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우 아보카도 공동대표
우승우 아보카도 공동대표

“브랜딩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사업 전략이 곧 브랜드 전략입니다. 사업이 잘 되도록 하는게 브랜딩이에요. 사업과 브랜딩은 별개가 아닙니다. 창업할 때 꼭 필요한 게 이름이죠. 명함을 만들려면 로고도 필요합니다. 브랜딩, 어려운게 아니라니까요?(웃음)”

많은 사회적경제조직들이 브랜딩을 어려워하거나 아직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우 더워터멜론 공동대표는 “사업을 쌓아가는 것이 브랜드를 쌓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미 브랜딩은 창업을 한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 어떤 창업을 할지, 제품의 강점은 무엇인지, 어떤 지역에서 시작할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브랜딩이다. 우 대표는 “큰 기업은 브랜딩에 비용을 많이 들인다. 하지만 작은 사회적경제기업도 충분히 자력으로 브랜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워터멜론은 브랜드 컨설팅 전문기업이다. 큰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 컨설팅도 주요 사업 영역이지만 작은 기업과 개인을 위한 브랜딩 활동도 활발하게 펼친다. 작은 기업이 좀 더 쉬운 브랜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브랜드 테크 서비스 아보카도(abocado)를 운영한다. 광고·마케팅·콘텐츠·브랜드 분야에서 브랜드세션을 진행하고 참가자들 간 생각과 콘텐츠를 나누는 커뮤니티 플랫폼 비마이비(Be my B;)도 더워터멜론의 철학을 보여준다.

출처=아보카도
출처=아보카도

‘아보카도’로 누구든 어디서든 언제든 브랜딩!   

더워터멜론의 아보카도(abocdo)는 ‘브랜드민주화’를 표방한다. 우 공동대표는 대기업 컨설턴트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이후 글로벌 브랜딩 회사에서 일했다. 컨설팅과 브랜딩을 경험하며 아쉬운 점은 ‘접근성’이었다. 두 분야 모두 비용이 많이 들고, 사람이 직접 하는 일이다 보니 동시에 프로젝트를 2~3개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당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며 약진하면서, 우 대표는 더 많은 사람과 기업들이 브랜딩을 접할 수 있었으면 했다.

그는 “성수나 연남 등 전국 곳곳을 살피면 브랜딩 잘하는 곳들이 정말 많다”며 “브랜딩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브랜딩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보카도 플랫폼은 2018년 하반기에 서비스를 런칭해 5년 차를 맞이했다. 그동안 소상공인,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800여 개의 브랜드를 개발했다. 

아보카도가 브랜딩한 기업들/출처=아보카도

아보카도의 브랜딩 서비스는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브랜딩 전 과정 작업이 가능해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다. 브랜딩 비용이 들쑥날쑥한 경우가 많아 작은 기업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기도 한다는 점을 착안해 홈페이지에 비용을 공개했다.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작업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작업 전 설문을 한다. 질문을 잘해야 답이 잘나온다. ‘알아서 잘 만들어 주세요’라는 요청에 응하는 대신 사전에 기업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는 작업이다. ‘창업을 왜 하셨나요?’, ‘기업의 제품을 꼭 써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품의 특징이 무엇인가요’ 등을 묻는다. 이후 아보카도와 함께하는 디자이너인 ‘가드너’들이 본격적으로 시안 작업을 진행한다. 우 대표는 “브랜딩은 정답이 없다”며 “자기다움을 기반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딩 작업이 끝나면 색상, 서체, 브랜드 키트 등으로 구성된 브랜드 가이드를 기업에게 전달한다. 또 로고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 맞춰 형태와 크기를 맞춰주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제공한다. 그는 “작은 조직은 인력이 바뀌면 브랜드의 방향성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며 “브랜드 가이드로 신규직원이나 새로 합류한 인원들에게 브랜드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로운넷과 아보카도가 함께한 사회적경제조직에 무료로 로고를 제작해주는 이벤트에 선정돼 변경된 신이어마켙의 로고와 제품들/출처=아보카도
이로운넷과 아보카도가 함께한 '사회적경제조직 무료 로고 제작 이벤트'에 선정돼 탄생한 신이어마켙의 로고와 제품들/출처=아보카도

브랜딩, 의사결정 명확하게 만들어, ‘있어빌리티’ 그 이상!  

“브랜딩은 로고와 이름을 짓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조직의 명확한 지향점이 생기니까요. 브랜딩 작업을 진행하면서 기업들은 우리가 집중 해야 할 것, 그리고 덜어내야 할 것들을 고민하게 됩니다. 기업의 방향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게 되는 거죠.”

브랜딩의 효과나 이유는 ‘있어보이니까’가 아니다. 브랜딩은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명확하게 만든다. 빨간색 사용할 때도 ‘그냥’, ‘예뻐서’가 아니라 정립한 브랜드 가치와 부합하기 때문에 선택하게 한다. 브랜드가 명확하면 사람이 바뀌어도 기업의 메시지는 변하지 않는다.

아보카도는 이로운넷과 함께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사회적경제기업의 로고를 제작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어르신들의 그림과 말을 굿즈(상품)로 만드는 아립앤위립의 '신이어마켙' 브랜딩을 도왔다. 신이어마켙은 새로운 브랜딩을 적극 활용해서 ‘삐뚤빼뚤해도 괜찮은 노트’, ‘할매들이 그린 24절기 손그림 달력’ 등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로운넷은 아보카도와 함께 사회적경제기업에게 로고를 제작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출처=아보카도
이로운넷은 아보카도와 함께 사회적경제기업에게 로고를 제작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출처=아보카도

당장 사업하느라 바쁜 사회적경제기업이 브랜딩을 신경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막상 브랜딩을 하려고 마음 먹으면 오히려 쉬운 경우도 많다. '왜 이 일을 하는지'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은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시각적으로 언어적으로 잘 풀어 낼 수 있는 재료가 풍부한 셈이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사회적경제기업이 브랜딩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업을 하면서 작은기업들이 ‘아, 우리도 브랜딩 할 수 있구나’ 하고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볼 때 함께 자신감을 얻고 기쁘죠. 5년차를 맞으니 다양한 사례도 나오고 있고요. 올해와 내년에는 사회적경제기업과의 거리를 좁혀보려고 합니다.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우리도 브랜딩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으로 브랜딩을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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