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자본주의, ESG – 세상의 룰을 바꾸는 새로운 투자의 원칙 표지./출처=사회평론
넥스트 자본주의, ESG – 세상의 룰을 바꾸는 새로운 투자의 원칙 표지./출처=사회평론

코로나19 사태 속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 ESG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실제 2018년 기준 국내에서 1조3000억원 규모로 발행됐던 ESG 채권은 지난해 무려 46조원까지 늘어나며 급성장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비롯해 각국 정부 역시 ESG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자본시장과 기업에 ESG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있는 것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로, 이 세 가지 요소를 중시하는 경영이나 투자 방침을 뜻한다. ESG는 사실 1990년대 등장한 개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주 이익 극대화에만 매몰된 무책임하며 이기적인 기업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주목받게 됐다. 하지만 경제·경영 실무자는 물론이고, 투자자에게 아직 생소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넥스트 자본주의, ESG’라는 책을 낸 조신 교수는 “ESG는 자본주의의 진화”라고 말한다. 그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거쳐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을 역임한 통섭적 경제학자로 불린다.

조신 교수는 먼저 주식회사 형태에 주목해 ESG 흐름에 대해 분석한다. 기업의 과거 이윤추구 방식은 단기 실적주의 및 지나친 CEO 보상체계가 주주와 경영자들의 이익만 챙기는 방향으로 흘러왔다고 봤다. 이는 심각한 소득 불평등 등 현재 자본주의 위기를 낳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철학에 따라 기업이 장기 이윤을 중시하고,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성과 분배 방식을 개선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러한 토양 속에서 ESG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얼마 전부터 ESG를 종합적으로 다룬 몇몇 책이 출간되었지만 다소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 ESG 전환으로 만들어질 미래의 모습은 어떠한지 등에 대해 충분히 분석이 이루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실제로  ESG 전환을 촉발한 투자자에 대한 분석은 거의 없었다” p6

‘넥스트 자본주의, ESG’는 기업이나 경영의 시각이 아니라 투자 관점에서 ESG를 깊이 다루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이다. 책은 투자자가 ESG 전환을 시작했으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ESG의 세 가지 특징 중 하나로 ‘투자자 주도’를 꼽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윤 극대화만을 선호하진 않는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개별 주주는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제 주체이다 보니, 각기 다른 가치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취지와 ESG 투자가 적절하게 합치되는 방향은, 이사회에서 주주들의 ESG 관련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하고, CEO는 이사회의 위임을 받아 ESG 경영을 수행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p174

이러한 변화를 추동하는 주체 중 하나로는 밀레니얼 세대를 거론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지속가능투자 및 사회책임 투자에 호의적인데다 자신의 견해를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피력하려 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제대로 된 ESG’야말로 돈이 된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고 전개한다. ESG는 ‘착한 투자자와 선한 기업의 만남’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챙기는 똑똑한 투자자와 기업의 만남’이라고 설명할 정도다. ESG투자는 궁극적으로 기업과 이해관계자의 이익이기 때문이다. 

ESG 전환은 당대 기업에게 필요한 흐름임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미래와 미래세대를 위해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넥스트 자본주의, ESG'는 자본주의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ESG에 올라타야 하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경제적 통찰을 줄 기본 지침서라고 볼 수 있다.

◇넥스트 자본주의, ESG=조신 지음/사회평론 발행/363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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