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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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외국인 의료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도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전략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외국인 환자 유치전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를 찾은 해외 여행객은 47만92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9.3% 증가했다. 지난 3월 제주도를 찾은 해외 여행객만 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 뛰었다.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겸 외국 의료인 연수 의료기관인 서울아산병원은 한국의 문화, 의료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해 의료 매출이 7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병원은 2009년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으로 등록한 뒤 연평균 5000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를 치료해왔다.

코로나19 엔데믹이 최근 미디어·정보통신의 발달과 맞물리면서 의료 관광 산업이 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등에 접속해 해외 의료 서비스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자국에서 많은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던 환자들이 같은 금액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태국·한국 등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의 국적은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태국, 베트남 등으로 다양하다. 진료과도 내과, 성형외과, 피부과, 건강검진센터, 산부인과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노동력이 풍부해 의료비가 저렴한 태국도 외국인 환자들이 선호하는 의료 관광 국가다. 태국 최고급 병원인 범룽랏 병원의 치료비가 보험사 폭리 등으로 의료 서비스가 고가인 미국 등에 비해 50~70%가량 저렴하다.

정부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의료 관광은 일반 관광에 비해 소비 규모가 크고 체류 기간도 길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꼽힌다.

실제 2009년 의료법 개정과 함께 시작된 우리나라의 의료 관광은 2016년 '의료 해외 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해외진출법)' 제정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양적·질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2009년 16만 명 수준에서 2019년 107만 명으로 10년 새 약 569% 증가했다. 외국인 환자 수가 역대 최대치로 집계된 2019년 경제적 파급 효과는 총 의료 관광 지출액 3조 331억원, 생산유발액 5조5000억 원, 부가가치 2조6000억 원이다. 취업 유발 인원도 4만4000명에 달했다.

정부는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중' 파고를 넘기 위해 해외 관광객 1000만 명 유치를 통한 내수 활성화에 팔을 걷어 부쳐 의료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상반기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하반기 외국인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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