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KSTAR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도록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가둬두는 역할을 한다.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한국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KSTAR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도록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가둬두는 역할을 한다.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정부가 오는 2050년 인공태양(핵융합) 상용화를 목표로 향후 핵융합 실증로의 기준과 목표를 처음으로 구체화했다. 핵융합 발전이 현재 활용되고 있는 원자력, 화력 등 기저 전력원과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면서도 연료 자급 가능성, 경제성 등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제18차 국가핵융합위원회'를 개최해 '핵융합 실현을 위한 전력생산 실증로 기본개념' 등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발표된 핵융합 실현을 위한 전력생산 실증로 기본개념은 지난 2021년 12월 수립된 '제4차 핵융합에너지 개발 진흥 기본계획(`22~`26)'의 첫 번째 후속조치다.

제4차 기본계획에서는 2050년대 핵융합 실현을 위한 장기 일정목표를 수립했다. 2035년께 이후 국제 핵융합실험로 'ITER(이터)'의 목표 달성(에너지 증폭률 10배) 여부를 확인한 뒤 핵심기술의 확보, 핵심 부품의 국내 조달, 핵융합 발전의 경제성 확보 가능성을 고려해 한국의 실증로 건설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 기본개념은 이러한 장기 일정을 바탕으로 현재 기술수준 및 기술확보 가능성 등을 고려해 즉시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실증로의 최적의 운영 목표와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핵융합 실증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핵융합 R&D(연구개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개념에 따르면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의 역할은 이른바 차세대 기저전력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핵융합에너지를 활용한 전력생산의 기술적 실현가능성 및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하고 사회적 수용성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핵융합 실증로를 통한 전력 생산의 최상위 목표도 설정됐다. 먼저 핵심부품의 성능 및 경제성 검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실증로를 통한 최대 전기출력은 500MWe 이상이 돼야 한다. 핵심 원료인 삼중수소의 유효 자급률은 1 이상이어야 하고,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방안 등 핵융합 고유 안전성도 검증돼야 한다. 경쟁력 있는 전력생산단가를 비롯한 경제성 평가 가능 데이터 확보도 필요하다.

실증로의 주요 설계기준은 주반경 7m 이내 토카막(도넛 모양 핵융합 장치) 노형이어야 하고, 장치가 60% 이상 가동돼야 한다. 설계수명은 40년 이상이어야 하며, 안전기준은 진도 7.0 이상의 지진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실증로 구축 이후에도 기본계획 수립과 연계한 5년 주기 이행점검을 실시해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고, 세부 기술사양은 설계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실증로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증로 설계 TF(태스크포스)'를 올해 상반기 중 구성해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의 단계적 설계에 착수한다. 핵융합 공백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 R&D 로드맵도 연내 수립할 계획이다.

최상위 목표 중 하나인 '삼중수소 유효자급률 1이상'과 관련된 핵심기술로, 실증로 연료 자급을 위한 '증식블랑켓'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EU(유럽연합)와의 공동개발도 시작한다. 핵융합로 노심의 내벽 부품인 증식블랑켓은 중성자-리튬 반응으로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인공태양' 기술인 핵융합에너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위협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도전적인 분야"라며 "KSTAR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30초 연속운전 달성 등 국내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이후의 실증단계에서도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체계적인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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