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리뷰=수시로 리뷰어] 숲은 오감을 자극하고, 모든 감각을 살아 있게 하는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다. 숲에는 우리의 몸과 정신이 유전되는 곳이며, 우주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공간이다.
나무도 사람처럼 잠을 자고 깨어난다. 이끼도 이슬을 먹고, 흙은 다시 나무에게 모든 것을 주면서 또 받아내는 절묘한 물물교환을 이뤄내는 상인이 된다. 그리고 인간도 그 어딘가에 흔적을 남기고, 그 속에서 분해된다.
그런 숲을 정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교육방송(EBS)이 지난 4월에 선보인 <숲이 그린 집>이다.
17살부터 집을 짖기 시작해 23살에 집을 완성한 호주의 목수. 그는 지금 60이 되었다. 어쩌면 평생을 숲과 함께한 삶이다. 목수이니 나무와는 뗄레야 땔 수 없는 삶이고 일이다. 인상적인 것은 그런 목수의 손을 거쳐 집이 되는 나무는 모두 한결같이 삐쭉빼쭉한 나무들 밖에 없다. 잘 가공된 나무보다는 나무 자체로써의 나무가 목수의 손을 거쳐 숲이 그린 집이 된다.
도시의 작동방식과 에너지 그리고 숲의 작동방식과 에너지는 너무나 다르다. 비교할 수 없는 생명의 힘이 숲에 있지만, 도시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오직 돈의 힘뿐이다. 인위적이고, 가식적이고, 소모적인 에너지.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누구도 살아갈 수 없는 도시.
숲은 자연의 에너지가 지배한다. 숲에서 숨만 쉬고 있어도 다시 에너지가 충전되는 숲은 그렇게 사람을 살리는 유익한 곳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훨씬 더 숲에 진지한 프로그램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돌아보게 만든다. 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진행자가 나오는 것. 차라리 진행자없이 잔잔히 나레이션으로 처리 했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그게 더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에피소드2 호주편에서는 경악스러운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숲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이었는데 전혀 어울리지도 않았고, 숲에서 살라오는 사람에게 라면을 먹이다니 ㅜ.ㅜ 차라리 숲에서 자란 싱싱한 풀로 우리식 피자인 부침개를 만들었으면 훨씬 더 아름답지 않았을까 싶다.
방송은 에피소드마다 모두 숲이 충만한 느낌이다. 하나 특징적인 것은 대부분 부부가 숲 속에서 같이 살아간다는 것. 우리 자연인들은 주로 남자 혼자 참 구차하게 살아가는 반면, 부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았다.
테마여행과 집이라는 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것에 이어서 또 하나 챙겨봐야할 프로그램이 있어 좋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정보>
방송사 : 교육방송(EBS)
채널 : EBS 1TV, EBS 2TV
본방 : EBS 1TV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5분, EBS 2TV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20분
시청방법 : 온라인 교육방송 사이트 혹은 유튜브 (EBS 다큐멘터리 채널) - 전체 영상 무료 시청 가능
편집자주) 이 기사는 리뷰타임스와의 콘텐츠 제휴로 국민리뷰어가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