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팬데믹)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재택학습과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과 배달시장의 성장, 밀키트와 같은 먹거리 관련 산업의 호황 등 이전에는 없던 많은 변화들이 우리의 일상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로 인한 쌀, 계란 등 농산물 가격 폭등 뉴스는 조금은 우울한 뉴스 중 하나다.

하루종일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하는 자녀들이나 재택 근무를 하는 가족의 식사를 챙기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매일 같은 반찬과 찌개를 조금은 다른 메뉴들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녹록치 않다. 특히 워킹맘들은 퇴근 시간이 되면 ‘오늘은 뭘 해먹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자활기업 맘스애찬 매장 전경.
광주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자활기업 맘스애찬 매장 전경.

1개에 3000원, 70여 가지 반찬 제공…전남대 인근 청년들에 엄마 손맛 전달 

이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주는 곳은 없을까. 이를 해결해줄 반찬전문점 자활기업 '맘스애찬'이 이번 ‘사회적경제 산책’의 주인공이다. 

70여 가지의 밑반찬, 김치류, 전류, 튀김류, 국·찌개류 등으로 한번 둘러보기만 해도 일주일 반찬은 가볍게 해결이 가능하다. 가격도 착해서 모든 반찬이 3000원이다. 심지어 국과 찌개, 고기류 조차도 같은 가격이다.  "우리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연신 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전남대학교 인근의 원룸 등에서 자취하는 대학생들이 주 고객이다. 이들을 위해 착한 가격에 양과 서비스도 푸짐하다. 맘스애찬은 친절함, 착한 가격, 좋은 원재료, 푸짐한 양, 재활용하지 않기 등 중요한 원칙들을 지키고 있다.

맘스애찬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70여 가지에 이른다. 
맘스애찬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70여 가지에 이른다. 

자활사업 함께한 6명이 시작, 이제는 한 가족처럼 지내

맘스애찬은 자활사업에 참여했던 6명의 저소득층 주민들이 지난 2020년 1월에 자활기업으로 출범했다. 1년 7개월의 시간 함께 부대끼며 사업을 해왔다. 자활기업은 ‘2인 이상의 수급자 또는 차상위자가 상호협력해 조합 또는 사업자의 형태로 탈빈곤을 위한 자활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를 말한다.

맘스애찬은 구성원 모두 힘들고 가슴아픈 사연, 실패한 스토리, 인생의 나락까지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하나 이상 갖고 있다. 함께 일하다보면 순간순간 욱하고 부딪힐 뻔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한 가족이 되어가면서 슬픔과 고통 그리고 기쁨의 순간들을 공유하고 있다.

맘스애찬 구성원들 모습. 

청년 입맛 맞추려 고민…소스 개발로 고객 취향 저격

김정녀 대표는 홀로 외아들을 키우며 힘겹게 살면서도 2016년 자활근로사업단 시절부터 책임감과 열정 하나로 맘스애찬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한다. 김 대표는 매장에 오는 고객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 주려고 노력한다. 또 음식을 만들어도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타지에서 힘겹게 공부하는 자신의 아들이 떠오르기고 해서다. 김 대표는 “먼 곳에 있는 내 아들에게 집밥을 먹이는 엄마의 심정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 소스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주고객층인 청년들의 입맛을 고민하고 연구한다. 그는 “청년들은 반찬 고유의 맛을 전해주기 보다는 그 맛을 업그레이드 해주는 소스가 있으면 훨씬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종류의 소스를 개발해 고객들의 입맛을 ‘저격’해갈 방침이다.

맘스애찬에는 탕수육, 돈까스, 육전, 산적, 떡갈비, 새우튀김 등에 잘 맞는 소스가 있다. 김 대표는 “다른 반찬전문점에서 보기힘든 것으로 굳이 비싼 식당에 가지 않아도 매일 특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모든 메뉴도 3000원이다.

맘스애찬에서 만든 반찬. 

맛있는 반찬을 만드는 것이 사명

김 대표는 음식 맛만큼은 어디서도 뒤쳐지지 않는 진짜 ‘전라도 반찬 맛집’이라고 자부한다. 자활근로사업단일때 도시락 배달 사업으로 다양한 뷔페 음식과 메뉴 등을 만들어봤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김대표는 덧붙였다.

새벽 5시 30분부터 출근해서 당일 판매될 반찬들을 일사분란하게 만들어 판매하고 나면 오후 3~4시 쯤에야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정도로 바쁘다. 김 대표는 “감사하게도 2020년 코로나19가 심각할 때도 일요일 외에는 문을 닫지 않을 정도로 반찬을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맘스애찬이 제공하는 70 여가지의 반찬은 인근 대학교 기숙사가 문을 닫으면서 식사가 어려워진 대학생, 매일 같은 반찬에 지친 주부들의 필요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김 대표는 자부한다. 김 대표는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소중하고 그래서 더욱 정성을 다해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했다.

※취재후기

저소득층 6명이 함께 알콩달콩하게 맛난 음식을 만들어내는 맘스애찬 일터가 이들 인생의 슬펐던 기억도, 아팠던 기억도 모두 행복의 기억으로 바꾸어주는 요술냄비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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