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공감토크>입니다.

이번 공감토크는 우리나라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사회적농업’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회적농업을 확산하기 위해 거점농장과 사회적농장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올해까지 모두 5곳이 선정되었는데, 그중 2곳을 패널로 하여 이야기 나눠봅니다. 생명농업에서 사회적농업으로 ‘농업회사법인 원주생명농업㈜’(사회적기업), 도시농업 전도사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사회적기업)이 주인공입니다.

 

왼쪽부터 박중구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노윤배 농업회사법인 원주생명농업㈜ 상무이사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왼쪽부터 박중구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노윤배 농업회사법인 원주생명농업㈜ 상무이사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Q. 소개 부탁드립니다.

노윤배(이하 노): 농업회사법인 원주생명농업㈜은 강원도 원주에서 31년 역사가 있는 친환경 농업 관련 단체로, 친환경 농산물 생산-가공-유통을 하고 있어요. 생산자 135명, 실무자 16명으로 구성돼 있고, 사업체는 기본적으로 친환경 농산물 유통사업단, 친환경 쌀 전문 도정공장, 제철 신선 반찬공장, 친환경 로컬푸드 직매장 이렇게 있어요. 관련기관으로는 농가레스토랑 협동조합 ‘생기를 담아’가 있고,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농장이 있어요. 저는 상무이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박중구(이하 박):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강원도시농업)’은 말 그대로 ‘도시농업’을 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에요. 가장 쉽게는 텃밭농사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農)’의 다양한 가치들을 시민이나 학생들이 좀 더 이해하고 공감대를 확산하길 원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교육이나 공간을 조성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올해 사회적농장에 선정되면서, 이와 관련한 운영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윤배 농업회사법인 원주생명농업㈜ 상무이사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Q.우리나라는 사회적농업을 ‘취약계층을 사회 안으로 끌어안는 농업 실천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사회적농업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시나요?

박: 기존의 농업이 생산을 위주로 해서 생산한 것들을 판매하는 것이었다면, 사회적농업은 농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과 가치, 환경적인 부분, 농의 문화 등에 집중하고 있어요.

농업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계층에 있는 사람들, 특히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농사의 가치를 경험하게 하고, 자립이나 돌봄, 교육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노: 원주생명농업은 기본적으로 ‘농촌재생’으로 생각하고 사회적농업에 접근했어요. 점점 고령화되고 과소화(過疎化) 되는 농촌을 어떤 방식으로 계속 영위시켜 나갈까를 고민했을 때 기존 농업인만 갖고는 농촌마을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결론이에요. 사회적농업을 통해서 도시민들을 농촌으로 유입하고자 했고, 그 대상자는 고령자를 포함한 취약계층이나 귀농 희망자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Q.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 ‘사회적농장’으로 선정되었는데?

노: 기존 농업지원 사업은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업인을 주 대상으로 했지만, 사회적농장은 네트워킹을 중요하게 봐요. 원주는 협동조합 운동이 잘돼 있어서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8개 기관이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방식으로 지원했고, 그 부분에서 점수를 높게 받아 선정되었다고 생각해요.

‘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건강한 노인일자리사업)’, ‘갈거리사회적협동조합(취약계층 금융지원 및 재무상담)’,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성공회원주나눔의집’, ‘플라워럼프(원예치료)’, ‘지인누리’, ‘명륜마을협동조합’ 등이 연계 기관으로 함께하고 있어요. 주 대상자는 연계기관을 통해 함께하게 되는 취약계층인데, 올해는 농업이나 귀농·귀촌에 관심 있는 시민들로까지 확대했어요.

박중구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 출처 =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박: 농림부에서 사회적농장을 시작할 때부터 쭉 관심이 있었어요. 다만 사회적농장이 농촌에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어서 ‘도시농업 분야인 우리가 선정이 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그래도 올해 신규로 선정된 곳들을 살펴보니까 저희뿐만 아니라 2~3곳 정도가 농촌 외 지역이더라고요. 여전히 선정 기준은 농촌에 있는 곳이긴 하지만 사회적농업이 도시에도 확산되는 건 필요해요. 예산이나 여러 면에서 아직까지는 농촌 지역을 거점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강원도시농업의 사회적농장은 ‘귀농귀촌 희망 청년’,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실제 사업에서는 저희도 노인 쪽 관련한 사업도 구상하고 있고요. 앞서 말씀하신 농촌재생하고 비슷한데, 어쨌든 지역에 농업을 통해 사람들이 정착을 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일단 있어요. 청년들의 귀농이나 귀촌을 위한 전 단계를 어떻게 마련할 거냐 하는 문제, 또 지역 청소년들이 일자리 문제 때문에 타지로 많이 나가는데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그것도 농업을 통해서 정착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고민들이요.

지역에서 이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행정이나 민간 기관이 없으니 우리가 자임해서 해보자 하고 나서게 된 거죠.

 Q.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노: 지난해 사회적농장을 진행하면서 든 생각은 사회적농업에 대한 범위가 혼란스러웠다는 점이에요. 우리는 사업 대상자들이 사회적농장을 통해 농촌 활동가가 되고, 결국에는 마을에 귀농해서 마을의 일원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림을 갖고 있는데, 돌봄이나 치유 쪽으로만 사회적농장 유형이 축소되려는 양상을 띠더라고요.

사회적농장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어야 하는데, 단편적인 유형만 만들어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사회적농장의 방점이 ‘농촌재생’에 있는 만큼 농업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고 농촌에 와서 농민과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 유입돼서 농촌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치유나 돌봄은 일회성이란 말이죠. 어쨌든 사람이 남아야 하는데, 안타까워요. 농업인 쪽도 너무 고령화되어 있어서 그분들도 돌봄의 대상자예요. 주가 농업활동이 되어야 하고, 그다음에 돌봄이나 자립, 교육, 연수, 워크숍 등이 이뤄져야 해요.

원주생명농업㈜ '협업농장'.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원주생명농업㈜ '협업농장'.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원주생명농업이 사회적농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많은 예산을 쏟고 있는 것 역시 농업활동이에요. ‘협업농장’이라고 해서 4월부터 11월까지 실습농장에서 매주 아예 농사를 지어요. 주말마다, 여력이 안 되면 주중에라도. 감자-옥수수-고구마-땅콩 순으로 한 번 파종해서 한 번에 수확할 수 있는 작물 위주로 진행해요. 작년에는 20명 정도 참여해서 8명이 남았고, 이분들이 자율농장으로 독립해 나가셨어요. 올해도 협업농장 참여자를 모집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이 협업농장 참여자들이 가꾸어 놓은 걸로 체험이나 돌봄 활동이 이뤄지고 있고요.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텃밭 활동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텃밭 활동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박: 강원도시농업은 올해 청년들 경우 2박 3일 프로그램을 모두 3회기로 진행해 보려고 해요. 1회기는 지난 3월에 진행했어요. 주로 농촌에서 이뤄지는 자원들을 탐방하고, 주거나 일자리에 대한 이야기, 현장에 계신 분들과의 만남을 가지려고 해요. 20~30대 청년들은 경제활동뿐 아니라 대안적인 삶이나 자립을 모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제로 자립적인 삶을 사는 집단과의 교류나 이런 욕구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올해는 그렇게 탐색해 나가고 내년부터는 좀 더 장기적으로 지역에 농사도 좀 짓고,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해요.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춘천에도 농고가 있지만 실제로 농업이나 농촌에서 살아보겠다는 친구들은 거의 없는 상태예요. 청소년들에게 “농업을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 다양하게 있어”라고 소개하면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시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기회들을 제공하고 싶어요. 관련해서 ‘춘천가정형Wee센터 풀꽃마을학교’와 연계해 일주일에 한 번씩 농업 교육을 갖고 있기도 해요.

또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모델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농촌 어르신들이 이제 돌봄의 대상이 됐잖아요. 작은 텃밭이나 공동체를 통해서 돌봄을 같이 하는,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관계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도시재생지역 안에 있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려고 밑그림을 그려두고 있는 중이에요.

올해는 전반적으로 탐색기로 보시면 돼요. 실제로 충남 홍성 ‘젊은협업농장’이나 남해 ‘팜프라’, 가깝게는 화천귀농학교처럼 다양한 사례들을 탐방하고 찾아보고 있어요. 이런 분들 만나면 각자 포인트들은 있는데,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결론은 ‘사람이 농촌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방식은 정말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어요.

왼쪽부터 박중구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노윤배 농업회사법인 원주생명농업㈜ 상무이사.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왼쪽부터 박중구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노윤배 농업회사법인 원주생명농업㈜ 상무이사.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Q. 사회적농장 참여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노: 원주생명농업은 중심이 실제 농사, 농장 활동이에요. 지난해에는 24주 진행했고, 올해는 30주로 기획하고 있어요. 시작할 때는 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나 연계기관을 통해 대상자를 모집했는데, 올해는 지역 언론에 광고를 실어 일반 도시민들로 참여자를 확대해 보고자 했어요.

협업농장은 실제로 농사 활동이 가능한 도시민을 선발하게 되는데, 이분들의 고민거리가 뭐냐면 도시에서는 퇴직하고 나면 신체 건강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점이에요. 농업 활동을 해보려고 해도 장소가 제공되거나 제대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농장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렵죠.

원주생명농업㈜ 사회적농업 오리엔테이션/ 출처=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주말농장은 재배지를 분양하는 데 그치는데, 협업농장은 구역을 나누지 않고 공동 농사를 짓고 기술도 배울 수 있어요. 무엇보다 농장 활동으로 발생한 수익이 출석률에 따라 분배된다는 점이 중요해요. 참여자 나이대가 평균 60대였는데, 저희는 75세까지도 농업활동이 가능하다고 봐요. 도시에서는 대부분 50대 중반에 퇴직하잖아요. 적어도 55세부터 75세까지 20년 동안 농업활동을 할 수 있고, 또 해보겠다고 나서면 가장 관심 있는 게 뭘까요? 당연히 ‘수익성’이에요. 사회적농장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지원에만 기대서 5년 후 지원사업 끊기면 사회적농장을 포기해 버릴 곳이라거나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는 사회적농장이라면 사람들은 금방 떠날 거란 말이에요. 올해도, 다음 해에도 수익이 발생하고 자신이 일한 만큼 보장이 된다고 하면 농촌으로 농사지으러 사람이 유입이 되고도 남을 거예요.

박: 저희도 청년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을 통해 모았는데, 춘천이나 강원 지역 외 타 지역 청년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기 남쪽 지방에서 오겠다고 하는 팀도 있고요. 춘천에 정착하기보다는 그 지역에 정착을 하고 싶은데, 청년 농촌살이에 대한 경험이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교류해 보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참여자들이었어요.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청년 프로그램 / 출처=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강원도시농업이 기대했던 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지역에 청년들이 인입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자임해서 해보자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지역에 청년들이 왔을 때 그들을 환대하고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집단들을 만들어보자는 부분이었어요.

올해 초에는 사례가 될 수 있는 기관이나 농가들을 탐색하는 작업을 쭉 다녔어요. 취지를 설명하고 영농기술같이 향후에 협업할 수 있는 방법들도 논의해 보고요. 생각보다 농촌에 공간을 운영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게스트하우스나 커뮤니티 공간들이요. 운영하는 분마다 마인드 차이가 있기는 할 테지만 어쨌든 농촌 속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지 않겠나 싶어서 그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다만 공간을 만든다는 게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라 청년들이 비슷한 사업을 하거나 혹은 그런 방식으로 정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있어요. 그래도 춘천이라는 곳에 ‘이런 것들이 있어’라고 소개하고, 경험을 제공하는 과정들이라고 생각해요.

 Q. 향후 비전은?

박: 강원도시농업은 농업·농촌을 찾는 청년들의 비빌 언덕이고 싶어요. 일단 올해는 청년들이 많이 거쳐 갔으면 좋겠고, 그들의 고민들도 잘 받아놔야 하지 않겠나 하고 있어요. 다양한 사례들과 만나자는 취지를 잘 갖고 가면서, 도시농업에서 주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방식들로 최대한 풀어내려고도 하고요. 지금 시기는 열어두고, 모색하고, 탐색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해요.

노: 저희도 사회적농장 첫해인 지난해가 사업 탐색기였어요. 올해는 모색기이고요. 지난해에 농장을 운영하다 보니까 비용을 줄이려면 모종을 사는 게 아니라 직접 키워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비전이 ‘육묘장’이에요.

다음 해부터 육묘장을 만들 계획이고, 이왕이면 토종유기육묘장으로 구상하고 있어요. 토종종자를 살리기 위한 노력들도 있고, 친환경 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유기 육묘를 찾기 때문에 시장도 충분하고, 육묘는 아침저녁으로 손이 가기 때문에 협업농장 참여자들에게 부수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고, 상시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원주생명농업㈜ 협업농장_옥수수 심기 / 출처=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또 하나는 채소 재배가 쉽지 않으니까 건나물류를 해보려고 해요. 반찬공장이라는 명확한 판로가 확보되어 있고, 건나물류는 농번기 외에 농한기에도 수익을 낼 수 있거든요. 올해는 계속해서 수익성, 경제성 있는 사업들에 대해서 모색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행해 보자는 욕심이에요. 사업기간 동안에 충분하게 시험해서 정부 사업이 끊어져도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죠.

사회적농장 사업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이 사회적농장의 일부인 치유농장을 자꾸 중심에 두려고 한다는 점이에요. 사회적농장에는 다양한 모델이 있고 각 모델들이 지원이 끊어졌을 때도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쉽게 치유농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부분은 좀 답답해요. 우리도 3년차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제야 겨우 찾아냈는데, 지원기간 5년 동안 고도화하는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컨설팅하는 방식이라면 1~2년차 단계에서 치유농장화를 유도하는 건 지양되어야 해요.

Q. 사회적농장간 협업과 연계는?

노: 근본적으로 사회적농업에 대한 개념을 잡는 게 쉽지 않아요. 저희도 지난해 사업을 하면서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래서 올해 강원도 사회적농장 선두주자인 횡성 언니네텃밭과 함께 ‘2021 사회적농업 교육지원사업’을 마련했어요. 사회적농장이 있고 지역의 중간지원조직들이 교육을 주관하는 것으로 해서 6월 원주-7월 춘천-8월 횡성 순으로 진행돼요. 사회적농업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현장견학까지 이뤄지는 프로그램이고, 사회적농장에 관심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지난해에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사회적농업에 관련된 네트워킹 사업을 했어요. 원주생명농업, 원주 (사)서곡생태마을, 횡성 태기산마을이 함께 사회적농장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례도 찾아보고 포럼, 워크숍 등도 진행했어요. 이후에 태기산마을이 사회적농장 공모할 때 원주생명농업이 컨설팅을 지원했는데 올해 됐어요. 이것도 하나의 협업 성과죠. 충분히 협업과 연계가 가능하고, 또 그러고 싶어요.

Q. 사회적농장이 실제로 농촌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혜안이 될 수 있을까?

박: 농촌의 재생산 구조가 거의 무너져 있는 현재 상태에서 농촌과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건 뭐라도 시도해야 된다고 봐요. 다양한 시도들 중에서 좋은 사례들이나 방법들이 무엇이 될 것인지 모색해야 되고요. 사회적농업이 무너진 농촌의 생태계를 모두 회복시킬 수 있는 대체재는 아니지만 농업에 다원적 가치나 기능들을 사회구성원들에게 확산해 나가는 데는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해요.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청춘식탁' 참여자들 / 출처=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청춘식탁' 참여자들 / 출처=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농업·농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보조제 같은 역할로 같이 가져간다면 농업·농촌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계속 많아지지 않을까요. 대안보다는 함께 꼭 가져가야 될 분야라고 생각해요. 잘 된다고 하면 더 유효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거고요.

노: 농업·농촌에 대해서 이제까지는 농민한테 맡겨둔 부분이 있었는데, 고령화되고 2세대도 없는 농촌의 상황에서 특히 도시민과의 네트워킹에 있어서 사회적농장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도시민과 합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기회에 일정 부분 농촌의 문화(폐쇄성 등)를 바꿀 필요도 있다고 봐요. 또 사회적농장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농민들에게 보여줘야 해요. 주말농장처럼 농장에 풀만 무성하고 농업 예산이 허투루 쓰였다 느껴지면 농민들은 멀어져 버려요.

사회적농장을 통해서 농촌의 다기능이 실현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다양한 농촌 생태계가 조성되고, 지속가능한 모델이 농촌과도 괴리감 없이 잘 유지된다면 농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또 사람이라고 말하잖아요. 농촌 문제에 있어서도 사람과 사람이 계속 만나는 장이 필요한데, 사회적농장이 농촌에서 그런 장으로서 기능하기 바라요.

※사회적농업은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 과제에 사회적농업을 포함한 2017년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고령화, 인구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농촌마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형 사회적농업은 취약계층을 사회 안으로 끌어안는 농업 실천 활동으로 돌봄·교육·일자리 제공으로 실현된다고 정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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