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미지/사진=pexels
넷플릭스 이미지/사진=pexels

"콘텐츠 불법 유통은 창작 생태계 건강을 해친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CEO)는 22일 오전 서울에서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정부와 국내 방송사, 영화 제작·배급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공개적으로 누누티비 등 영상 콘텐츠 불법 유통과의 전쟁에 나선 가운데 이러한 행보는 전 세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출범한 '창의성과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연합(ACE)'이 인터폴과 협조하면서 콘텐츠 불법 복제 기업에 소송하는 등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다. ACE는 현재 50여곳의 미디어 기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애플TV, 훌루 등 OTT 업계와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BBC 스튜디오, HBO 등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포함해 있다.

소속 기업들은 유럽연합 경찰기구(유로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등 국제경찰조직,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과의 공조로 콘텐츠 해적들을 추적하고 있다. 그 결과 ACE는 지난달 스페인 최대 불법 스트리밍 및 토렌트 사이트인 아토모HD(AtomoHD)를 폐쇄하는 데 기여했다. 또 대만에서 불법 콘텐츠 스트리밍으로 매달 약 13만3000달러의 수익을 챙긴 운영자를 추적하는 데 지원했다고 밝혔는데 이 운영자는 결국 지난 4월 현지 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 약 197만 달러의 벌금형을 받았다.

미디어 기업들 특히 OTT 업계가 광범위한 감시에 나서는 이유는 콘텐츠 불법 유통에 따른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해외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최근 미국 스트리밍 업체들이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2027년까지 1130억 달러(약 146조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시장조사업체 파크어소시에이트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1130억 달러는 지난 2월 포브스가 밝혔던 세계 부자 순위 4위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주 재산 약 1113억 달러와 유사한 수준이다.

파크어소시에이트는 영상 콘텐츠 불법 취득 행위가 감소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불법 복제 방지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보안업계에 알려진 대표적인 불법 복제 방지 기술은 포렌식 워터마킹이 있다. 워터마크는 인쇄물, 영상 등 실물에 육안으로는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고유의 표시를 말한다. 2018년 국내 한 보안기업은 영상이나 이미지 자체에 특별한 코드를 넣어 콘텐츠 유출 경로와 최초 유포자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일부 할리우도 주요 배급사에서 기술 성능을 인증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 OTT업계 한 관계자는 "OTT, 케이블방송, 인터넷TV(IPTV) 등 어느 서비스든 근본적으로 영상 불법 복제를 100% 차단할 기술은 없다"며 불법 유통하는 자를 처벌하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서랜도스 대표가 밝혔듯 OTT 기업들은 콘텐츠 복제를 막기 위해 불법 콘텐츠 배포를 막기 위해 콘텐츠 복제 방지 기술 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제일 좋은 보안 조치를 만들어도 이를 피할 기술도 새롭게 나올 수 있다.

이에 OTT 업계는 경찰 수사를 강화해 운영자를 체포·처벌하는 것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누누티비 시즌2, ○○○○ 등처럼 지금도 유사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다"며 "제대로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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