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 아이콘 모음 / 기부, 자원봉사, 돌봄, 연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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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라는 언어에서부터의 접근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경제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요청하면, 과연 사회적경제가 가진 윤리적 가치에 동의하거나 정부 지원의 제도적 주체로 인정받는 활동가를 제외하면 설명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불고기”와 같은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생명력 있는 단어가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개념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표현들이 유행처럼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퍼져나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사회적경제는 생명력을 가지고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살아남는 개념으로 우리 곁에 있거나 남을까?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한국의 사회적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사회적 약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 글을 쓰고자 한다.

한국에서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의 개념인가? 아니면 자본주의에 대한 보완의 개념인가? 이미 자본주의라는 개념 자체도 어려운데 저항이라는 단어나 보완이라는 단어 자체도 잘 엮어지지 않는 질문인 것도 잘 알고 있다.

단순하게 사전적으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를 자본주의라고 정의하면 실재 활동가들이 가진 관점이나 기준은 어디에 현실을 두고 있을까? 그리고 일반대중은 사회적경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계속되는 질문이 따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과연 사회적경제를 아는 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가 우리 곁에 살아있는 생명력 있는 개념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사회적 약속을 해야 한다. 단순히 사회적경제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들만의 약속만이 아니라 일반대중들이 인정하는 사회적 약속이 필요하다.

거창하게 담론이라든지 사회적 이슈를 만들기 위한 집단적 사고를 제안하는 것이 사회적 약속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주변에서 인정하고 있었지만 이를 뭐라고 부르거나 개념화 시키지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사회적 약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회적경제, 우리 주변에서부터의 접근

우리는 사회적경제를 이해하기 이전에 이미 생활 속에서 이를 경험하거나 실행하고 있다. 아침에 먹는 간단한 식음료에서도 이를 배달하는 배달업체에도 그리고 이를 버리고 재활용하는 공간이나 업체에도 간간이 쉬는 시간에 먹는 간식이나 음료에서도 우리는 사회적경제를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만든 제품이나 업체를 이용한다. 다만 이들이 사회적경제를 지향하는 주체들인지 모를 뿐이다.

그리고 방송에서 재난을 겪는 이웃이나 경제적 어려움에 서로 아파하고 나눔을 행하는 것 또한 대중들의 작은 사회적경제의 활동이다. 사회적경제는 어떤 주체나 활동을 통칭하는 단어나 개념이 아니다. 특정 활동가들이 향유 하거나 소유하는 개념 또한 아니다. 그렇다면 이미 생명력을 가지고 대중에게 퍼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동안 대중들에게 사회적경제라는 개념이나 활동이 그들에게 다가온 배경이 사실 사회적경제를 이해하고 저변을 넓히는데 어렵게 했다. 이는 정부 또는 정권의 핵심과제 또는 관심 사항이 되면서 우리 언론이 전하는 사회적경제는 대중과는 일정한 인식 괴리가 있는 주제가 되어버렸다고 생각된다.

힘 있는 권력자의 관심에 대하여 대중의 관심은 반비례한다. 왜냐하면 그 관심 사항이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다고 여기고 있는 정치 불신의 현상 속에 매몰되어 버린다. 안타깝지만 한국의 의사결정의 최고 주체인 대통령실의 관심 사항에 대하여 정치를 바로 보고 그들의 갈등의 매몰 과정속에 대중들의 삶과 격리되는 모습을 경험한 우리 국민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세상의 관심 주제라고 여긴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삶과 생활속에서 연관되거나 밀착되는 사회적경제는 이미 깊숙하게 들어와 있지만 어쩌면 대중 스스로가 배타적으로 제외시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생활협동조합에서 만드는 식료품을 사기 위해 오늘도 퇴근을 하면서 들르고, 불편하신 부모님의 주야간을 보호하기 위하여 돌봄을 신청하고,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버스나 택시를 타고, 지역농협,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을 통하여 대출 등의 금융 문제를 해소하고, 공동육아와 교육을 통하여 아이들의 교육문제도 함께 해결하는 우리의 일상에서 사회적경제는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우리가 모르거나 부지불식간에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이미 사회적경제 속에서 생활하고 앞으로도 살아 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생활 속에서 삶으로 작동하는 사회적경제를 활용하고 강화 시키려고 한다면 이제 사회적경제를 좀 더 자세히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한국인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사회변화에 흐름을 따라가거나 이끌어 나가는 대중들의 힘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가치들을 시대적 소명이라고 애기해 나가고 있다. 과거 독재 시절에는 반독재, 권위주의 시대에는 탈권위를, 불공정시대에는 공정,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는 정의를, 억압되는 상황에서는 자유와 연대를 애기하고 주창하였다. 이러한 윤리적 개념들이 우리 안에 내재된 사회적 활동, 사회적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하는 살아가는 기준이나 목적의 정신이 되어 왔다.

그래서 사회가 보다 더 발전되는 모습을 우리는 목격하였고 서로 공감하며 서로 기쁨도 슬픔도 나누면서 도와주고 부대끼는 관계가 고통이 아닌 살아가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움이었다. 그러나 공동체라는 소속감의 약화와 이익이라는 거대한 욕망의 소용돌이가 커져가는 현대사회의 모습에서 이러한 자연스럼움은 부담이 되고 방해가 된다는 인식이 확대되어 갔다.

자신의 안전만을 생각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싫어하는 부자연스러움이 이제 자연스러움이 되면서 우리의 이웃의 아픔이나 그리고 도움을 주거나 받는 사람을 잊어버리거나 일부러 잊으려고 하는 현실의 확장이 우리에게 퍼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과연 이러한 사회적 현실이 이제 관성이 되고 원심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오히려 이에 반대하는 운동 성질을 가진 국민 대다수가 이러한 부자연스럼움을 받아들이고 있기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공동체를 유지 시키고 발전시켰던 가치들을 중심으로 반작용하는 구심력 또한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힘이 우리가 아는 사회적경제이고 그리고 이미 이러한 힘들이 모여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하고 사회를 키우고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현실을 알아야 한다.  

사회적경제, 사회를 키우다

한국 사회는 발전하고 있을까? 그리고 한국 사회가 가진 그 동안의 역사는 부정받거나 쳇바퀴처럼 돌고만 있을까? 한국 사회는 이미 다 커버린 어른이 되어 있는 것일까? 대다수의 국민들은 한국사회가 더 발전해야만 하며 다른 나라를 선도하는 국가인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규모와는 다른 한국의 사회적 가치가 더 커져야 하며 건강해져야 한다고 읊조린다.

최근의 한국 사회의 트렌드가 된 K열풍의 근간에는 한국 사회가 지켜온 공동체와 사람에 대한 따뜻함, 그리고 긍정의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간의 관계성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와 ‘무한경쟁이 주는 사회시스템’속에서 이러한 열풍의 근원을 찾기도 하지만 이는 작고 힘없는 식민지 국가인 한국이 성장하는데 일조는 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경험과 열정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받고 있다.

한국인에게만 있는 독특한 유전인자가 아닌 한국 사회가 만들어낸 사회적 유전인자가 있어 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불고 있는 한국문화에 대한 열풍이 자발적 동의를 얻어 확장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계적 성공과 사회적경제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이에 대하여 어쩌다 얻은 기회가 아니라 사회적경제가 우리 사회의 빈 곳을 메워주고 있다는 사실을 앞으로 애기해 볼 것이다. 사회적 약자인 정부 지원을 받는 빈곤층을 포용하는 정부의 노력이나 관심에서부터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는 인간성 회복 차원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차별 해소의 활동이나 내용, 우리의 사회적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들 속에 있는 비영리적 활동 등 속에 있는 사회적경제의 활동이나 기관을 소개함으로써 왜 지금의 한국 문화콘텐츠의 성공과 사회적경제의 활동이 실줄과 날줄처럼 엮어있는지를 여러 차례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이를 지속해나가야 하는 고민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사회적경제, 경제를 키우다

사전적으로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인간행위 또는 국가 또는 국가 간 생산, 교환, 분배 그리고 재화 및 서비스의 소비와 관련된 인간의 모든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를 우리는 경제라고 일컫는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사회적 경제가 하는 인간중심, 사람 중심의 활동은 경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모든 경제적 활동이 자본의 이익 중심에서 벗어나 사회적 필요에 기반하여 움직이는 활동이나 관계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구성원이나 참여커뮤니티에 대한 필요한 서비스 제공과 운영기관들의 민주적 의사결정, 이윤의 공정한 재분배에 대한 고민, 필요한 사회적 목적을 얻기 위한 유무형의 활동 모두를 사회적경제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과거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은 시기에는 ‘먹고사는 문제’로 통칭되었지만 이제는 삶을 유지하고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모든 경제단위의 활동 및 관리 영역과도 연관되어진다.

이를 위하여 크게는 국가경제단위부터 작은 가정경제단위까지 모두 사회적경제라 할 수 있는 기원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 바로 사회적경제가 ‘인간 존중’이라는 고유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교환이나 분배, 소비활동의 과정에서 인간과의 관계맺음을 하는 원칙이나 위기 대상에 대한 배려, 시장이라는 매커니즘 아래에서 작동되지 않는 인간의 자율적 또는 공익적 영역 모두가 사회적경제이며, 이는 경제행위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계에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모태가 된다.

단순히 많은 생산과 소비, 교환의 활동만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가 양적으로 커지는 단계가 있다면 그 안의 경제활동 주체들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활동 하는냐는 우리가 애기 하는 경제의 방향과 운영과도 관계 맺음을 하는 내용이다. 경제의 핏줄인 금융, 경제활동의 참여 주체들의 활동인 노동, 그리고 시장 안에서 움직이지만 보이지 않거나 계량화되지 않는 경제활동인 시민사회, 상품으로 대변되고 거래되는 시장에서의 인간의 합리적 이성이 반영되는 경쟁적 관계를 보충하는 서로의 삶을 지탱하거나 기대어 가는 상호부조의 활동 등 사회적경제가 경제를 키우는 실천의 영역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경제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 단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경제를 실천의 영역으로 내려와서 이해해보자

사회적경제에 대한 앞으로의 사례나 실천의 영역은 일반대중들이 사회적경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그러한 실천의 영역을 너무 배타적으로 봐서도 안 될 것이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위하여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 것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가진 공동적인 욕구였으면 바로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영역에서의 바로잡음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적 과제는 서서히 우리 옆으로 다가왔고 이제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보다 삶에서 이 의미가 실천되는 영역이 더 넓어지고 확대되는 광경을 우리는 제도적으로 그리고 생활속에서 목격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도 앞으로 이러한 실천의 과정으로 나아 갈 것이다. 이미 생활 속에서 움직이고 작동하는 사회적경제가 따로 고유성을 가진 영역으로 사회적공간을 차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움직이는 이 사회의 관계와 우리가 활동하는 경제행위 속에서 작동하고 실천되는 의미이자 영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는 사회적경제를 정부의 아젠다에서 이제 대중의 삶의 아젠다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은 현재 실천하고 있는 운동가들이나 종사하는 활동가들이 스스로 우선하여야 한다고 본다. 사회적경제라는 영역을 별도의 독특한 영역으로 두고자 한다면 이는 사회적 고립의 아젠다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움직이고 생활하는 관계 속에서 사회적경제를 정의하고 맺음지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경제가 우리 경제와 사회를 성장시키고 우리의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한국에서 무언가 자리매김하는 것은 결국 의자뺏기 게임같은 것이 되어서는 안되며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인정하고 언어로 남겨지고 전파되는 것처럼 사회적경제도 이제 어렵고 생소하고 나와 다른 영역이나 활동이 아닌 실천의 과정이나 결과에서 얻을 수 있고,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누구도 제약하지 않는 삶의 과정으로 바라봐주어야 한다. 

※편집자주) 서광국은 2002년 대통령 비서실 복지노동수석실 행정관과 2008년 국정홍보처 국정과제 사무관을 역임하고, 2019년 재)중앙자활센터 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재)한국자활복지개발원 자산형성지원센터장에 재임중이며 사회정책학(박사)전공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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