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생협은 시민사회운동을 하면서 먹거리 운동을 합니다. 지역생협에서 출발했기에 지역과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두레생협)은 협동조합 정신을 바탕으로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 조합원이 모인 협동조합이다. 지난 5월, 서울시 구로구에 신사옥을 개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김영향 두레생협연합회장은 신사옥 개소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무엇보다 연합회·회원생협 임직원과 생산자 여러분께서 출자와 기부로 모두 하나가 되어 힘을 보태줬다는 것에 큰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두레생협연합회는 지역생협별로 물류와 전산, 홍보 등을 각자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사업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주요 업무를 공동으로 진행하고자 만들어졌다. 현재 각 지역에 위치한 회원생협 24곳이 힘을 합쳐 조합원과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김영향 회장은 2019년부터 재임 중이다.

김영향 두레생협연합회장은 "연합회는 지역에서 나온 이야기를 경청하고 요구를 받아 집행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향 두레생협연합회장은 "연합회는 지역에서 나온 이야기를 경청하고 요구를 받아 집행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두레생협은 조합원의 자치적인 참여로 운영되며, 연합회는 의견을 모아 집행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합회는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를 지양한다”면서 “지역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를 경청하고, 요구를 받아 집행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 역시 회원생협인 안성두레생협 이사장 출신이다.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당시 안성의료생협)에서 대의원으로서 보건의료활동을 이어오다 먹거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소모임을 발전시켜 안성두레생협을 만들어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올해 슬로건인 ‘기후위기를 넘어, 힘내라 조합원! 함께가자 생산자!’ 역시 조합원 대상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두레생협 모든 주체가 합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회장은 “생산자·소비자·조합원 전체를 아우르는 최초의 슬로건”이라며 “구성원이 모여 활동의 목표를 정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레생협연합회는 소비자조합이지만, 생산자의 입장도 고민한다. 두레생협의 생산지는 약 500군데로 생산자로는 2000명에 달한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직접 생산지를 찾아 소통하며 갈등을 조정한다. 지난해 마스크 대란이 났을 때, 생산자들을 위해 소비자 조합원들이 천조각을 모아 직접 마스크를 제작해 지역 생산자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김 회장은 “두레연합이 힘을 합해 도움을 줬던 소중한 사례”라고 밝혔다. 

세계 생산자와도 협동한다. 단순히 해외 생산자와 거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를 통해 그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함께 한다. 필리핀, 팔레스타인, 동티모르 등 현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교류하며 삶을 나누는 민중교역과 공정한 거래를 추구하는 공정무역을 진행 중이다. 지난 24일에는 조합원이 해외 민중교역 생활재를 구매할 때마다 적립해온 민중교류 기금을 모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1500만원을 긴급 지원했다. 

친환경 사업인 자원순환운동 역시 지역매장 및 조합원 참여가 쉬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올해는 종이팩을 모아 두레생협 휴지 생산지인 부림제지에 보내는 종이팩 재활용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면서다. 김 회장은 “두레생협에서 자체적으로 나오는 종이팩 생활재가 거의 없음에도 두레생협 매장을 지역거점으로 활용해 지역주민, 지역단체가 함께하는 캠페인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운넷>은 23일, 두레생협 신사옥시대 포부를 듣기위해 김영향 회장을 만났다. 그는 “신사옥이 두레생협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운동을 이어나가겠다”라며 “특히 조합원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사회적경제기업과 연대활동을 이어가며 공간도 제공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음은 김영향 회장과의 일문일답.

Q. 두레생협을 소개해달라.

서로 돕는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가 모인 생활협동조합이다. 먹거리 안전을 지키고, 조합원의 참여로 운영되며, 먹거리 안전을 핵심가치로 내걸고 있다. 또한 환경과 지역을 살리는 활동을 하는데 해외 생산지를 중심으로 세계와도 협동하고 있다.

두레생협은 지난 5월, 세계공정무역주간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정무역 생산자 및 단체를 돕기위해 '면마스크 1+1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은 마스크를 필리핀 생산지에 전달한 후 찍은 기념사진./출처=두레생협
두레생협은 지난 5월, 세계공정무역주간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정무역 생산자 및 단체를 돕기위해 '면마스크 1+1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은 마스크를 필리핀 생산지에 전달한 후 찍은 기념사진./출처=두레생협

두레생협연합회는 지역생협별로 물류와 전산, 홍보 등을 각자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사업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연합조직을 만들어 주요 업무를 공동으로 진행하고자 만들어졌다. 두레생산자회와 협력해 조합원과 생산자의 교류를 지원하고 각 회원생협이 지역에서 조합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도록 조합원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Q. 두레생협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데 특화돼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두레생협은 시민사회운동을 하며 먹거리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회원생협 대부분은 지역을 거점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지역의 이슈에 공동대응하고 있다. 

우선 서울 마포에 위치한 울림두레생협의 경우는 돌봄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함께 돌봄센터를 준비 중이다. 은평두레생협은 지역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케어안심주택 등을 함께 준비하고 있고, 주민두레생협은 어린이집과 방과후 돌봄 위탁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평택두레생협은 박은경 이사장을 필두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을 모아놓고 쓰레기 강의하고, 지역 도서관인 세교도서관 옥상에 시민정원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춘천두레생협은 기준치의 7배가 넘는 생활방사능 문제가 심각해 지역사회와 함께 방사능생활감시단을 만들어 7년 넘게 활동 중이다.

특히 지난해 마스크 대란 때는 각 지역 생협조합원들이 천조각을 모두 들고나와 마스크 1만3000장 정도를 자체 제작했다. 지역 생산자에게 5000개 가량을 보내주고, 필리핀에도 5300장 가량을 보냈다. 회원생협들이 한 뜻으로 합심해 가능했던 결과물이다. 

지역마다 다양한 이슈가 있어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렵지만 두레생협은 각 회원생협이 위치한 지역의 이슈를 지역주민, 시민사회와 함께 풀어낸다. 두레생협 매장은 조합원이 생활재만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 거점 활동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Q.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자원순환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매장 및 조합원 참여가 쉬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2018년 쓰레기 대란을 거치면서 두레생협은 자원순환 기획팀을 구성한 후 조합원 대상으로 자원순환과 관련한 설문을 진행했다.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해 매년 자원순환 운동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자원순환은 조합원뿐 아니라 생산자와 함께 풀어나가는 문제다. 코로나 이전부터 자원순환 토론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올해는 두레생협 전체 공동행동을 만들어내기 위한 토대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100여명의 기후위기 활동가를 양성했다. 조합원이 직접 실천하는 캠페인을 통해 일상 속에서 자원순환 실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그 경험들이 제도나 시스템을 개선하는 요구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다.

종이팩 수거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식 기념사진. (왼쪽부터)김영향 두레생협연합회장, 이희철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이사장./출처=두레생협
지난 6월 7일, 종이팩 수거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식 기념사진. (왼쪽부터)김영향 두레생협연합회장, 이희철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이사장./출처=두레생협

올해는 20%도 재활용되지 못하는 종이팩을 모아 두레생협 휴지 생산지인 부림제지에 보내는 ‘종이팩 재활용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특히 두레생협은 종이팩 생활재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레생협 매장을 지역 거점으로 활용해 지역주민, 지역 단체 등이 함께하는 캠페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2달 정도 됐는데, 28개의 지역 단체와 학교 등이 참여하는 등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환경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생활재 포장지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강하게 요구해서 시작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소스 생활재 포장재 개선’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물축냉제 변경, 종이테이프 변경, 스티로폼 최소화 등 환경오염 저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포장재 개선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Q. 임산부 꾸러미 사업 등 지방정부 및 공공기관과 협업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두레생협은 서울시 8개 자치구, 경기도 9개 시군 등 총 17개의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임산부 약 3만명에게 친환경 농산물 및 가공식품을 공급하는 농림부 ‘임산부꾸러미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의 이익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지속해서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물류센터에서도 임산부 꾸러미를 선별하는 라인을 따로 뒀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협동조합 유통채널 진입지원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하고 코로나19 시대 고용보장 및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가정보육어린이 건강과일 지원 사업’에 참여해 김포시, 성남시, 시흥시의 가정보육 어린이 2만1000명을 대상으로 경기도 과일 및 친환경 과일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했고 올해도 준비 중이다.

김영향 두레생협연합회장이 지난 23일, 신사옥 1층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향 두레생협연합회장이 지난 23일, 신사옥 1층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사회적경제기업과는 어떤 식으로 협업하고 있나?

매년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지원을 위해 특별전을 진행하며 많은 조합원에게 소개하고 있다. 

2019년 바이소셜 캠페인을 통해 15개의 사회적경제기업이 약 6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28개의 사회적경제기업이 약 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판촉지원 외 홍보지원, 제품개발 지원을 통해 생협 조합원에게 필요한 제품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지속가능한 제품과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11개 신규 사회적경제기업의 22개 제품을 조합원에게 소개하고 생활재를 공급했다.

Q.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 조합원간 이해관계가 갈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조정하는가?

소비자 조합원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활재를 구매하고 싶어하고, 생산자는 지속가능한 생산을 위해 적정 가격을 받고 싶어한다.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두레생협은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거래 계약 생산방식으로 생산자들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갑작스러운 가격 폭락이나 폭등에 대처하고 있으며, 소비자 조합원에게도 안정적인 가격으로 생활재를 공급하고 있다. 소비자 조합원에게도 안정적인 가격으로 생활재를 공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얼굴이 보이는 생산자’ 정책에 따라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의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면 복잡한 일도 쉽게 풀리기 마련이다. 이를 통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히고, 투명하게 생산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소비자 조합원에게 생활재의 품질은 물론, 책정된 가격을 믿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생협에서 생산지 일손돕기를 하기도 하고, 소비자가 생산지를 방문해 생산자와 생산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자주인증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연합회 차원에서도 생산지 현장을 자주 찾고 있다. 생산자들과 지속적으로 만남 및 협의를 진행해 생산자로 하여금 소비자 조합원의 요구가 반영된 생활재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두레생협 사옥 개소식에서 두레생협 전‧현직 회장단 및 이사, 두레생산자회 회장 및 임직원 등이 사옥 테이프커팅식을 하고있다./출처=두레생협
지난 5월 31일, 두레생협 사옥 개소식에서 두레생협 전‧현직 회장단 및 이사, 두레생산자회 회장 및 임직원 등이 사옥 테이프커팅식을 하고있다./출처=두레생협

Q. 신사옥 시대를 맞은 두레생협의 향후 계획은?

신사옥에 거점을 마련하면서 구성원들의 두레생협이라는 자부심이 강해졌다.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지역활동을 강화해 지역사회에 스며드는 활동을 추진할 것이다.

두레생협은 지역을 기반으로 생활운동을 하는 협동조합이다. 그간 조합원을 위한 공간이 없었는데, 이곳에 조합원만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됐다. 지역두레생협 조합원과 생산자에게 활짝 열려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 또한 사회적경제기업에게도 열려있는 공간이다. 기존에 하던 연대활동과 함께 공간 제공도 하겠다.

이곳은 두레생협 구성원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장이자 조합원들이 요리대회, 민중교역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공간, 직원들의 쉼터, 생산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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