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되고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지역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인구가 줄면 인프라가 줄어들고, 남아있던 사람들도 지역을 떠난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일회성에 불과해 지속가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회적경제 미디어 <이로운넷> 취재팀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소멸에 대응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연재해, 국내 실정에 맞는 지역소멸 대응 방법을 소개한다.

라이프치히의 도시재생의 사례로 꼽히는 플라그비츠 칼하이네 거리(plagwitz Karl-Heine straße). 도시재생 후 상권이 형성돼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크고 작은 가게가 생겨났다. 또한 가족이나 젊은 청년등의 유동인구가 많다.
라이프치히의 도시재생의 사례로 꼽히는 플라그비츠 칼하이네 거리(plagwitz Karl-Heine straße). 도시재생 후 상권이 형성돼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크고 작은 가게가 생겨났다. 또한 가족이나 젊은 청년등의 유동인구가 많다.

라이프치히(Leipzig)는 약 60만명이 거주하는 작센(Sachsen)주에 속한 중소도시다. 수도인 베를린(Berlin)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과거 구동독에 속했던 도시로 구동독이었던 도시 중에서는 두 번째, 독일 전체로는 여덟번째로 큰 도시다. 지금은 사회경제적으로 규모있는 도시로 통한다. 하지만 1990년, 독일이 통일로 도시 인구 절반이 감소하는 충격을 받으며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가 협업한 도시재생으로 10년만에 감소하던 인구가 다시 성장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라이프치히는 1994년부터 2년간 연방정부의 하향식(topdown) 지원으로 구동독 통치시절 관리되지 않은 주택을 비롯해 도시의 물리적 시설을 수리했다. 이후 공공공간을 정비하고 폐공터, 빈집 수리, 중산층부터 예술인, 1인가구 등의 세입자를 빈집과 연결했다. 또한 다양한 도시에서 활동이 벌어질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시민, 시민사회단체들과의 거버넌스를 활용하며 도시의 기능을 저해할 수 있는 빈집 발생의 원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라이프치히 도시재생국(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은 지역경제 발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작은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며 하이테크와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기업들이 라이프치히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영화와 미술, 출판 등 창의적 활동을 공공과 민간의 협업을 통해 지원하며 지역의 폐공간의 쓸모를 새롭게 만들었다. 외에도 도시의 성장에 필요한 수리공, 정비공 커뮤니티를 성장시키기도 했다.

슈테판 가이스(Stefan Geiss) 라이프치히 도시재생국 국장은 “라이프치히가 다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의 경제성장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치히 도시 전경
라이프치히 도시 전경

전쟁과 분단, 통일을 겪으며 축소된 구동독 도시 ‘라이프치히’

라이프치히는 1990년대부터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구동독은 구서독 지역에 비해 사회경제적 발전이 느렸다. 이는 통일 이후 서독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떠나자 산업도 망가졌다. 라이프치히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일자리를 찾아 도시를 떠났다. 도시를 떠나는 큰 요인에는 열악한 인프라도 있었다. 당시 라이프치히는 18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집이 많았다. 2차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 시스템이 정착한 동독에서 주택을 가진 사람들은 월세를 많이 받을 수 없었다. 정해진 낮은 월세로는 집을 수리하고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해 집은 시간이 지날수록 망가지고 방치됐다. 

1995년의 플라그비츠 칼하이네 거리(Karl-Heine-Straße 96–104, Hofseite, 1995) / 출처=라이프치히 시청 도시재생국(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1995년의 플라그비츠 칼하이네 거리(Karl-Heine-Straße 96–104, Hofseite, 1995) / 출처=라이프치히 시청 도시재생국(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90년대 초, 이런 상황 때문에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정책과 정치의 변화를 비롯해 도시를 잘 고치고 잘 살고 싶다는 욕구가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이런 욕구는 독일 분단 당시 라이프치히에서 시작해 통일에 지대한 역할을 한 ‘월요시위’에서도 일부 표출됐다. 슈테판 가이스 국장은 “당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집들이 너무 많았고 공원이나 기술적인 인프라 시설의 경우도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상태가 좋지 못한 상태였다”며 “90년대 이후 강한 정책적 흐름이 만들어지며 도시의 물리적인 부분을 수리하고 보수하는 도시재생 지시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주택사업의 움직임도 함께 시작됐다”고 말했다.

독일은 연방정부 국가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라이프치히는 도시의 물리적 부분을 보수하기 위해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독일은 세계2차대전을 겪으며 많은 도시가 파괴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이 1960년대부터 마련돼 있다. 라이프치히 역시 해당 법안을 통해 1992년부터 1994년까지 도시의 15개 구역에 집중적으로 도시재생을 진행했다. 가이스 국장은 “지방정부와 연방정부가 원활히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며 “더해 도시재생의 행위 자체를 허용하는 법안이 아니라 기능을 구분해 법안이 구성된 특별한 도시재생법도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의 도시재생 대부분은 기존 건축물의 원형을 살린 형태로 진행됐다./출처=라이프치히 시청 도시재생국(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도시의 물리적 수리 방향은 강력한 하향식으로

당시 도시에 있는 대부분의 주택이 낡고 관리되지 않아 거주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때문에 연방정부에서 지원받은 자금은 도시 안의 망가진 집을 수리하는데 사용됐다. 물리적 도시재생의 원칙은 새로짓기보다 보수로 진행됐다. 연방정부의 정책 흐름은 도시의 구조와 형태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시와 도로의 형태를 지키면서 주택과 그 주인들을 지원해 리노베이션의 형태로 도시가 복구됐다. 이를 대표하는 구역이 바로 플라그비츠 칼하이네 거리(plagwiz Karl-Heine straße)다.

가이스 국장은 “보통 물리적 보수에서 저렴한 자재가 1순위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리노베이션에서 집고유의 개성을 살렸다”며 “오래된 집의 창틀은 나무로 된 경우가 많은데 이를 다른 소재로 교체하지 않고 나무소재를 살려 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은 주민의 결정이라기 보다 연방정부 지원의 큰 흐름이고 틀이었다”고 말했다.

물리적 도시재생과정은 연방정부의 강력한 하향식으로 진행됐다. 그렇지만 방식과 방법으로 나타나는 퀄리티에 대한 고민은 의회 안에 이를 논의 하는 그룹과 경제분과들이 생겨나면서 투명하게 공개됐다. 가이스 국장은 “물리적 도시재생은 정부와 시민의 협업이 돋보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이 협력은 건물이 개인의 소유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고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고 말하며 협업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일련의 과정이 지난 90년대 후반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 생겨났다. 이 때문에 거주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다시 도시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4만 개의 수리된 빈집에 2만 명의 사람이 채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인구 예측추이는 감소를 가리켰다. 이어 1998년에는 사람들이 도심 밖으로 유출되는 교외화 현상이 나타났다. 여유 자금이 있는 가구는 도심외곽에 토지를 구입해 주택을 지었다. 가이스 국장은 “시는 도시인구 예측추이와 교외화 현상 등을 살폈을 때 집을 계속 수리하는 것이 답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후 물리적 수리보다 다른 방식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플라그비츠의 폐공장이 공원으로 조성된 모습. 위(Verladestation an der Industriestraße,Mitte 1990er Jahre)는 1990년대 아래(Stadtteilpark Plagwitz, 2003)는 2003년의 모습. / 출처=라이프치히 시청 도시재생국(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플라그비츠의 폐공장이 공원으로 조성된 모습. 위(Verladestation an der Industriestraße,Mitte 1990er Jahre)는 1990년대 아래(Stadtteilpark Plagwitz, 2003)는 2003년의 모습. / 출처=라이프치히 시청 도시재생국(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두 번째 도약의 핵심은 공공공간과 다양한 거버넌스 

“이미 집은 충분했기 때문에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도시를 살피니 구역이 효용성이 낮고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도시의 질을 높이고 이에 기반해 다양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라이프치히 시정부는 도시의 질을 높이고 중산층 이상의 가족을 도시에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질 좋은 공공공간 마련과 과거 형태의 주택을 최신 형태의 주택으로 변경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먼저 공공 시설과 공원 수도를 고치는 등 기본적인 공공시설에 투자했다. 구동독 시절이 지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화물용 기차 산업 공간을 비롯해 방치된 공간을 공원 등의 공공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주택개조를 통한 전후 모습. 규모가 큰 전통적 주택을 현대가구에 맞춰 리노베이션했다. / 출처=라이프치히 시청 도시재생국(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주택개조를 통한 전후 모습. 규모가 큰 전통적 주택을 현대가구에 맞춰 리노베이션했다. / 출처=라이프치히 시청 도시재생국(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동시에 주택의 개조에 돌입했다. 오래전에 지어진 전통적인 주택은 현대의 두 세 가구가 살 수 있는 규모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가구가 비용을 부담하기에 부담이 크고 다가구가 함께 살 경우 독립된 공간에서 살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시는 협동조합형태의 비영리단체인 셀브스눗저(sellbstnutzer, 스스로 사용하는 자)와 함께 ‘도시안에 집을 짓자’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셀브스눗저는 건축가의 비율이 높은 조직으로 기존의 주택에 새로운 집의 형태를 제안하고 건축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또한 가용 가능한 가구수를 찾고 그들 간의 관계도 조정한다. 건물에 살게 될 사람들도 건축비의 일부를 부담한 뒤 입주한다. 건물의 노후가 심각해 보수보다 재건축 비용이 저렴한 경우 철거 후 부지에 다시 집을 짓는다. 이 경우 집의 소유권은 옛집의 주인에게 다시 돌아갔다. 건물을 방치하는 경우, 세입자에게 받을 수 있는 비용이 감소할 뿐 아니라 해당 건물이 빈집 문제로 다시 연결되기 때문이다.

가이스 국장은 “해당 프레임워크의 작동이 가능했던 이유에는 저렴한 토지가격이 있다”며 “시 역시 토지가격이 비싸면 투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의 인구감소로 토지에 대한 수요가 없었고 당시에는 건물주가 되려면 땅을 사서 건물을 짓는 것 보다 수리가 가능한 옛건물을 구입해 고치는게 시간과 경제적인 부분 모두에서 선호되던 시기였다”고 설명하며 “그래서 시 역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탄력적으로 빠르게 위와 같은 결정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시의 목표와 이를 위한 결정은 도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첫 번째로 많은 시민들이 적은 자본으로 주택을 가지거나 빌릴 수 있게 됐다. 이는 빈집 또는 공간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집이 생기는 것을 막음과 동시에 도시의 생활구조가 흩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두 번째로는 공공공간과 거주시설로 생활구조가 생기며 커뮤니티가 나타났다. 도시의 공간 안에 다양한 경제층위를 가진 사람들이 섞였다. 그 과정에서 상점 및 서비스 시설이 생겨나고 경제활동을 통한 지역경제 안정화를 도모했다.   

플라그비츠 칼하이네 거리(plagwiz Karl-Heine straße) 근처에 위치한 다양한 주택의 모습./사진=박초롱 기자
플라그비츠 칼하이네 거리(plagwiz Karl-Heine straße) 근처에 위치한 다양한 주택의 모습./사진=박초롱 기자

빈집을 발생시키는 모든 요소를 차단하다

“(앞선 프레임워크들로) 빈집 주인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수리가 불가능한 방치된 빈집과 일부가 부서진 빈집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집이 망가집니다. 누군가가  거주해야만 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주택협회인 하우스할텐(Haushalten)은 노후주택이나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수준의 방치된 빈집과 세입자를 연결하는 베히터 하우스(Wachterhaus)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들은 빈집의 건물주를 찾아 세입자의 거주와 관련된 합의를 진행한다. 이후 건물 입주자를 찾고 이들에게 소정의 금액을 받는다. 세입자는 주인에게 건물의 수도세나 쓰레기 처리비용 등을 포함한 관리비를 지급한다. 빈집의 건물주에게는 소액의 수입이 생기고 세입자는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임대할 수 있다. 또한 부가적으로 사람들이 집을 사용하며 건물의 노후화를 막는다. 하우스할텐은 지속적으로 건물주와 입주자를 찾고 더 많은 집주인들을 찾기 위한 광고와 활동을 진행한다. 계약기간 이후 비용이 갑자기 상승해 세입자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이후 계약에 대한 금액 합의를 사전에 준비하기도 한다. 처음 활동의 목표는 주거공간이었으나 폐공장 같은 공간도 서비스 범위에 포함되면서 아뜰리에 같은 예술인들의 작업실도 많이 생기고 있다. 라이프치히는 빈집의 소유주나 현황 등을 확인해 주는 협업을 함께하고 있다. 

이어 안정적인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관문으로 방치된 공터가 떠올랐다. 쓰레기로 뒤덮힌 빈공간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시 역시 폐공간의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이를 타계할 뾰족할 방법을 찾지못하던 차에 해당 공간에 관심을 가지는 비영리단체와 협업을 진행했다. 비영리단체는 도시가드닝 활동을 위한 공간을 원했고 쓰레기로 뒤덮힌 공터를 청소했다. 공간이 드러나니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가 나타났다. 시는 일반적인 공간보다 좀 더 실험적인 공간의 탄생을 위해 공터에 관심을 가지는 토지주, 지방자치관계자, 비영리단체, 지역의 유치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모아 회의를 진행했다. 슈테판 국장은 “이해관계자 전체회의는 유럽에서 흔한 방식이지만 당시에는 강한 엘리트주의의 흐름이 있어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토지 활용 후 공간의 이미지 변화 및 토지가격의 상승 등을 통해 동기부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빈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시민사회단체와 토지주는 중간사용용도로 공간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5년~10년의 장기계약 방식으로 그 기간 동안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다만 시에서 부동산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중간사용용도로 계약된 공간은 '자유공간(Freie Räume)'으로 불렸고 가드닝, 자전거 워크샵 등 다양한 활동이 이어졌다. 실제로 몇몇 공간은 계약종료 후 기업이 토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또한 주민들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반응이 좋은 곳은 시가 예산을 사용해 공간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들로 라이프치히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구감소가 천천히 완화되기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서 2016년에는 연 2%씩 성장세를 보이며 독일의 매력적인 도시로 자리잡았다. 가이스 국장은 “라이프치히의 경제상황이 성장하게 된 배경은 도시재생을 바탕으로 2000년대부터 지역경제에 집중했던 것”이라며 “특히 스타트업의 창의적인 사업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이 특징이고 예술 등 창의적인 분야를 공공기업과 사기업의 거버넌스를 통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 있는 평균적인 지역경제발전과 비슷하긴 하지만 라이프치히 도시재생국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던 과정은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었다며 “이를 통해 사업가를 지원해 새로운 지역경제를 탄생시키고 더 나아가 이들을 정착시키는 것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 도시 전경/사진=박초롱 기자
라이프치히 도시 전경/사진=박초롱 기자

라이프치히는 과거 최고 인구수에 근접할 정도로 꾸준히 도시가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의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과거에 비해 월세가 상승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택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났다. 도시재생을 통해 상권이 형성된 플라크비츠 칼하이네도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법안으로 글로벌 기업의 진입장벽을 높혀 골목에서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기업은 찾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10년 전부터 출산율이 증가하면서 젊은 도시의 모습을 보인다. 현재 5년 안에 20~30개의 학교를 지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라이프치히에는 저소득층이 많아 공공주택을 위한 계획과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좀 더 높이려는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 라이프치히의 고민은 주택문제해결과, 도시의 녹색공간 비율 확보,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많은 성장을 했지만 아직도 라이프치히의 잠재 경제성장력은 큽니다. 지역 내에 라이프치히 공항을 활용해 DHL, UPS, 아마존 등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후 BMW 공장도 들어설 예정입니다. 외에도 낮은 물가를 비롯해 예술대학 및 출판도시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요소가 많습니다.”

[미니인터뷰] 슈테판 가이스(Stefan Geiss) 라이프치히 도시재생국 국장

슈테판 가이스 라이프치히 도시재생국 국장(Stefan Geiss 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Abteilungsleiter)
슈테판 가이스 라이프치히 도시재생국 국장(Stefan Geiss Stadt Leipzig Amt für Wohnungsbau und Stadterneuerung Abteilungsleiter)

Q. 라이프치히의 사례를 참고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라이프치히의 도시재생 사례를 다른 도시에서 참고해 시도하고자 한다면, 사실 초반엔 어느정도 지원금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을 모으고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등을 만들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초시설이 필요하니까요. 사람들이 자리를 잡은 그 이후 자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초반에 이를 세팅하려면 약 5년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도시재생의 과정 속에서 어떤 것이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인지 안다면 이런 시도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라이프치히도 중앙정부의 하향식(topdown) 지원으로 물리적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이후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상향식(bottom-up)에서는 다양한 거버넌스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원이나 공공시설을 비롯해 유휴시설이 없는 도시는 매력이 없습니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을 도시로 유입시키려면 타 도시에 비해 특장점이 있어야하고 또 합리적인 가격으로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정원이 있는 집’ 같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이런 조건들을 제안해서 그들을 도시로 오게 만들고 도시의 자생력을 만드는 개척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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