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정치가 지겹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정치의 다양성과 지형을 넓힐 수 있는 의미있는 이야기들도 다뤄졌다. <이로운넷>은 지난 19일 보궐선거에 출마한 MZ세대와 온라인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들의 경험으로 MZ세대의 생각을 들어보고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좌담회에 참가한 송명숙 진보당 공동대표, 박초롱 이로운넷 기자,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손상우 미래당 부산시당 당대표, 최지선 미래당 기후행동팀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좌담회에 참가한 송명숙 진보당 공동대표, 박초롱 이로운넷 기자,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손상우 미래당 부산시당 당대표, 최지선 미래당 기후행동팀장 

2021년 4월 7일 보궐선거가 끝났다.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는 서울과 부산의 시장선거에만 집중됐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서울과 부산시장을 포함해 21개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다.

그 중 40세 미만의 젊치인(젊은 정치인) 11명도 각자의 자리에서 약진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송명숙 진보당 공동대표, 부산시장에 출마했던 손상우 미래당 부산시당 당대표, 송파구의원에 출마했던 최지선 미래당 기후행동 팀장에게 보궐선거 출마기를 들었다. 젊치인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뉴웨이즈의 박혜민 대표도 함께했다. 

좌담회에서는 각 후보들이 보궐선거에서 직접 부딪히며 얻은 경험과 다양한 정치를 위한 고민들이 이어졌다. 기탁금은 장치의 모습을 한 장벽이기도 했다. 젊음은 기회가 되기도 하고 한계가 되기도 했다. 지금의 선거제도는 다양한 사람들의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기존 선거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이 출마라는 기성복에 나를 맞춰야 한다. 출마자들의 몸에 착 붙는 유니폼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몸에 맞는 옷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젊다는 건 그런 문제들을 더 오래 더 치열하게 다양한 시선으로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놓친 보궐선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손상우 : 미래당 부산시당 당대표이자, 기후미래특별위원장 손상우라고 한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부산시장에 출마했다. 2018년 지방선거 부산 남구 구의원, 21대 국회의원선거에는 미래당 비례대표 4번으로 도전해 총 3번의 출마를 경험했다.

송명숙 : 이번 보궐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송명숙이다. 청년진보당 대표와 진보당 공동대표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관악구 가선거구 기초의원, 21대 국회의원 선거에는 관악구 갑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해 저 역시도 총 3번의 출마를 경험했다. 

최지선 : 미래당 송파구의원 후보에 출마했던 최지선이다. 미래당 기후행동 팀장을 맡고 있다. 이번이 보궐선거가 첫 출마다. 

박혜민 : 젊치인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단체 뉴웨이즈의 대표 박혜민이다. 보궐선거 진행 당시 40세미만의 젊은 정치인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보궐선거에 사용한 비용과 유세의 방식은 어떻게 진행됐나.

손상우 : 총 비용은 기탁금인 5000만원과 플러스 알파로 보면 될 것 같다. 출마에 대한 고민을 좀 길게 했다. 또 재정도 인적구성도 큰 선거를 치루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등록하고 벽보만 붙인다 정도의 기본계획을 세웠다. 그 이상의 활동은 하려고 욕심내는 순간 버거워지겠다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마 선관위에서도 놀라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아주 저렴하게 선거를 치뤘다.

송명숙 : 4억을 지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금액은 회계보고가 다 되는 비용이다. 서울시는 워낙 크기 때문에 기본현수막 850장, 공고물 4페이지로 제작해 준비하는 최소비용이라고 들었다. 당원분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돈이다. 또 당원분들이 현수막을 직접 걸어주기도 하셨다. 아마 서울시 다른 후보들이 사용한 비용은 어마무시 할거다. 

최지선 : 구의원선거다보니 앞서 말씀해주신 분들보다는 좀 간소하다. 1500만원 정도를 사용했다. 저 역시도 기본에 충실한다는 느낌으로 선거에 임했다. 인건비 같은 경우는 감당하기 어려울 거 같아서 당원활동가들이 자원활동으로 많이 도와줬다. 

기탁금이 생각보다 비싸다. 의미가 있겠으나, 진입장벽으로 볼 수도 있을 듯 한데.

송명숙 : 기탁금은 당선 또는 득표율 15% 이상이면 전액반환되고, 10% 이하면 보전받지 못한다. 보전되지 못한 나머지 기탁금은 국고보조금이나 세금으로 전환된다. 소수정당의 경우에는 거의 보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반환범위를 다시 고려해 봐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손상우 : 부산시장의 경우 기탁금 총 5000만원이 필요하다. 소수정당의 경우에는 기탁금이 돌려받을 가능성이 희박한 판돈 같다. 선거를 준비하며 그부분이 좀 장벽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손상우 미래당 부산시당 당대표
손상우 미래당 부산시당 당대표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나.

손상우 : 가덕공항 반대, 정의로운 녹색전환을 메시지로 어필했다. 어떤 사람들은 가덕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부울경 800만의 간절한 염원이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모두가 동의하는 공항이 맞을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가 몇명이든 대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선거운동을 하면서 찬성의견도 많이 들었는데 적극 찬성보다는 ‘공항이 생기면 일자리도 생기고 경기도 살고 좀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송명숙 : ‘강남해체 평등서울’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답을 찾진 못했지만 ‘불평등이 심하다 해결하자’는 너무 무미건조하니 와닿기 어려울 것 같아 쓰지 말자고 했다. 이 메시지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남이 더 이상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서울의 불평등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하고 또 어떻게 이를 풀어나갈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불평등 문제해결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 메시지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던 걸로 들었다. 불평등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아래에서부터 탄탄하게 대중적 여론을 만들지 못했다고 느꼈다. 이게 틀렸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메시지를 더 와닿게 하고 공감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일정시간동안 노력하고 사람들이 함께 나설 준비가 될 수 있게끔 해야한다는 걸 배웠다.

최지선 : ‘90년생 구의원이 온다’를 메시지로 잡았다. 출마한 큰 이유 중 하나는 구의회가 시민들의 삶과 가깝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구의회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구의원들이 누군지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른다. 이건 시민들이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치가 시민들을 소외시켜서라고 느꼈다. 지역에 오래 산 평범한 시민인 나같은 사람이 출마해 만들어내는 소소한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통해서 옆집사람 같은 이웃도 선거에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기초의회부터 시작해 정치경험을 쌓고 싶기도 했다. 

득표율과 득표율에서 느끼는 의미가 있다면.

최지선 : 득표율은 7.01%(2599표)다. 선거가 끝나고 감사인사를 드렸다. 유권자가 많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문득 ‘지나가는 사람들 중 몇분이 날 뽑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약 20명중 1명이 날 뽑은 셈인거다.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당선이 아니어서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에겐 참 큰 의미로 다가왔다. 출마한 지역구는 6번인 나를 포함해 1번, 2번이 출마했다. 사실 저만해도 선거에 1번아님 2번 찍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수천명의 사람들이 6번까지 내려와서 선택해준 것 아닌가. 참 감사하고 새로운 정치나 젊은 정치, 또 저의 주요 공약이었던 제로웨이스트를 통한 환경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구나를 느꼈다. 

송명숙 : 득표율은 0.25%(12,272표)다. 정치인에게 득표율은 시험성적표다. 성적표를 통해 다음선거를 어떻게 치룰지 고민하는게 핵심이다. 많은 분들과 매체가 진보정치와 성평등을 이야기했던 후보들이 얻은 표가 2%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진보를 어떻게 새로운 선택지로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있다. 저를 믿고 지지해주셨던 분들이 결과로 실망하셨을까 마음이 좋지 않은 감정도 있다. 

손상우 : 득표율은 0.51%(7933표)다. 선거가 끝나고 감사글을 쓰면서, 친인척이 아님에도 1번이나 2번이 아닌 후보를 뽑아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가를 생각해보게 됐다. 친인척 수천명이 생긴거 같은 든든한 마음이다(웃음). 또 저에게 마음을 써주신 분들에게 죄송스럽기도 하다. 안타까운 것은 거대양당으로 97%이상의 표가 몰렸다는 거다. 쉽지 않겠지만, 나의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이런 문제들을 부수는 것이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박혜민 : 유권자로서 득표비율에 좀 놀랐다. ‘이렇게 한 줌이야?’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선거에서는 진보성향의 후보자가 적었지만 2021년 선거에서는 후보가 늘었다. 선택의 여지가 많아져 오히려 즐거웠다. 그냥 한 명 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여러명이 다투는 정치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정치라고 생각한다. 

송명숙 진보당 공동대표
송명숙 진보당 공동대표

기억에 남는 유권자의 말은.

최지선 : 감사인사를 하면서 다가온 유권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에 출마해줘서 고맙고 내년에도 잘부탁한다’고 말해주시더라. 이런 말은 후보들이 유권자에게 하는 말이어서 감동이 더 컸다. 다른 분들도 초콜릿이나 간식거리를 전달하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또 어떤분은 같은 지역에 사는 여성으로 응원과 힘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참 찡하고 감사했다. 

송명숙 : 3개월간의 유세일정을 살펴보니 영상촬영을 제외하고 간담회, 기자회견 등 195개의 일정을 소화했더라. 건대에서 유세를 하는데 공공임대주택에 살고있는 한부모가정 유권자분이 찾아왔다. 집이라는 것이 있고 없고로 차별받으면 안된다고 말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또 제가 이번에 트위터에 진출해봤는데 선거가 끝난 후 개표 과정에서 ‘역시 강남해체는 시대정신이었다’라는 트윗도 기억에 남는다.

손상우 :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나도 신공항 반대!”라고 외쳐주시는 분들이 참 반가웠다. 그래 내가 출마한 이유는 이거였지를 느끼며 힘을 냈다. 어떤 유권자분은 갑자기 차문을 내리면서 “(신공항)반대찬성!”이라고 외쳐서 잠깐 의미를 생각하기도 했는데 같은 마음이어서 감사했다. 또 제가 이전에 가덕도신공항 건설부지진입로에서 피켓을 들고 행동을 한 적이 있었다. 명함을 돌리며 인사를 하는데 예전에 부지 앞에서 반대운동하던 사람이 있었다면서 이야기 해주더라. 저의 활동을 기억해주시는 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젊은 정치인으로서 또는 소수로서 어떤 점이 힘들었고 편견이 있다고 느꼈나? 그리고 뉴웨이즈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MZ세대의 표심과 관련된 인터뷰를 많이 했다. 젊은 정치인에 대한 편견이 어떤 게 있다고 느꼈나.

박혜민 : 편견 자체가 기성 정치인의 기준으로 젊은 정치인을 평가해 한계라고 보는거다. 기성에 맞춰서 이 부분은 부족하다 이 부분은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판단하는게 아쉽다. 예를 들어 ‘젊은 정치인들은 이상적인 공약을 가져오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은 지역에서의 경험이 너무 짧지 않느냐? 등의 질문이 있었다. 정치인의 역량 중 하나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지금 필요한 장기과제를 바라보는 것이다. 사실 자체역량으로 판단하면 기성보다 젊은 정치인이 더 잘하고 있는거다. 하지만 ‘돈’과 ‘기회’에 있어선 확실히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제도적인 고민이 너무나도 많이 필요하다.

최지선 : 돈이나 기회구도는 기본적으로 느낀 어려움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유세를 하면서 자주 마주치고 인사도, 명함도 늘 받아주시는 유권자가 있었다. 자주 마주쳐 저를 뽑아달라고 이야기하니 ‘넌 안된다, 10년은 이따 나와라 31살이 뭘하겠다고’라고 이야기하시더라. 31살은 구의원하기에 어리지 않다. 사회에서도 한참 일할 나이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이제 젊은 사람들이 해야지라고 말해주신다. 하지만 그 순간 서운함을 느꼈다. 또 한가지는 제도적인 편견인데 득표가 동수일 경우 선거법상 연장자가 당선되게 된다는 걸 선관위에게 안내받았다. 안내를 받으면서도 ‘어 이거 이상하다’라고 느꼈다.

송명숙 : 젊은 정치인으로 불편한 점은 크게 없었던거 같다. 선거유세를 하면서 수액을 한 번 맞았었는데 당내 선배들은 ‘원래는 수액 3~4번 맞아야 하는데 젊으니까 한 번으로 끝나네’라고들 하시더라. 돈이나 제도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좀 더 컸다. 젊은이들을 지원하는 기탁금제도나 소수정당이 도전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젊은 정치인으로 열심히 하면 보상받고,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기존질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좀 더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강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손상우 : ‘너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니 계속해봐’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유쾌하진 않다. 기회가 있는 ‘미래’ 때문에 안된다고 하고 어떨 때는 경험이 없는 ‘과거’ 때문에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래저래 안된다는 거 같아서 좀 힘빠진다. 사실 더 생각해보면 ‘나이’에 대한 문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이 때문이라면 어떤 조건이나 상황에서도 젊은 정치인은 당선이 어려워야 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요즘에는 젊은 기초의원들이 많기도 하다.

최지선 미래당 기후행동팀장
최지선 미래당 기후행동팀장

내가 생각하는 멋진 정치인은?

송명숙 : ‘재미있는 정치인’이다. 개그감에 대한 욕심도 있기도 하다. 새로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과감하게 제안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정치인이 나의 모델이다. 그것을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야하고 또 하고 있다. 

손상우 : ‘정치에 너무 목숨거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정치인’이다. 사활을 걸고, 인생을 걸고 경쟁하면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에 대한 인식이 너무 무겁다. 그런 인식을 깨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는 평범한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의회에 들어가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너무 무겁지 않게 ‘나도 출마해볼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최지선 : ‘말과 행동이 같은 정치인’이다. 우리가 정치에서 실망하는 부분이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다를때다. 쉽진 않겠지만 말하는 건 최대한 지키면 좋겠다. 결과뿐만아니라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지키려는 정치인을 보고싶다. 이번 선거에서 일회용품 줄이기가 공약 중 하나였다. 그래서 선거준비 하면서 쓰레기를 펑펑 쓸 수 없어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선거 사무실에 쓰레기통을 없애고, 친환경 공보물 인쇄, 구제옷을 리폼한 선거운동복을 사용했다. 선거가 끝났을 때 쓰레기봉투 50L 한 장만 사용했다. 다음번에도 같은 방식을 보완해 진행할 거다.

선거에 도전해보니 이 점은 힘들더라, 아니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진 않더라 등 앞서 달린 정치인으로서 도전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나 출마꿀팁이 있다면 말해달라.

최지선 : 선거법규정이나 서류상의 절차가 너무 많아서 어려웠다. 이번에 후원회를 설립했다. 구의원 후원회는 2250만원을, 서울시장 후원회는 17억원을 모을 수 있다. 금액적 차이가 큼에도 준비해야하는 서류는 똑같다. 그래서 서류 준비에 이틀을 꼬박 다썼다. 공정을 이야기하지만 자원이 없는 사람에게는 장벽처럼 느껴졌다. 저는 청년이어서 그런건 아니고, N잡러로 살다보니 모은 돈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1500만원 가량을 후원금으로 모아 선거를 치룰 수 있어서 부담이 좀 덜했다. 만약 선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참고하라고 알려주고 싶다.

송명숙 : 알고 했으면 힘들었을거 같은데. 모르고 해서 힘든게 없었다. 정치는 모르는게 약이다(웃음). 선거는 모를 때 덤비면 된다. 선거를 치르다보면 조급함을 느낄때도 있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가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게 좋다. 이거는 저 스스로에게도 제일 많이 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손상우 : 출마를 결심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여러번 도전하다보니 개인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 하지만 우리 고양이를 포함한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게 필요했다. 출마한다고 하면 주변분들의 우려가 많다. 정치라는 행위자체를 무겁게 생각하신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게 무겁진 않다. 물론 심리적인 압박과 이불킥을 하는 아쉬운 순간도 많긴 하다. 하지만 그런게 다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고 기회인 거 같다. 물론 선거에 비용이 들긴하지만 우리는 어떤 경험을 쌓기 위해 돈을 쓴다. 취미나 여행을 가는 것처럼. 정치에 대한 장벽이 낮아져서 주변사람들이 오히려 편하게 권하는 상황이 생겼으면 좋겠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이번 경험으로 배우거나 성장한 점은.

손상우 : 일단 TV토론을 나가 봤다. 생방송도 녹화도 다 재밌었다. 또 다른 정치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다. 좋은 기회였다.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사람이 전국에서 몇 퍼센트나 되겠나. 이러한 경험으로 당연히 얻게 되는 성장이 있다. 여러가지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완주했다는 것 만으로도 인생을 회고할 때 떠오르는 한 장면일 거 같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한 의미부여도 많이 한다. 응원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생각도 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최지선 : 출마를 안했으면 지역구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안했을 거 같다. 매일 출퇴근하고 이리저리 움직이기 바쁘니 지역이 주는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출마해서 괜히 한 번 더 쳐다보고 인사하고 생각하게 되니 지역이 재밌더라. 지역을 알아가는 것이 즐거운 경험이었다. 나의 메시지에 공감한 득표율이 희망을 줬다.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지역구니까 가능했던 경험인 거 같다. 이런게 지지자를 만드는 과정이구나를 느꼈다.

송명숙 : 메시지를 설정하고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내가 아무리 24시간 48시간을 고민해도 서울시의 유권자의 수로 그 시간을 나누면 0.0001초도 안된다. 유권자의 1초를 얻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을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할까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선거의 장은 문제제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공감대를 통해 결과를 만들고 폭발시켜야한다는 것 또한 느꼈다.

앞으로의 계획은.

손상우 : 일상적인 활동으로 돌아와 미래당 부산시당대표로 활동중이다.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박형준 시장에게 철회요구를 하는 기자회견도 했다. 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서 주민들의 기본권침해를 중심으로 놓고 주민들과 헌법소원을 해보려고 준비중이다. 가덕도 신공항 반대가 선거용이 아닌 진심이었음을 보여주는 활동을 할거다. 그렇지만 지금은 일에 더 집중하려고한다. 

송명숙 : 선거유세를 다니면서 ‘도토리’(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모았다. 택배 등 노동현장을 가니까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등이 노동하시는 분들의 수요에 맞게 짜여있지 않더라. 노동자들은 늘 버는 돈보다 약값이 더 든다고 말한다. 노동자 건강권을 기준으로 노동법 개편에 대한 고민을 이어 갈 예정이다. 또 유권자들이 들려준 도토리들을 잊기전에 후보 분투기를 작성해 보려고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2030표심 분석이 제대로 된 청년의 목소리를 담고 있지 못해 참 답답하더라. 전국청년당원 간담회를 통해 2030세대의 투표를 이끌어나갈 방식을 이야기 해 볼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심야노동을 준비하고 있다. 

최지선 : 저는 1년 뒤에 있을 구의원 선거 준비를 차근차근 할 예정이다. 미래당에서 1년간 활동비를 지원해주는 전략후보로 선정돼 생계걱정을 하지 않고 지역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또 공약으로 걸었던 생태놀이터, 일회용품 쓰레기 줄이기 등등을 구의회밖에서 지역활동으로 해보려고 한다. 또 여건이 된다면 동네에서 제로웨이스트 상점도 운영해보고 싶다.

박혜민 : 선거 이후 각 당의 고민도 있겠지만 유권자의 입장에서도 참 혼란했다. 정치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된 유권자는 많지만 그것을 위한 통로가 없다는 걸 느꼈다. 이후 담론들이 형성되는 것만 보더라도 진보보수 진영 프레임 외에 정치의 장을 좀 더 확장하는 질문이 던져지지 않고 있다. 2030의 표심을 득표의 도구가 아니라 다양성을 확장할 수 있는 지표로 보는 분석이 필요하다. 투표장에 들어갈때는 객관식이지만 선거밖에서는 주관식으로 토론할 수 있게 하는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는 객관식에 갇혀있다. 객관식을 풀어야하는 순간에 다양한 사람들을 용지에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방선거전까지 주관식 문제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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