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Pixabay)

애착인형. 아기가 부모만큼 애착을 느끼며 항상 들고 다니는 인형이다. 아이가 늘 보호자와 가까이 있다가 유아기가 되어 보호자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분리불안증이 나타나는데, 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항상 갖고 다닐 수 있게 제작됐다.
 

베블리협동조합이 만드는 애착인형

애착인형을 전문으로 만드는 옛 구로공단 장인들이 있다. 김숙자 이사장을 중심으로 30년 경력의 봉제 장인들이 설립한 ‘베블리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다. 김 이사장은 시중에 판매되는 인형을 보면 원단은 얼마나 들어갔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바로 알 수 있는 캐릭터 봉제 인형 전문가다. 이들은 과거 봉제 산업의 주역으로, 작년 지역 내 봉제 생산 공동체를 만들었다. ‘베블리’는 베이비(Baby)와 러블리(Lovely)의 조합이다.

모임은 2016년 봉제전문가들 간의 교류로 시작됐다. 신대방역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작년에 시행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관악구 마을기업실행지원사업’을 통해 협동조합으로 결실을 맺었다. 6명의 조합원 중 5명이 40대 후반에서 60대다.
 

조합원들이 작업장에서 일하는 모습 (사진 출처: 공동체관악)

주요 상품은 친환경 유아용품이다. 3세 미만 아이들은 인형을 손이 아닌 입으로 만진다. 베블리협동조합은 광목 원단을 이용해 물고 빨아도 안전한 인형을 만든다. 광목 원단은 형광, 표백 등의 처리를 거치지 않은 천연 원단으로, 목화 실을 뽑아 베를 짠 뒤 여러 번 삶아 자연 가공한다. 원단 자체가 약하고 조금만 틀어져도 불량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 오소영 이사는 “애착 인형은 아이가 직접 고른 소중한 물건이라 망가져도 쉽게 버리기 힘들다는 걸 알기에 구매 후 1년이내 A/S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블리협동조합이 만드는 애착인형

또한 시중의 여러 봉제 제품은 형태를 고정하기 위해 화학섬유를 본드로 접착하는 공정을 거치는데, 베블리협동조합은 본드처리 없이 바느질만으로 모양을 잡을 수 있는 봉제기술을 사용해 순수한 친환경 상품을 제작한다.

베블리협동조합은 최근 작업장을 신림역 부근으로 옮겼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중이다.

김 이사장은 “월 1회 지역 저소득층을 위해 무료수선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민센터와 연계해 저소득층 주민들의 바지 밑단을 줄이거나, 간단한 수선을 진행한다.

또한 ‘놀러와 프로젝트’를 실시해 주민들과 함께 작업장을 이용한다. 김 이사장은 “지역 주민들이 작업장에 와서 옷 수선 방법을 배우고 미싱 도구를 사용해 스스로 옷을 고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블리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100세까지 즐겁게 일하는 게 목표다. 오 이사는 “올해는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재봉틀 교육을 진행해 직접 인형을 만들고자 한다”며 앞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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