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며칠 후면 결혼기념일이다. 생일이든, 결혼기념일이든 특별히 챙기거나 하지는 않는다. 선물은 서로 해본 적이 없고 행사라봐야 가족과 가볍게 외식을 하는 정도다. 결혼 초 어려운 형편에 현실적으로 살다 보니 습관이 그렇게 굳어졌지만 아내는 지금껏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애초에 왜 아내가 나와 결혼할 생각을 했는지 그것부터 미스터리다. 나이는 일곱 살이나 많고 직업도 변변치 않은 데다 방을 구할 돈조차 없는 빈털터리. 장모님조차 식겁하며 고개를 저었다지 않는가. 나라도 내 딸이 나 같은 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