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37년까지 OECD 회원국의 생산가능인구(15세~64세)는 평균 0.1% 감소할 예정이다. 고령사회인 우리나라는 18.9%로 더 빠르며 잠재적 생산가능인구인 15세 미만의 인구 감소율은 11.5%에 달한다. 지난 6월 28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진행된 ‘서울50+ 국제포럼 2018’에서는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연구하는 영국과 네덜란드의 사회적기업들이 사례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약 200명이 참가한 2018 서울50+ 국제포럼

 

근무 시간에 봉사하기 프로젝트 네덜란드 스파클링앳워크 트리피도 프로그램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의 직원들은 주 4회 정상근무를 하고 주 1회는 NGO에서 일한다. 2017년 만들어진 네덜란드 사회적기업 ‘스파클링 앳 워크(Sparkling@Work)’가 진행하는 ‘트리피도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직원들은 회사에서 근무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활용해 NGO에서 봉사 활동을 한다. 스파클링앳워크는 기업과 NGO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트리피도(Tripido)의 명칭은 트리파드(tripod, 삼각대)에서 기인했다. 기업, 직원, NGO 3곳이 힘을 모아 사회 가치를 만들어낸다. 스파클링앳워크 공동 설립자 레오 스미슉은 “회사는 사회 공헌을, 직원은 가치 있는 활동을, NGO는 무료로 인력 보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윈윈윈(win-win-win)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스파클링앳워크 홈페이지 캡쳐

트리피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회사에 근무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급여를 기존의 80~90% 수준으로 받는다. 급여가 줄어드는데도 일 대신 봉사활동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동 설립자 빈센트 스나이더는 “10~20% 많은 급여보다 봉사 하는데 더 가치를 두는 직원들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또한 “일을 하면서도 봉사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퇴직 후에 제3섹터로 넘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교 역할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삶에 균형이 생겼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긍정 에너지가 생겼다’ 등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게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그들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령차별을 파괴하자 - 영국 트레이딩 타임스 '에이지오브노우리타이어먼트)'

에이지오브노우리타이어먼트 홈페이지 캡쳐. "우리의 목표는 간단하다. 나이가 사람을 정의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 연령 관련 장애물과 스테레오타입을 없애는 것. 모든 연령을 포용하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적혀있다.

영국에는 50세 이상 조기 퇴직자들을 지역 사회 중소기업 일자리에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조나단 콜리가 2014년 설립한 ‘트레이딩 타임스’다. 이 플랫폼에는 3개월 만에 SNS와 입소문을 통해 2000여 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설립자 조나단 콜리는 “20~40년 경력자, 균등한 성비, 여러 산업 분야 출신 등 구직자 후보군의 프로필이 무척 훌륭했지만 구직자에 비해 고용주의 수요가 적었다”며 “고용주들을 찾아가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그들이 50+ 세대에 대해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맨체스터에서 열린 공개 토론회 ‘퇴직 없는 시대에서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사진 출처: Shaftesbury)

트레이딩 타임스는 2014년 ‘에이지오브노우리타이어먼트(Age of No Reitrement)’라는 단체를 만들어 영국에 만연한 연령차별 인식을 개선하고자 했다. 에이지오브노우리타이어먼트는 전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상품, 서비스 개발을 위해 연구, 컨설팅,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 2014년에는 런던과 맨체스터에서 27회에 걸쳐 ‘퇴직 없는 시대에서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라는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150개 기관의 500여 명이 참석해 세대 간의 협력, 평생 교육 방법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눴다.

콜리 대표는 “토론을 진행하며 연령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새로운 관점, 전 생애주기적 접근 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간은 더 오래 살게 됐을 뿐 아니라, 길어진 삶을 더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길어진 삶을 선물처럼 여겨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박유진 이로운넷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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