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만연화되고 있는 고용불안·양극화·고령화 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사회적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자본주와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대안경제 체제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일반법인에 비해 취업유발 효과가 크고, 전체 이익을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기에 그렇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사회적경제는 다양한 사회적경제조직들의 출현과 각 분야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량적인 체중을 불려가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경제는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전문가 혹은 사회적경제기업가는 드물 것이다.

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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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회적경제는 단기간에 빠르게 양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EU 주요국가에서는 고용창출 등에서 사회적경제가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사회적경제 활성화는 아직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할 것인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단면적,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정량적 수치만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숫자 뒤에 숨어있는 정성적인 요소를 통해 사회적경제가 내재하고 있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실효적 대응안을 마련하는 단계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현재의 사회적경제가 가진 제도적, 구조적인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째. 사회적경제에 진입할 때의 불명확한 동기이다.
예비 사회적경제기업의 진입 동기부여를 듣고 있으면 스토리리딩이 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진입 동기부여나 목적성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기업 이익’ 만이 들리는 경우가 있다. 사회적경제의 유형에 관계없이 일부는 그 상태로 진입하기도 한다.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지속성을 저하시키는 요인들 중 하나이다.

둘째. 불안정한 비즈니스모델과 노동지향적으로 편중된 불균형한 구성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유형에 따라 종별 혹은 금액별 편차는 있지만, 재정적 지원의 대상이 된다. 지렛대효과를 거두기 위한 마중물을 갖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 지원금이 마중물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장경쟁력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보유한 인적자원 그리고 경쟁력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요건이다.

하지만 사회적경제조직은 조직 특성상 생산성은 높지 않고 제품이나 서비스 질을 고도화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현재의 우리 사회적경제는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보이면서 기술집약형으로 전환되는데 한계점을 보인다. 활성화를 위해서 개선해야 할 중요요인이다. 최근 대학도 기술기반의 기업가형 대학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변화가 강하게 요구되고 있으며 그러한 흐름속에서 변화하고 있다. 이제 기술기반의 경쟁력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셋째. 비효율적인 사업수행방향과 협업과 융합의 부재이다.
사회적경제 지원정책은 직접지원의 비중이 높고, 이러한 지원사업이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했기에 성장에 제한을 받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사회적기업의 경우 지정이나 인증 후 참여근로자나 전문인력에 대한 재정지원,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과 사업개발비 지원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경쟁력이 부족하고, 착한소비에 대한 동기부여는 미약하며, 소비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결여된 상태도 많다. 공공구매만을 강조하거나 한시적인 판매장터만을 지속하며 시장의 반응을 기다리는 해바라기가 되는 것이다.

최근 트렌드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플랫폼의 보편화, 메타버스 등을 통한 가상과 현실과의 만남 확대 등이다. 제한적인 자원, 심화되는 경쟁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연적인 것이 기관간 협업과 사업간 융합이다. 이건 기업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에도 적용된다.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직적·수평적 그리고 동종·이종간 협업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며 이래서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활성화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고정적인 패턴이나 틀에서 벗어나 쉬운 언어로, 친숙한 환경에서 연결돼야 한다. 
사회적경제 교육은 고교학점제 등과 연계해 학교현장에 맞는 부드러운 언어로 구성된 콘텐츠로 제공돼야 한다. 또한 환경적으로는 비대면 환경을 포함하고, 재미를 가미한 하이브리드형으로 제공돼야 한다. 그래야 학교, 학생, 교사들의 수요에 부합하며 지속적 확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보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를 항시 접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 어느 지역에 가든 지역내 사회적경제기업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생활 속 업무 속 매칭이 이뤄지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공동체방송 등의 형태를 가진 근접 플랫폼이 필요하다. 환경적인 친숙함을 통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해야한다.

둘째. 자원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협업 속에 성장할 기술적 접목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는 더이상 노동집약적인 형태로 착한 소비만을 강조하는 형태로는 전달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 그에 전제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기술기반 사회적경제기업을 육성하고, 그 속에서 기술적 접목을 통해 성장할 인재를 유입 또는 육성해야 하며, 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인프라 조성이 필연적이다. 이제 사회적경제는 더이상 인문학에 갇혀있지 말고 새롭게 공학적 요소들을 더해할 할 시기이다.

셋째, 조직간 벽을 허물고 즐겁게 협업하고 자유롭게 융합해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협업에 대해 다소 경직돼 있다. 기업 뿐만 아니라 지자체나 중간지원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시선은 가까운 곳에 머물러 있고 주변과의 경쟁을 의식하며 가시적이고 안정적인 성과에만 안주하는 성향이 있다. 이제는 조직간 벽을 과감하게 허물고 즐겁게 협업하고 자유롭게 융합해야 한다. 인천광역시의 협업사업들이 표본이 될 수 있다. 지자체 그리고 지원기관들간 수직적‧수평적 협업과 동종‧이종간 융합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사회적경제 내일의 색깔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사회적경제는 사회문제 대안이자 함께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실효적인 방법이다.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이해하면 미래의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명확하고 해답은 간결하다.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는 가까운 곳에서부터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어디서든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협업과 융합은 촉진돼야 하고 사회적경제를 통한 재미와 감동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사회적경제를 접할 수 있는 물리적 그리고 기술적 환경이 조성되는 순간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걱정은 이미 과거 속의 기억으로 묻혀 있을 것이다.

이왕정 사람과가치 사회적경제연구소장
이왕정 사람과가치 사회적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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