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왜 오셨어요?”

입구부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기업 관계자가 “우리 회사에 대한 이야기 들으러 왔다”고 소개하자 더욱 반가워했다.

기자가 찾은 곳은 발달장애인과 노인을 함께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더사랑(대표 조영화)이다. 올해 설립 11년차의 더사랑에서 만난 노인과 발달장애인 직원들은 박스 포장 등 업무를 수행하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임가공 작업중인 직원들./출처=더사랑
임가공 작업중인 직원들./출처=더사랑

더사랑의 장점을 담은 브랜드 론칭

더사랑은 친환경 문구, 디자인 굿즈, 구급 키트 등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 2011년 서울형 사회적기업, 2017년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2020년 12월에는 사업장을  중랑구로 이전했다.

조영화 더사랑 대표는 약 1년전 대표로 취임했다. 조 대표는 “대표직을 수행하게 되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근본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늘 하는 가치 있는 일들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도로 론칭한 것이 ‘굿패커’와 ‘보킷’이다. 특히 '굿패커'는 패키징이나 포장 임가공에 대한 부분을 전문적으로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다. 원할 경우 포장 마지막 단계에서 ‘발달장애인과 노인이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은 인증 마크를 부착해준다. 인증을 통해 더사랑의 가치에 공감한다는 의미를 담아낸 것이다. 조 대표는 “최근 기업·기관에서도 ESG 등 가치에 공감하고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기에, 자체적으로 인증 마크를 만들었다”면서 “물건을 받는 입장에서도 우리의 인증마크를 보고 ‘그냥 포장된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사랑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출처=더사랑
더사랑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출처=더사랑

‘보킷’은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로, 구급 키트, 디퓨저 키트, 반려견 키트 등 다양한 키트 종류와 굿즈,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디자인은 장애 직원들이 하거나, 작가와 협력한다. 조 대표는 “지금은 주로 B2B 형태로 진행하고 있지만, B2C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B2C 시장에 진출해 발달장애인들도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일하며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다. 이것 역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또 하나의 활동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인 1명과 발달장애인 2명이 파트너로 일하고 있어요”

“발달장애인들이 청소년기까지는 법·제도가 마련돼 있는데, 성인이 되면 보호작업장, 재활시설로 가거나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보호의 의미가 더 큰 거죠. 어르신들도 은퇴하셨어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분들이 많잖아요. (더사랑은) 노인과 장애인이 함께 일하고 있죠.”

임가공 작업중인 직원들./출처=더사랑
임가공 작업중인 직원들./출처=더사랑

더사랑에서는 노인 10명, 청년 발달장애인 20명이 일한다. 노인과 발달장애인 고용이라는 두 가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조영화 대표는 “노인 1명에 발달장애인 2명이 파트너로 일한다. 오전반(9~13시), 오후반(14~18시)으로 나눠 각각 4시간씩 일하는데, 각 반에는 장애 직원 10명과 노인 직원 5명이 근무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함께 일하는 방식은 서로의 정서에 도움을 준다는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선생님(노인 직원)들이 완성도 등 중요한 부분을 확인하기 때문에 노인과 발달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완성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장애인을 만날 기회가 적었던 노인 직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을까. 조 대표에게 발달장애인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돌발적인 상황에 노인 직원들이 어려워하지 않는지 묻자 “그렇지 않다”며 웃었다. 그는 “선생님(노인 직원)들이 처음 합류하면 나타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안내하지만, 역시 연륜이 있어서인지 적응이 빠르고 낯설어하지 않으신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더사랑은 장기근속자가 많다. 기업이 처음 문을 열던 10년 전부터 함께하는 발달장애인 직원들부터, 10년을 함께 일하다가 최근 퇴직한 노인 직원도 있다. 조 대표는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집이 더 멀어진 경우도 있는데, 용인이나 강남 등 먼 곳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조영화 더사랑 대표.
조영화 더사랑 대표.

“사회적약자들이 일할 수 있는 곳 많아졌으면”

올해 더사랑은 발달장애인과 노인들의 고용을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 제품 구성을 다양화 해 소비자 접근성을 낮출 예정이다. 조 대표는 “우리가 늘 생각하는 건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것이다. 우리 직원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생산해나갈 수 있도록 업무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영화 대표는 “보통 장애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기업이라고 하면 장애인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모습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재미있게 일한다. 우리기업 처럼 발달장애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서울·수도권만 봐도 정말 많은 발달장애인이 있는데, 우리 기업은 (발달장애인들을) 20명 밖에 고용하지 못한다"며 "자치구 별로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를 고용하는 기업이 생겨서 이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사랑 직원들 단체사진./출처=더사랑​​​​​​​
더사랑 직원들 단체사진./출처=더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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