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멈춰세웠다. 사람들이 가득했던 도시는 발길이 끊겼고, 걱정과 한숨으로 메워졌다. 하지만 사회적경제는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함께’의 가치를 바탕으로 버텨내고 있는 서울 사회적경제기업을 소개한다.

코로나19로 타격을 크게 입은 여행업계와 공연업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박정(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소비지출액을 보면 여행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과 실직이 이어진 여행업계. 공연업계도 마찬가지다.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관객과 소통해야 하는 연극인, 음악인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마음대로 모일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도 여행·공연업계 사회적경제기업들은 비대면 사업을 시작해 판로를 뚫었다.

문화예술 분야 예비사회적기업 ‘오디오가이’는 웍스994, 문화예술네트워트 위드와 뭉쳐 ‘QR코드 예술시장’을 마련했다./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영상 갈무리
문화예술 분야 예비사회적기업 ‘오디오가이’는 웍스994, 문화예술네트워트 위드와 뭉쳐 ‘QR코드 예술시장’을 마련했다./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영상 갈무리

문화예술 분야 예비사회적기업 ‘오디오가이’는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공모한 ‘포스트 코로나 대응 사회적경제 임팩트 확장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웍스994, 문화예술네트워트 위드와 뭉쳐 컨소시엄으로 지원했다. 이들은 ‘문화활력소’라는 플랫폼을 구축해 ‘QR코드 예술시장’을 마련했다. 소비자가 상품 포스터에 쓰인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상품을 소개받고 구매까지 이어지게 하는 사업이다. 이 QR코드는 지하철 역사, 버스 정류장, 카페 등에 포스터로 부착됐다. 매달 수공예, 공연, 음악, 미술, 디자인 분야에서 작가를 모집하고 이들의 제품을 널리 알렸다.

음반 레이블이라는 특징도 살려 무관중 공연을 마련했다. 예술가들을 모아 공연을 녹화해서 유튜브로 송출했다. 이 무관중 공연에 참여한 박승희 종로 고음악제 예술감독은 “여러 번 공연을 연기하다가 아예 못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내년에도 이런 기회가 계속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카카오 사회 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에서 코로나19로 지친 의료진을 위한 ‘선율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758만원이 모여 지난 8월 5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교직원을 위한 채플' 시간에 특별 음악회를 열 수 있었다.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는 공연 체험 키트를 만들었다./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영상 갈무리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는 공연 체험 키트를 만들었다./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영상 갈무리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이하 아이야)’는 비대면 공연체험 키트를 내놨다. 아이야는 예술의 전당, 국립극장 등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던 여성들이 주축이 돼 만든 협동조합이다. 공연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 어르신을 찾아가 뮤지컬을 한다. 코로나19로 대면 공연이 어려워지자, 아이야는 대표 공연 ‘수상한 외갓집’을 공연체험 키트로 만들었다. 키트는 영상, 교재, 교구로 구성돼있다. 아이들이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이 직접 각본을 쓰고, 소품도 만들 수 있다. 키트를 체험한 이송연 양의 어머니 김경신 씨는 “만들기 키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을 만들어서 다른 이야기를 꾸며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플레이플래닛’은 비대면 여행 모델을 개발했고, 곧 친환경 비누를 출시한다./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영상 갈무리
‘플레이플래닛’은 비대면 여행 모델을 개발했고, 곧 친환경 비누를 출시한다./출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영상 갈무리

공정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 ‘플레이플래닛’은 지난 10월부터 비대면 여행 모델을 개발했다. 흥미·볼거리 위주보다 지역경제에 기여하며 환경보존 문화를 전파하는 랜선여행이다. 해외 현지인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투어 서비스를 진행했다. 현지 로컬 파트너와 협업해 해당 관광지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제로웨이스트 키트도 체험자의 집에 배송하도록 했다. 서선미 대표는 “온라인 투어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전에도 어렴풋이 있었지만 머뭇거렸다”며 “이번 기회에 같이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곧 환경을 생각하는 비누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여행 시장이 변해 ‘차박(차에서 숙박)’ 등이 열풍인 시점. 여행지에는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샴푸, 린스 등을 플라스틱 통에 담아가는데, 이런 세정제에 들어가는 ‘팜오일’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플라스틱 통은 결국 여행지에 버려진다. 플레이플래닛은 친환경 생분해성 비누를 개발해 올해 하반기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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