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같이가치는 누구나 공익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모금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함께일하는재단은 노인의 날을 맞이해 카카오같이가치와 함께 시니어가 주체로 활동하거나 시니어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초고령화 시대를 앞둔 지금, <이로운넷>은 작은 움직임으로 큰 변화를 만드는 시니어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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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수거 어르신들의 노동환경은 너무 위험해요. 손수레를 혼자서 끌고 다니며 하루 종일 일해도 만원 내외의 돈이 모여요. 교통사고 위험도 커요. 적게 모으더라도 안전하고 돈도 많이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이제수 이사

(주)참살이는 경북 구미시 1호 사회적기업이다. 노인들이 함께 일하고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재활용과 간병이 주 사업분야다. 기업 및 기관과 계약해 트럭으로 재활용 용품을 대량으로 수거하거나 노인 개인을 대상으로 그들이 모은 폐지를 구매한다. 

현장의 직원들은 50대~70대다. 대부분은 취약계층으로 정년이 없다. 김 요나단 신부가 이른 은퇴 후 취약계층 노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만들었다.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 만큼 만 55세 이상의 사람만 참살이에 함께 할 수 있다. 지역의 일자리센터와 연계해 지역의 노인들을 고용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 요나단 신부, 이제수 이사, 정택동 본부장/츌처=함께일하는재단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 요나단 신부, 이제수 이사, 정택동 본부장/츌처=함께일하는재단

취약계층 노인의 어려운 하루, 폐지수거 사업으로 돕습니다

“한국 노인들의 삶은 곤궁합니다. 전쟁, 국가의 성장기 등 큰 변화를 몸소 체험했어요. 하지만 노인의 인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가 없어요. 그래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이제수 이사

참살이의 첫 시작은 2002년 출범한 구미시니어클럽 운영을 맡으면서부터다. 폐지수거 일은 나이가 많은 노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 또한 돌봄노동에 종사하는 노인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좀 더 개선하고자 돌봄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 신부는 “돌봄노동 종사자 중 24시간 노동을 하는 분들도 많았다”며 “이런 상황 자체가 말이 안돼는 상황”이라며 돌봄노동 시장의 어려움을 꼬집었다. 

구미시의 첫 번째 사회적기업으로 공공기관과의 협업도 많다. 구미 지역 4분의 1정도의 공공 및 민간 기업과 계약을 맺어 재활용 사업을 진행중이다.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며 성과와 공로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스타 사회적기업, 우수사회적기업 어워드 등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사업 외에도 사회공헌 활동인 ‘사랑고리’도 봉사자들과 함께 진행한다. 

독거노인 대상 밑반찬을 제공하는 ‘섬기는 사랑마을’, 취약계층 노인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사랑방 사랑마을’, 노인들에게 필요한 생활용품을 기부받는 ‘사랑고리 나눔가게’ 등 취약계층 노인들을 위한 활동이 주다. 이 이사는 “더운 날 폐지줍는 어르신들이 노인정 등 노인 쉼터를 이용하지 않고 나무그늘 아래서 쉬는 걸 봤다”며 “왜 들어가시지 않는지 살폈더니 노인 쉼터 내에서 기존의 어르신들과 어울리기 위한 경제적 여건이나 사회적 상황이 어렵기 때문인 것을 알았다”며 취약계층 노인들을 위한 쉼터 운영이유를 밝혔다.

참살이 직원들/출처=참살이 홈페이지
참살이 직원들/출처=참살이 홈페이지

폐지수거 노인 사망 사고 많아...최소한의 안전 보장돼야

“지역에서 파지를 수거하는 어르신이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해 돌아가신 일이 있었어요. 저희와 함께하는 어르신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많이 쓰였어요. 적어도 야간에 잘 보이는 조끼 하나만 걸치셨어도 그런 일은 없었을 거에요.” - 정택동 본부장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리어카는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動力)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는 것’의 항목에서 ‘차마’로 분류돼 도로 위를 달려야 한다. 그래서 보도로 다니면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때문에 폐지 줍는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보다 쉽고 안전한 일을 하시라는 권유에 ‘귀먹고 불편한 노인들을 누가 써 준대? 이거라도 해야 손주 용돈이라도 좀 주고, 내 약값도 내지’, ‘그래도 이놈이 보물이야! 요즘은 파지값이 오르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주워가 잘 없어’라고 무덤덤하게 대답하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참살이는 폐지수거 노인들의 안전을 위해 교통안전 조끼와 겨울 방한복을 지원하는 모금을 카카오 같이가치에서 진행중이다. 또 폐지를 수거하며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도시락 가방 세트도 함께 준비했다. 김 신부는 “신체와 정신 그리고 영적인 부분까지 온전히 보장받아야 건강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지역의 노인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7년 진행한 제7회 대구·경북사회적기업 사랑나눔 김장행사에 참여한 참살이 임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출처=참살이 홈페이지
2017년 진행한 제7회 대구·경북사회적기업 사랑나눔 김장행사에 참여한 참살이 임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출처=참살이 홈페이지

사단법인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것

“어느 날 사무실로 전화가 왔어요. 참살이 직원이 안전하게 폐지수거를 도와줬다고 하시면서 지금 차 타고 갔는데 사무실 도착하면 그 분 꼭 잘모시라는 이야기였죠. 할머님 목소리였는데요. 누군가가 고마움을 표현해 주실 때 저도 참 감사하죠.” - 이제수 이사

초반에는 폐지수거 노인들을 힘 닿는데까지 도왔다. 직접 방문해 폐자재를 수거하거나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수거공간을 지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자가 나는 경우가 많았고 수거공간 근처 주민들의 민원 등으로 어려움이 생겼다. 김 신부는 “인적 물적 여유가 생긴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고민이 있다”며 “그래도 지역사회가 참살이의 활동에 공감해주고 힘을 보태주고 있어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더 많은 사람들과 노인들을 돕기 위해 오는 3월 사랑고리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사단법인으로 취약계층의 건강한 생활을 지원하고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 지원 봉사를 좀 더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 신부는 “공동체에서 필요한 것은 서로를 돌보는 것과 그것이 가능한 여건”이라며 “노동에 쫓기지 않고 서로를 돌 볼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복지가 중요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봉사활동입니다. 사단법인 설립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됐어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라면 봉사활동에 함께해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 김 요나단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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