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 기업가의 비율이 늘면서 경제 성장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올해 3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여성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여성기업 수는 2018년 대비 4.4% 증가한 277만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기업 689만개 중 40.4%에 달한다. 그러나 여성 기업가들은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돌봄으로 새로운 창업을 꿈꾸기 힘들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각종 차별을 받는 등 어려움이 여전히 존재했다.

창업가를 교육하는 사회적기업 언더독스는 2018년부터 여성의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 ‘언더우먼’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사회혁신 분야 여성 창업 정보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를 마련했다. 행사는 7일 ‘광장에 모여 여성창업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서울 대방동 스페이스살림에서 개최됐으며, 언더독스 유튜브에서 온라인 생중계됐다.

7일 열린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정고운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7일 열린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정고운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헬스케어‧커뮤니티‧뷰티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 기업가 3명이 패널로 참석해 자신의 창업 경험을 공유했다. 

먼저 운동 취약계층을 위한 O2O 헬스케어 서비스 ‘어댑핏’을 운영하는 정고운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는 10년간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했다. 장애나 질환, 노화 등으로 신체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재활 운동을 하지 못해 체력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전담 코치와 소통하고 맞춤 운동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앱을 개발했다.

정 대표는 “기술 기반 앱을 운영하지만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 어려움이 많았다”며 “기본적 개발 지식을 갖추기 위해 공부하고 개발자와 충분히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다. 또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하다 보니 ‘돈이 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주위의 편견 때문에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고객이 맞다’라고 한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윤지민 패런트리 대표./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윤지민 패런트리 대표./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밀레니얼 세대 양육자를 위한 커뮤니티 ‘패런트리’를 이끄는 윤지민 대표는 아이 둘을 낳고 키우며 엄마로서 느낀 경험을 담아 창업했다. 부모의 삶과 나로서의 삶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20~30대 젊은 양육자들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온라인상에서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자연‧독서‧몰입‧혁신‧존중‧독립‧세계 등 육아 유형을 나누고, 가치관에 맞는 부모들끼리 서로 소통하도록 연결하는 방식이다.

윤 대표는 “직장을 다니며 창업, 학업, 육아를 모두 병행했는데 하나도 못 놓을 만큼, 모든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컸다”며 “육아는 정말 힘든 장기전인데, 이 과정을 함께 겪으며 지지해주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육아도 내 가치관에 맞게 하고 싶은 MZ세대 양육자들의 특징을 반영해 육아도 가치 있는 커리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원혜성 율립 대표./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원혜성 율립 대표./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사람과 지구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뷰티를 추구하는 ‘율립’의 원혜성 대표는 여성들이 메이크업할 때 꼭 바르는 립스틱에 수많은 유해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제조에 나섰다. 수많은 화장품 용기가 그대로 버려져 지구를 오염시키는 문제도 해결하고자 했다. 화학성분 없는 안전한 립스틱을 만들어 임산부나 암환우도 사용 가능하게 하고, 화장품 용기나 포장도 지구에 남지 않는 성분으로만 제작한다. 

원 대표는 “뷰티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지나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사람 몸에도 무해하고 지구에도 남지 않는 건강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립스틱만 만들다 보니 주위에서 스킨‧로션, 선크림, 클렌징 제품을 만들라는 제안을 많이 받는데, 전염병 시대를 겪어보니 살아남는 건 작지만 강한 세포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커뮤니티는 완충제, 자원의 원천, 성장의 발판, 협력 등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커뮤니티는 완충제, 자원의 원천, 성장의 발판, 협력 등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아울러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가 ‘체인지메이커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혁신 창업 생태계’를 주제로 자신의 창업 스토리를 나눴다. 올해 설립 10년 차인 루트임팩트는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임팩트 창업가, 투자자 등 다양한 주체를 지원하고 있다. 

허 대표는 “창업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력자와 지지자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성수동에서 사회혁신을 고민하는 조직들을 모아 ‘임팩트 얼라이언스’를 조직하고, 소셜벤처 13곳과 의기투합해 어린이집 ‘모두의 숲’을 개원한 일 등이 바로 커뮤니티 협력의 결과다. 아울러 창업가이자 기업 리더로서 10년을 일하며 배운 4가지 노하우를 밝혔다.

△자기다움을 잃지 않을 것. 리더는 모두 다르고 리더십도 전부 다르니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라. △건강한 동료 관계를 맺을 것. 일보다 사람 관계가 어려우므로 갈등을 쌓아두지 말고 솔직한 자세로 풀며 상호 신뢰를 쌓아라. △스트레스와 멘탈 관리를 할 것. 산책, 명상, 운동, 음식, 여행 등 자신에게 맞는 해소 방법을 찾아라. △커뮤니티를 만들고 참여할 것. 창업가의 삶은 외로우니 동병상련인 이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 의지하며 어려움을 헤쳐가라.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사회혁신 창업 생태계와 여성창업을 주제로 토론하는 참여자들의 모습./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언더우먼 임팩트 컨퍼런스’에서 사회혁신 창업 생태계와 여성창업을 주제로 토론하는 참여자들의 모습./출처=언더독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한편, 언더독스는 초기 단계 여성 창업가의 고민을 나누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임팩트 살롱’ 참가자를 이달 18일까지 모집한다. 사회혁신을 추구하는 사회적경제 기업, 비영리단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개팀을 선발해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역량 강화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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