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개발 초조생종 벼, 빠르미 수확중인 논 전경 사진=충청남도 제공
충남도 개발 초조생종 벼, 빠르미 수확중인 논 전경 사진=충청남도 제공

호우 뒤에 폭염이 찾아온 충남도 내 곳곳 여름 들녘에 ‘가을걷이’ 벼 수확의 이색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충남도가 자체 개발한 국내 최단 초조생종 벼인 ‘빠르미’를 일반 농가에 보급한 이후, 재배 농가가 크게 늘어나며 속속 수확에 나서고 있다.

 27일 충남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빠르미는 국내 쌀 가운데 생육 기간이 가장 짧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노지 이기작과 시설하우스 삼모작에 성공한 품종이다. 2009년부터 국내외 조생종을 교배해 개발, 이앙부터 수확까지의 기간이 80일 안팎에 불과하다.

충남 대표 쌀 품종인 삼광벼가 130일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50일가량 수확을 앞당길 수 있다.  빠르미는 재배 기간이 짧아 농자재 및 인건비 절감, 물 사용량 30% 절감, 비료 사용량 10% 이상 절감으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또 시설하우스 휴경 기간을 활용해 재배할 경우, 염류 집적 문제 해결과 벼 수확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앙 시기 조정을 통한 자연재난 회피 재배도 가능하며, 여름철 풍수해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을 때 대체 작물로도 재배할 수 있다.

실제 이번 극한호우로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에서는 대체 작물로 빠르미를 재배하는 방안을 살피기 위해 도 농업기술원에 문의를 하기도 했다.

빠르미는 특히 이기작(빠르미+빠르미), 노지 이모작(옥수수·감자·강낭콩+빠르미, 빠르미+감자·배추 등), 시설하우스 삼모작(수박+빠르미+오이 등)이 가능해 농지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충남도 개발 초조생종 벼, 빠르미 수확 장면 사진=충청남도 제공
충남도 개발 초조생종 벼, 빠르미 수확 장면 사진=충청남도 제공

올해 빠르미 수확은 지난 21일 보령시 청소면 일대를 시작으로, 당진과 서천, 예산 등에서 진행하며 여름철 햅쌀 시장 선점에 도전하고 있다.

이 중 당진해나루쌀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 박승석)에서는 수확 시기가 빠른 조생종 벼에도 원료곡 단백질 함량에 따른 차등 수매 방식을 전국 처음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확한 빠르미는 전량 GS슈퍼와 롯데마트를 통해 판매키로 했다.

빠르미를 개발한 윤여태 충남도 농업기술원 답작팀장은 “일반적인 쌀 품종은 생육 기간이 길어 1년에 한 차례 수확할 수 있지만, 빠르미는 조건에 따라 이기작, 이모작, 3모작 등이 가능해 농업인들의 관심이 높다”라며 “2021년 농가 보급 이후 도내 전역으로 확산돼 재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이어 “최근 호우로 인해 전국적으로 농작물 피해가 크게 발생했는데, 다음 달 초까지만 빠르미를 대체 작물로 심는다면 수확량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늦가을 수확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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