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남북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의제와 아이디어를 찾고,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다.

프로젝트는 6개월에 걸쳐 ‘온라인 공모→오픈테이블 및 세미나→최종팀선발→전문가 인큐베이팅 및 컨설팅→최종발표 및 시상’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선발된 6개 팀에게는 전문가 매칭을 통한 인큐베이팅과 컨설팅도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와 (재)피스윈즈코리아가 실행한다.

지난달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2차 오픈테이블에서는 메타버스로 남북한을 잇는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보다 진보된 형태를 의미한다. 비대면 활동이 확대된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관련 서비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 중이다.

오픈랩 프로젝트는 낭북 평화경제 분야에서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의제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다.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되는 과정까지 돕는다. 이날 오픈테이블에서는 전문가의 조언과 일반 시청자들의 생각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북한

'가상세계를 통해 북한을 방문해보자' 팀과 오픈테이블 참여자.
'가상세계를 통해 북한을 방문해보자' 팀과 오픈테이블 참여자.

오픈테이블에 참가한 '가상세계를 통해 북한을 방문해보자' 팀은 메타버스를 통해 북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일상을 보여주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나왔다.

해당 팀은 ▲북한과의 소통 단절 ▲통일 문제에 대한 청년 관심 저조 ▲통일-신기술 접목 사례 부재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리더 한향련 씨는 “분단 이후, 실제적인 남북 교류가 불가해 남한의 청년(MZ)세대는 통일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세계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를 통일과 연결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고 부연했다.

이는 메타버스 안에서 남북한 청년들이 서로 사는 지역을 방문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메타버스 안에서 함께 마라톤을 뛰는 등 작은 일부터 함께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향련 씨는 “통일과 북한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생기고, 4차 산업혁명에 발 맞춰 MZ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학 전문가인 남근우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현실에서는 어렵지만 가상 공간에서 북한을 체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건 좋은 아이디어”라면서도 ”북한의 풍경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건지, 서비스 대상은 누구인지 명확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상화 농아사회정보원장은 “북쪽의 관광상품을 메타버스에서 연계해볼 수도 있겠다”며 “북쪽 주민의 아바타와 대화를 나누며 진행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절된 한반도, 메타버스로 잇는다

‘메타버스 - 서울 TO 평양’ 팀 발표.

‘메타버스 - 서울 TO 평양’ 팀은 메타버스를 학교 통일교육과 접목하는 안을 내놨다.

리더 이미현 씨는 먼저 메타버스를 활용한 통일교육이 왜 필요한지 짚었다. 그는 “지금 학교에서 통일 교육은 토론, 협동과제 등의 방법보다는 동영상 시청, 강의와 설명식 교육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통일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 또한 교육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규민 팀원은 특히 가상 현장 체험 프로그램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상공간에서 평양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통일 교육이 될 것"이라며 사진이나 영상 등을 활용해 평양의 특징을 살려 구현하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예산 등 자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허민지 피스윈즈코리아 코디네이터는 "오픈랩 프로젝트 팀으로 선정돼 받는 약 300만원의 예산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니, 이외 추가비용은 공공기관 연계 등 후속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통일부·문체부와 협의가 된다면, 남북산림협력단과 판문점 견학지원센터로부터 예산과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의견도 나왔다.

VR플랫폼에서 이루는 '문화 통일'

'메타버스와 VR을 활용한 문화교류 플랫폼' 팀 발표.
'메타버스와 VR을 활용한 문화교류 플랫폼' 팀 발표.

'메타버스와 VR을 활용한 문화교류 플랫폼' 팀은 남북 청년들이 360도 카메라로 찍어 만든 가상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VR플랫폼을 제안했다. VR카메라로 북한 풍경을 찍어 플랫폼에 올리면, 그 공간에서 청년들이 만나 교류하는 거다.

해당 팀은 남북 청년들이 이렇게 만나면 서로에 대해 잘못 인지하는 정보를 바로잡는 등 문화적 인식 오류를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리더 황근하 씨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VR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가상공간에서 문화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북한에서도 이런 기술을 쓸 수 있냐'는 이야기가 오갔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산하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의 홍근진 위원은 “최근 줌 회의를 진행한 결과, 북한도 진보한 메타버스 기술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기술적인 걱정은 불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북한 내 공간 촬영에 대한 실현 가능성 문제가 제기됐다. 노진호 (주)공감만세 이사는 "꼭 지금 북한에 거주 중인 청년이 아니더라도, 북한 문화를 경험해본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법으로도 인식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으니 그런 방법도 고려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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