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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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되고 있다. 비영리스타트업은 비영리의 방식으로 새로운 사회문제를 발견하거나 기존의 사회문제를 새롭게 해결한다. ESG 열풍 등으로 소셜임팩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제 시민들은 비영리에 의제당위성을 넘는 탁월함과 일상성을 기대한다.

비영리스타트업은 사회와 구성원들의 요구 그리고 성장정체, 새로운 플레이어의 부족 등 비영리 생태계 내부에 필요한 변화로 등장했다. 현재 서울시NPO지원센터, 다음세대재단, 아산나눔재단,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춘천사회혁신센터 등에서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관련 사업을 진행중인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사회문제 해결 방식에서 이익중심, 효율, 가시적성과를 중요시하는 자본거래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비영리의 일은 시장의 거래 관계속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영리의 방식으로만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비영리스타트업의 역할을 설명했다. 

다음세대재단이 2019년에 진행한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 참가자들/출처=다음세대재단
다음세대재단이 2019년에 진행한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 참가자들/출처=다음세대재단

새로운 문제 정의, 새로운 해결방식을 지향하는 '비영리스타트업' 

비영리스타트업은 현대사회, 시민의 변화에 발맞춰 등장했다. 비영리 생태계는 사회·경제적 거대담론의 흐름과 함께 성장해왔다. 그동안 많은 변화들을 이끌어왔고, 지금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회상황은 계속적으로 변한다. 개인주의와 양극화에 익숙해진 시민들과 빠르게 변하고 복잡하게 연결된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기존 방식으로 대처하기엔 한계가 있다. 국내외에서 2000년대 전후 빠르게 성장한 대형 NGO가 부재하다는 것 역시 비영리생태계의 상황을 단편적으로 설명해 준다. 

아직 행정·법적 기준은 없지만 비영리스타트업은 새로운 사회문제를 발견하거나 기존의 사회문제를 새롭게 해결하는 조직을 표방한다. ▲익명의 손편지를 통해 고민을 나누는 온기제작소 ▲사회초년생들에게 정장을 공유하는 열린옷장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에이전시 뉴웨이즈 등이 비영리스타트업으로 꼽힌다. 김미영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지원실 매니저는 “비영리스타트업은 공익적인 목적을 가지고 새로운 방식과 해결방식으로 활동하는 초기 조직”이라며 “공익적이라는 개념에 대한 해석은 조금씩 다를 순 있지만 활동이나 사업의 비즈니스 대가가 참여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자체나 사회 전반에 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제를 비영리 방식을 지향하며 해결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시NPO지원센터, 다음세대재단, 아산나눔재단 등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기관들은 비영리민간등록단체, 비영리법인(사단법인, 재단법인), 사회적협동조합 형태의 조직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비영리스타트업은 스타트업의 혁신성과 새로움을 장착한 비영리”라며 “비영리적인 것에 대한 개념은 넓고 방대하지만 영리와 비영리 각각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며 영리와 비영리 사이 경계를 명확히 했다.

서울시NPO지원센터 2021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 쇼케이스 참가자들/출처=서울시NPO지원센터

2030 구성원 비율 압도적, 생태계 성장 마중물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비영리스타트업의 연령에서는 2030세대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서울시NPO지원센터는 83%, 다음세대재단은 80%, 아산나눔재단은 90%로 평균 84%가 청년이다. 비영리스타트업을 통해 비영리 생태계로 젊은 비영리조직의 성장과 유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NPO지원센터·다음세대재단·아산나눔재단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에 참여한 팀 및 조직은 총 59개소다.(중복포함) 복지, 동물, 아동청소년, 문화예술, 인권, 문화·예술·체육, 국제개발협력, 정치 등의 분야에서 활동한다. 참가 후 조직설립 수와 지속가능성도 과반을 넘는다. 미등록단체의 신규설립 비율 평균 50%, 활동지속율 79.5%를 기록하고 있다.(아산나눔재단의 경우 성장궤도에 진입한 비영리스타트업을 지원해 제외)

비영리스타트업들은 거대 담론보다는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현상과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를 정의하고 실험한다. 그 과정에서 그로스해킹, 디지털마케팅, 온라인 모금솔루션 등을 활용한다. 시민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상성도 높다. ▲니트청년(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문제를 해결하는 니트생활자 ▲정원활동을 통해 공동체를 연결하는 마인드풀가드니스 ▲의류교환행사로 제로웨이스트 의류소비를 실행하는 다시입다연구소는 명확한 메세지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나민수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팀 매니저는 “비영리를 비롯한 임팩트를 지향하는 분야가 성장하면서 이제 사람들은 비영리에 착함 만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제는 의제 당위성을 넘어 탁월함과 솔루션의 효과성을 요구하고 있고 비영리는 이런 요구에 대응해야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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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유도, 초기 육성부터 엑셀러레이팅까지, 성장 파이프라인 갖춰 

첫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이 시작된지 약 5년이 지났지만 짧은 기간 내에 비영리스타트업의 성장 파이프라인도 갖춰졌다. 비영리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다음세대재단, 아산나눔재단이다. 이들의 지원으로 비영리 섹터 유입, 초기 비영리스타트업 육성, 비영리스타트업 엑설러레이팅까지의 성장단계가 구축됐다. 무업 기간 사회적 단절을 경험하는 청년들을 연결하고 지원하는 니트생활자는 서울시NPO지원센터·다음세대재단·아산나눔재단을 거치며 단계별로 성장을 밟아온 비영리스타트업의 성골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 최초의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은 2017년 NPO지원센터가 시작해 올해 6기째 진행 중이다. 이어 다음세대재단이 2019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두 기관은 비영리스타트업의 초기 육성단계를 지원해왔다. 이들은 미설립 상태의 팀과, 설립 초기 단계의 비영리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실험의 시도와 성공적인 실패를 돕는다. 문제정의 방법, 피드백, 활동 구체화, 1:1 코칭을 반복하며 지속적으로 미션과 비전을 수정해 나간다.

김미영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지원실 매니저는 “사업을 진행하며 '지구를 구할 것 같은 미션과 비전'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어떤 방식으로 활동할 것인지 등으로 세분화한다”며 “초기 육성단계인 만큼 0에서 1로 만들 때 빠르고 비약적인 성장을 가져오기 위해 짧은 시간내 빠르게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아산나눔재단은 지난 2021년 시범사업으로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정규사업으로 편성해 두번째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재단은 조직형태를 갖춘 초중기 비영리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각 조직의 성격에 따라 조직의 재무 및 사회적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개별 성과지표 체계 개발을 돕는다. 나민수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팀 매니저는 “시범사업으로 대응과 확장성이 빠른 비영리스타트업의 강점 그리고 비영리스타트업 육성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며 “비영리 생태계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2020년), 춘천사회혁신센터(2021년) 등도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진행하며 수도권 외에서도 비영리스타트업의 성장과 발굴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가 시작한 임팩트 그라운드 지원사업으로 비영리 조직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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