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종사자·활동가들이 한 데 모여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론장이 열렸다. 이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사회적경제 영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와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3일 사회적경제 활동가 온라인 공론장을 개최하고, 사회적경제 정체성 문화를 조성하고 활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행사는 이로운넷과 라이프인, 아립앤위립, 오픈소사이어티재단 등이 후원했다.

3일 열린 사회적경제 활동가 온라인 공론장에서는 먼저 참가자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 화면 캡쳐
3일 열린 사회적경제 활동가 온라인 공론장에서는 먼저 참가자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 화면 캡쳐

이날 공론장에는 약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적경제기업 각 영역은 물론이고, 중간지원조직·연대체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주체가 모였다. 이들은 서로의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정체성을 논하고, 활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의견을 나눴다. 

먼저 3가지의 주제를 두고 미니발제를 진행했다.

‘사회적경제는 더 윤리적이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발제는 오석조 협동조합 판 이사장이 담당했다. 협동조합 판은 강원도 춘천 지역사회 중심 축제·행사를 기획하는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이다. 

오 이사장은 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협동조합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조합원이 원하는 방향을 함께 논의하며 해결해 나갈 힘이 있다면 협동조합은 해볼만 하다. 결사체의 의지가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이라며 “협동조합은 속도는 느려도 단단하게 그리고 잘 갈 수 있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경제인가?’라는 발제에서는 사회적기업을 제도적 관점, 연결자적 관점, 소비자의 관점에서 논했다. 발표를 진행한 HBM 사회적협동조합의 노진주씨는 “제도적 관점에서 사회적기업은 당연히 사회적경제 안에 속한다”면서도 “연결자적 관점에서는 △가치전도 △창업방식 중 한가지로 전락 △관 주도의 폐해라는 측면을 고민했을 때 모든 사회적기업이 사회적경제 영역 안에 속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은 소비의 목적이 생존을 뛰어넘어 가치실현인 시대다. 현재 사회가 사회적경제를 삶의 방식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특정한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 정량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여러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경제인가?’라는 괴리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마무리했다.

미니발제하고 있는 유한밀 협동조합 활동가. / 출처=화면 캡쳐
미니발제하고 있는 유한밀 협동조합 활동가. / 출처=화면 캡쳐

마지막으로 유한밀 협동조합 활동가는 ‘사회적경제인의 자부심’을 주제로 발제했다. 7년째 협동조합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면서 공동체 회의주의에 빠지게 됐다”는 경험을 소개했다.

활동가들에게 폭언하고 차별하는 등 개인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례를 목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개인이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고립을 넘어 응원하고 연대할 때 사회적경제는 자부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유로운 개인들의 느슨한 연대 관점에서 함께 걸어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미니발제 이후 참가자들은 각각 소모임을 꾸려 사회적경제에서 일을 하게된 계기, 일해온 경험, 마주한 현실,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소모임이 종료된 이후, 나왔던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출처=화면 캡쳐
소모임이 종료된 이후, 나왔던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출처=화면 캡쳐

이날 참가자들은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는 "사람중심이라는 가치에 반해서", "민간기업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는 이야기 등이 나왔다. 또한 사회적경제 영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정량뿐만 아니라 정성적 성과도 반영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인간 존중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한다",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거론됐다. 

주최 측은 “이번 작은 공론장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였다”면서 “앞으로도 작은 규모로라도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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