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기업은 지역 시민들의 사회적 공감과 지지를 받아야 지속가능합니다. 이론이나 개념을 넘어서 실제 현장 속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적경제 기업가는 무엇보다 지역을 혁신하고자 하는 현장적 운동가 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경제 선도대학인 인천대의 교육 목표이자 핵심 키워드가 ‘지역문제 현장실습 교육을 통한 기업가의 역량 강화’인 이유라는 설명이다.

24일 오후 2시 열린 ‘제3회 사회적경제 대학교육포럼’은 현장실습 교육을 통한 사회적경제 기업가의 성장과 지역 사회적경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인천대학교의 후기산업사회연구소를 중심으로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이 공동 주관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됐다.

24일 인천대에서 열린 ‘제3회 사회적경제 대학교육포럼’에서 발제에 나선 양준호 경제학과 교수./출처=포럼 줌 화면 갈무리
24일 인천대에서 열린 ‘제3회 사회적경제 대학교육포럼’에서 발제에 나선 양준호 경제학과 교수./출처=포럼 줌 화면 갈무리

발제를 맡은 양 교수는 ‘사회적경제 기업가의 필수 조건으로서 현장적 문제의식과 이를 배양하기 위한 현장교육’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회적경제 기업가는 지역사회에서 문제를 발굴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비즈니스와 연결한다. 양 교수는 “지자체나 민간기업이 대응하지 못한 지역사회 사각지대에 놓인 문제의 해결이 곧 주민들의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이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필수 성공 조건인 사회적 지지 확보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인천대는 주요 교육 목표를 ‘현장성’으로 놓고 실습을 진행 중이다. 50여 명의 수강생을 지역 내 8개 사회문제(도시재생, 주택에너지, 교육, 환경, 지역자산, 마을공동체, 공유공간, 시민공제회)에 따라 소그룹으로 나누고 현장에 수시로 투입한다. 양 교수는 “시장에서 상대적 약자인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사회적 지지를 얻어야만 ‘동지애 넘치는’ 소비자·생산자·출자자·기부자들의 연대적 선택과 만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회적기업 사회안전문화재단을 이끄는 송의섭 대표는 ‘사회적경제 기업 리더의 관점에서 본 현장학습의 필요성과 의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인천대 사회적경제 교육과정 수강생으로 참여한 송 대표는 “학습공동체를 형성해 현장 실습을 거쳐 지역문제를 발견하는 과정이 의의가 컸다”며 “주민들과 경제조직, 시민단체의 연대와 협력이 중요함을 깨달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역에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하는 사회안전문화재단은 ‘주택에너지 팀’에 속해 팀원들과 실습을 진행했다. 창문 맞춤형 단열재 제작과 재활용 가능한 자재를 주제로 토론하고, 현장에서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나 효성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등 전문가 및 주민들과 논의한 결과 구체적 사업계획을 세우는 등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제3회 사회적경제 대학교육포럼’ 토론에 참여한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대표
‘제3회 사회적경제 대학교육포럼’ 토론에 참여한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대표, 송의섭 사회안전문화재단 대표, 심형진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송영석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찬영 인천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왼쪽부터)의 모습./출처=포럼 줌 화면 갈무리

종합 토론에서는 지역 사회적경제 주요 인사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송영석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인천은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 속했다는 이유로 중앙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에서 배제돼왔다”며 “이번 사회적경제 선도대학 선정을 통해 인천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사례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현장 문제 발굴과 시민의 지지가 사회적경제의 철학이라는 교육 방향에 특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찬영 인천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은 “지역 내 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협의회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의 네트워크 가입이 중요한데, 대학이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개별 조직과 대학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대표는 “자본의 논리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지역의 문화 자산이 많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이익에 가려진 공공성을 발견하고, 선도대학이 주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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