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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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먼'은 장애인 인권운동가 주디 휴먼의 자서전이다.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학교에 갈 수 없었던 어린 시절부터 사회의 모든 영역에 장애인의 자리를 만들고, 소외된 이들의 시민권이 보호받는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주디스 휴먼의 일대기를 그 자신의 말로 정리한 자서전이다.

생후 18개월에 겪은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게 된 주디는 교육과 취업 현장에서 분리와 배제를 경험한다.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화재 위험 요인’이라며 유치원 입학이 거부되었고, 장애를 이유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며 교사 면허를 받을 수 없었다. 

주디 휴먼의 이야기는 장애가 의료적으로 ‘고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장애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책이다.지하철역의 엘리베이터, 건물 출입구의 경사로, 텔레비전 방송에서 제공하는 수어 통역과 자막, 점자 보도블록, 장애인 활동 지원 제도 등은 어느 날 갑자기 사회의 인권 의식이 향상되어서 도입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장애인 당사자와 운동가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온갖 비난과 모욕을 무릅쓰며 투쟁한 끝에 하나씩 겨우 마련된 것이다. 주디스 휴먼은 1970년대의 재활법 504조 투쟁부터 1990년 미국장애인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소송과 시위, 조직과 점거를 불사하며 최전선에서 싸운 장애 운동가이자, 클린턴ㆍ오바마 행정부와 세계은행 등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법과 제도를 통해 실현하려 한 장애 권리 행정가이다. 또한 모든 투쟁과 업무의 현장에서 겹겹의 차별과 배제를 돌파해나가야 했던 여성이자 유대인 이민자 가정 출신이기도 하다.

사진=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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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늘의 우리가 다다른 장애에 관한 인식, 시민의 권리와 평등에 관한 생각들이 긴 시간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저항하고 연대하고 협력한 결과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자, 공고한 차별과 배제의 벽을 결국에는 시민의 힘으로 무너뜨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하나의 증언이기도 하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의 5.1%를 차지한다. 국민 20명 중 1명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왜 우리의 일터에서는 장애인을 보기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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