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썸은 버터와 달걀 등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빵을 굽는다. 현미유, 코코넛오일, 메이플시럽, 사탕수수 원당 등 식물성 재료가 그의 베이킹 재료다. 일반 빵과 다르지 않은 풍미와 질감은 충분히 훌륭한 맛을 낸다.

배서영 홀썸 대표는 “베이킹에서 버터와 달걀의 역할이 크다. 빼고 하려니 힘들었다. 1년 동안 식재료 활용 방법을 터득하며 연습해서 원하는 맛이나 질감을 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배 대표는 “다른 데서 본 적 없는 조합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가 만드는 빵이 일종의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비건 빵이라고 해서 고구마, 쑥, 팥 등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홀썸이 판매중인 비건 빵./출처=홀썸
홀썸이 판매중인 비건 빵./출처=홀썸

“스스로에게 떳떳한 요리를 하고 싶었어요”

배서영 대표는 캐나다 요리학교에서 서양 프랑스 요리를 전공한 요리 전문가다. 귀국한 뒤 호텔 메뉴 개발 레시피 마케팅 일을 했지만, 가치관과 회사의 지향성이 맞지 않아 곧 회사를 나왔다.

그쯤 채식과 관련된 공부를 시작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식재료는 환경과 맞닿아 있었다. 주변에 제로웨이스트 삶을 실천하는 지인의 영향도 받았다. 배서영 대표는 “지인이 수년 동안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그 모습을 보며 ‘번거로울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묻게됐고, ‘환경’, ‘기후위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었다. 지인이 얘기하는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했다.

“몸과 마음에만 건강한 게 아니라 환경에도 이로운 방식으로 소비돼야 건강한 먹거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때 홀썸을 오픈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렇게 2019년 2월 홀썸이 문을 열었어요.”

홀썸은 현재 대방역 인근 스페이스 살림에 입주해 있다. 이전에는 송파구에 있었는데, 단골도 꽤 많다고. 특히 환경문제에 공감하는 20대~30대 여성들은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홀썸이 대여중인 다회용기.
홀썸이 대여중인 다회용기.

매장에 일회용 포장지 없어…“다회용기 가져오세요”

홀썸이 환경도 건강한 베이킹을 지향하는 만큼, 포장 용기도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이전에는 다회용기를 가져오면 제품을 할인해주거나, 종이상자를 사용했지만, 최근 청년허브 지원사업을 통해 다회용기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확장하게 됐다. 배 대표는 “대여용 다회용기를 우리는 한 통에 4500원에 샀는데, 보증금은 4000원을 받고 대여해 준다”며 “용기가 워낙 튼튼해 4000원이라고 해도 납득하는 분위기다”라고 했다.

90%에 육박하는 손님들이 다회용기를 갖고 방문한다. 그래서인지 단골손님들은 서로를 알아보기도 한다고. 그는 “서로 모르는 사이더라도 우리 매장 앞에 다회용기를 들고 지나가면 ‘홀썸 가는구나’라고 알아본다는 손님들도 여럿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우리 매장에는 환경 수용도가 낮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회용기를 빌려주거나 가져오는 것에 대해 모두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서영 홀썸 대표./출처=홀썸
배서영 홀썸 대표./출처=홀썸

“농가에도 의미 있는 도움 주는 곳으로 성장하고파”

홀썸은 로컬푸드와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배 대표는 “버려지는 농산물의 1/3 정도가 못난이 농산물이다. 이것만 해결해도 탄소문제는 물론 기아 문제도 풀어낼 수 있다”고 했다.

건강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농산물의 90%는 국산을 사용한다. 직접 농장을 다니며 자연재배, 유기농 등 농사기법이나 품목으로 지속가능하기 힘든 농가를 주로 다닌다. 배서영 대표는 “사명감을 갖고 농사짓는 분들이 많은데, 현실적으로 농사일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가 있다. 홀썸이 브랜드 파워가 생겨 이들 농가에게 의미있는 도움을 주는 곳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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