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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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20대 시절에는 파리의 한 특파원이었다.

'헤밍웨이 내가 사랑한 파리'(한길사)는 1920년대 캐나다 언론사의 특파원으로 파리 생활을 하며 쓴 회고록이다. 파리에서의 시간은 그에게 첫 아내 해들리와의 행복했던 신혼 시절이자 당대 작가들과 교류하며 글을 쓰던 시절이었다.

헤밍웨이에게 사람만큼 중요한 것은 파리라는 공간이었다. 파리는 헤밍웨이를 환대했고, 헤밍웨이는 그곳을 자신만의 장소로 간직했다. 이 책에서 헤밍웨이는 자신의 일상에 녹아든 장소들을 소개한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는 가난하고 신용도 없는 헤밍웨이에게 등록비는 돈이 생기는 대로 내도 된다며 그가 원하는 책을 얼마든지 빌려주는 실비아 비치와 그녀의 공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나온다.

「센강 사람들」에는 퐁뇌프 다리 밑 아름드리나무들이 서 있는 공원과 낚시하기 좋은 지점들이 등장한다. 헤밍웨이는 그곳을 거닐며 “도시 한복판에, 건전하게 낚시의 손맛도 제대로 즐기면서 가족에게 주려고 모샘치 튀김을 챙겨 집으로 가져가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했다”고 회고한다.

또한 센 강둑에 펼쳐진 와인 도매 시장, 점심 먹는 돈을 아끼기 위해 아내에게 약속이 있다고 거짓말하고 걸어다니던 옵세르바투아르 광장과 뤽상부르 미술관이 있고, 글을 쓰러 다니던 카페 ‘클로저리 데 릴라’와 친구들을 만났던 ‘카페 르 돔’ ‘카페 되 마고’가 나온다. 그 외에도 ‘미쇼 레스토랑’ ‘플뢰뤼스가 27번지 스타인의 집’ ‘아나스타지 권투 도장’ 등 파리의 많은 장소가 등장한다.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공간들은 지금도 파리 곳곳에 남아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헤밍웨이 내가 사랑한 파리』 앞에 ‘헤밍웨이 발자취 지도’를 실었다. 독자들이 알고 있는 파리 위로 헤밍웨이의 지도를 겹쳐, 각자 자신만의 새로운 파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헤밍웨이 내가 사랑한 파리』는 파리의 역동성과 젊은 헤밍웨이의 희로애락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이 시절 헤밍웨이는 사랑에 빠진 로맨티스트였다. 경마에 중독됐다가도 성실한 작가가 되기를 갈망하는 몽상가였다. 그는 예술가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고 서로를 도우며 작가로서 성장한다. 복싱을 가르치기도 하고 사이클 경기를 즐기는 독특한 취미도 갖는다. 그의 산책과 여행, 그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1920년대 파리가 복원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휴가를 떠날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그의 친구들과 함께 파리를 배회하는 휴가를.

파리는 헤밍웨이가 본격적으로 문학적 글쓰기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그는 1922년 무렵 자신의 첫 시와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집과 가까운 카페 ‘클로저리 데 릴라’의 구석 자리에서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글을 썼고 첫 책이 팔리지 않자 낙심하기도 했다. 글 쓰는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 글을 쓰는 데 방해가 되는 취미를 청산하는 일, 낙심하고는 이내 마음을 다잡는 모습까지 헤밍웨이에게도 분투한 젊은 시절이 존재한다.

헤밍웨이는 당시 파리 생활을 떠올리며 자신의 일상에 녹아든 장소들을 소개한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는 가난하고 신용도 없는 그에게 등록비는 돈이 생기는 대로 내도 된다며 그가 원하는 책을 얼마든지 빌려주는 실비아 비치와 그녀의 공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나온다. '센강 사람들'에는 퐁뇌프 다리 밑 아름드리나무들이 서 있는 공원과 낚시하기 좋은 지점들이 등장한다. 헤밍웨이는 그곳을 거닐며 "도시 한복판에, 건전하게 낚시의 손맛도 제대로 즐기면서 가족에게 주려고 모샘치 튀김을 챙겨 집으로 가져가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했다"고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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