움과 아늑함을 연출하고 있다. 왕언니 찬스로 혼자 잘 수 있었던 방인데, 깨어있는 동안 오래 머물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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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사진은 담지 못했지만, 깔끔한 시설은 물론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핸드워시까지 준비되어 있다. 욕실 앞에는 수건이랑 드라이기가 있는데, 수건 역시 넉넉하고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다. 어느 것 하나 그냥 놓여진 것이 없어 아기자기한 오브제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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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살짝 돌아들어가면 나오는 주방은 또 한번의 감탄이 나오는 공간이다. 깔끔하게 세팅된 조리 시설은 물론 한 켠에 마련된 식탁과 창이 너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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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중간에 놓여진 생화에서도 주인장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잠시 머무는 게 아니라 귀한 대접을 받는 손님이라는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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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서 아쉽기는 한데, 기본 커트너리와 식기류, 컵, 하나 하나 너무 예쁘고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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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잔에 마시는 막걸리를 한층 더 맛깔스럽고 품격있게 만들주는 느낌이라고 해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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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도어락을 열면 장독대와 바베큐장이 나온다. 비가 살짝 와도 차양을 내리고 즐길 수 있다. 주방과 연결되어 있어 바비큐 준비에도 편하고 야외 식사에도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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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하나의 감동,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슬리퍼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어 출입하기 편리했다. 작은 배려 하나 하나가 크게 다가오는 곳이다.

미리 예약하면 숯을 준비해준다. 널찍한 그릴에 삼겹살과 쭈꾸미, 버섯, 아스파라거스, 파, 연어까지 야무지게 구워먹었다. 깔끔한 캠핑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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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 깨끗한 잔디와 나무를 바라보며 야외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기 좋은 테이블과 의자도 있다. 조곤조곤 내리는 비와 대화하는 시간, 한옥 처마 아래에서는 커피향과 새 소리가 아침을 더듬고 있다.

아침에 내려마신 캡슐 커피도 주인장의 선물이었다. 커피만이 아니라 행복한 시간까지 선물받은 셈이다.

한옥의 운치와 쾌적함을 동시에 보유한 한옥 스테이 ‘오후 다섯시’에서 보낸 1박 2일은 행복하고 즐거웠다. 바베큐장에서 시작해 주방 식탁, 그리고 거실까지 이어진 이야기와 웃음, 그리고 오래도록 되새겨질 추억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다만, 마을 산책 외에 다른 엔터테인먼트 요소는 없지만, 집 안에서 느끼는 색다른 낯섦의 경험과 편안함이 주는 휴식의 시간은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양평이라는 지리적 위치와 최근의 트렌디함을 충분히 활용하면, 다른 계절에 한 번 더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는 리뷰타임스와의 콘텐츠 제휴로 국민리뷰어가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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