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까지 유입되면서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각종 피부·호흡기질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곰팡이는 알레르겐, 베타글루칸 등 독성 성분이 포함돼 있어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곰팡이균이 호흡기나 식도 등에 들어가면 천식을 비롯해 비염, 알레르기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알레르기 증상으로는 코 막힘, 눈 가려움, 호흡곤란, 피부자극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곰팡이는 피부 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 무좀의 원인균인 백선균은 곰팡이의 일종이다. 피부의 각질층에 함유돼 있는 단백질인 게라틴을 양분으로 삼아 성장하고 번식한다. 이 균이 묻어있는 상태에서 발을 씻지 않으면 무좀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축축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발바닥,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에 생길 수도 있다. 아빠의 발 무좀이 아이의 얼굴로 옮겨가 번질 수도 있다.

곰팡이는 당뇨병 환자나 스테로이드제 복용자,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곰팡이 감염이 몸 전체로 퍼지면 심장과 뇌 등에 문제가 생겨 심내막염, 뇌수막염, 신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화장실에 생긴 곰팡이는 전용 살균제나 표백제를 사용해 제거해야 한다. 표백제를 사용하는 경우 위험한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암모니아가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창문과 문을 열어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화장실 타일에 생긴 곰팡이를 제거하려면 고무장갑,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물과 락스를 희석해 뿌린 후 10분 뒤 물로 닦아내면 된다. 반드시 창문이나 문을 열고 환풍기를 켜 빠르게 사용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사용을 삼가야 한다. 락스를 사용 중 메스꺼움, 현기증 등이 느껴지면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서 쉬고, 몸에 튀었다면 즉시 깨끗한 물로 씻어내도록 한다.

심은희 대동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잘못된 사용법으로 자극성 기체에 노출되면 폐렴, 기관지 경련, 상기도 부종, 인후염 등이 유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락스를 사용할 경우 사용설명서를 꼼꼼하게 확인 후 사용하고,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곰팡이로 유발되는 각종 질환을 예방하려면 집안 곳곳의 습기를 제거하고 하루에 2번 이상 창문 등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가 오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어 습기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작동 후 창문을 열어 5분 정도 환기하는 것이 좋고, 끄기 전 건조 또는 송풍 모드로 에어컨 내부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말려줘야 한다. 3~4일에 한 번 정도 난방을 하는 것도 습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청소를 자주 해 곰팡이의 먹이가 될 수 있는 먼지를 제거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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