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부처 열반지 '쿠시나가르'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서울=뉴시스]  부처 열반지 '쿠시나가르'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운동 단체 '상월결사'가 한인 수교 50주년을 맞아 43일간 인도를 순례하는 대장정에 올랐다.

상월결사는 제33·34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승가 본연의 모습으로 차별 없이 정진해보자는 제안을 사부대중에게 내놓으면서 비롯됐다. 2019년 천막결사 동안거 정진을 시작으로 2020년 국난극복 자비순례,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 2022년 평화방생순례를 진행했다. 올해 사단법인으로 출범하고 9일 조계사에서 열린 고불식과 함께 인도순례를 시작했다.

상월결사는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라는 슬로건 아래 3월23일까지 부처 탄생부터 열반까지 불교 성지가 있는 1167㎞의 길을 걷는다. 인도 순례단이 걷는 불교 성지를 소개한다.

[서울=뉴시스] 부처 탄생지 '룸비니'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서울=뉴시스] 부처 탄생지 '룸비니'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부처 탄생지 '룸비니'
온갖 꽃이 만발한 룸비니 동산에 마야왕비는 무우수나무 가지를 잡고 산통 없이 왕자를 낳았다.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난 아기는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사방으로 일곱 걸음 걸은 후 말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내 오직 존귀하니, 온통 괴로움에 휩싸인 삼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네팔 테라이 지방 남서부에 있는 룸비니는 부처가 기원전 623년 태어난 곳으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역사적으로 고대 유적과 유물이 많은 곳이다. 부처 시대에 아름다운 동산으로 묘사된 이 유적은 지금도 전설적인 매력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불교 경전 '대반열반경'에는 부처가 직접 미래의 순례자들에게 태어난 곳, 깨달은 곳, 첫 설법을 한 곳, 죽은 곳 등 네 개 장소를 알려 줬다고 기록되어 있다.

[서울=뉴시스] 부처 탄생지 '룸비니'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서울=뉴시스] 부처 탄생지 '룸비니'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부처 시대에는 푸르고 그늘진 사라수로 가득한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이 정원과 고요한 주변 지역은 사카야왕조의 소유였다. 부처의 아버지 숫도다나 왕은 사카야 왕조의 일족으로 크샤트리아에 속했다. 싯다르타의 어머니 마야왕비는 고향 데바다하로 가는다 룸비니의 사라수아래에서 쉬다가 부처를 낳았다.

몇 세기 동안 방치됐던 이 지역에서 1895년 독일 고고학자 포이러가 큰 석주를 발견했다. 그는 주변 지역을 조사하고 발굴해 벽돌로 된 사원과 사원 안에서 싯다르타의 탄생 장면을 묘사한 사암 조각을 발견했다. 학자들은 마야왕비 사원이 하나 이상의 사원 또는 불탑 위에 건축됐으며 아소카 불탑에 세웠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마야왕비 사원 남쪽에는 푸스카르니i로 알려진 유명한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은 마야왕비가 출산 전 목욕한 곳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시스] 부처의 첫 설법지 '사르나트' (사진=대한불교조계종제공)
[서울=뉴시스] 부처의 첫 설법지 '사르나트' (사진=대한불교조계종제공)

◆부처 첫 설법지 '사르나트'
부처는 부다가야에서 깨달음을 얻고 함께 깨달음을 얻고자 정진했던 다섯 도반(道伴)을 만나려고 이곳을 찾았다. 이곳에서 다섯 도반에게 불교 핵심 교리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를 가르치며 최초의 설법을 전했고, 그들을 제자로 받아들였다.

이후 불교가 인도 전역으로 퍼져 사르나트는 불교와 불교 예술의 중심지로 발달하게 됐다. 기원전 3세기 불교로 귀의한 아쇼카왕은 사르나트에 칙령을 새긴 기둥과 사리탑, 수도원 등을 세웠다. 640년 이곳을 방문한 현장법사는 높이 100m의 사리탑과 웅장한 33승원에 승려 1500여 명이 살고 있었다고 기록했다.

8세기 중반 힌두교의 번성과 함께 인도 불교는 쇠퇴했고, 12세기 이슬람 침입자들에 의해 주요 건물들이 파괴되면서 사르나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슴 동산'이라는 뜻의 '녹야원'으로도 불리는 사르나트는 부처가 태어난 룸비니(네팔), 깨달음을 얻은 부다가야(인도), 열반에 든 쿠시나가르(인도)와 함께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다.

유적지 주변에는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한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절이 있으며, 매년 많은 불교 신자가 방문한다.

[서울=뉴시스] 부처 성도지 '부다가야'에 있는 마하보디 대탑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서울=뉴시스] 부처 성도지 '부다가야'에 있는 마하보디 대탑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부처 성도지 '부다가야'
부다가야는 부처가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는 장소로 유명하다. 인도 북동부 비하르주 가야시에서 11㎞떨어진 곳에 있다. 부다가야에 있는 마하보디 사원은 200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역사적으로는 '보디만다'로 알려져 있었으며, 대규모 불교사원의 정착지였다. 주된 불교사원은 보디만다-비하라로 불렸으며, 지금은 마하보디 사원으로 불린다,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에는 기원전 3세기경 아쇼카왕이 세웠다는 마하보디 대탑이 있다. 높이 55m의 이 탑은 방추형 9층탑으로 3㎞ 떨어진 곳에서도 보이는 웅대한 탑이다. 지금 탑은 아쇼카왕 때 세워진 것이 아니고, 기록에 따르면 409년과 637년 사이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탑 주위에 세계 각지 불교도들이 건립한 봉헌탑이 있다. 외벽 감실에는 불상이 모셔 있다. 대탑 서쪽에 금강보좌(金剛寶座)는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로, 앞에 보리수 한 그루가 심어져 있다. 탑 남서쪽에는 부처가 고행을 끝내고 목욕한 연못이 남아 있다.

이 밖에 부처가 수행하고 깨달은 것과 관련 유적지가 남아 있다. 전정각산(前正覺山)은 부처가 수자타로 부터 우유죽을 받은 후 중도적 수행을 위해 올랐던 곳이다. 네란자라 강가의 우루빌라 세나니 마을에는 수자타 집터에 세운 수자타탑과 우유죽을 받은 탑이 있다. 발우를 씻고 떠내려 보낸 곳과 6년간 고행한 고행림도 주변에 있다.

불교 4대 성지 중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각국 사찰이 들어서 있으며 많은 순례자가 찾는다.

[서울=뉴시스] 부처 열반지 '쿠시나가르'에 있는 열반당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서울=뉴시스] 부처 열반지 '쿠시나가르'에 있는 열반당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부처 열반지 '쿠시나가르'
고대 인도에 있던 말라 공화국의 중심지였다. 현재 카시아 마을 부근에 있다. 부처가 열반에 오른 곳으로 추정된다. 5세기 부처 열반상을 모신 사원이 들어섰고 19세기에 발견됐다.

마지막 가르침을 남기고 부처가 눈을 감았다. 제자 아난다는 서러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지만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은 제자들은 부처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쿠시나가르의 두 그루 살라나무 아래 부처가 열반에 든 자리엔 부처 열반상이 봉안돼 있다.

마지막 인사를 올리려고 모여든 천신들로 빈틈없던 열반당에는 지금도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무릎까지 쌓이는 꽃잎을 헤치고 부처의 법구가 앞으로 나아갔다. 일산(日傘)을 받쳐 든 말라족의 서글픈 배웅을 받으며 법구는 쿠시나가르의 다비장에 안치됐다.

마하카샤파의 마지막 예배가 끝난 후 향나무 장작더미에 저절로 불이 붙었다. 하늘까지 치솟던 화염이 금곽과 철곽까지 모두 녹여버린 후 불길에도 타지 않은 사리가 수습됐다. 사리는 공회당에 모셔져 7일간 예배됐고, 지혜로운 도나의 중재로 여덟 등분 돼 각국에 사리탑 여덟 개가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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