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은 지역주민들이 마을을 기반으로 생활환경 개선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한다. 이를 통해 주요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모든 회원이 법인출자를 하고, 5인 이하는 100%, 6인 이상은 70% 이상의 지역주민 출자자로 구성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의 문제를 공동체의 시각으로 해결하고 소득 증대와 주민을 위한 일자리 만드는 등의 활동을 한다. 마을에서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 식품을 판매하거나, 지역주민들이 모여 만든 카페 등이 그 예다. <이로운넷>은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2021년 지정마을기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김근용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 이사장이 조합원들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근용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 이사장이 조합원들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공예가들 대부분이 실력은 있지만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드는게 고민이었어요. 체험교육을 진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상태였죠.”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이사장 김근용)에는 동대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공예가들이 조합원으로 모였다. 이들은 2019년 지역메이커 성장지원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다. 다들 공예가로 실력은 출중했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경제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인적자원, 네트워크, 프로세스 등이 부족해 공통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김 이사장은 드론, 3D프린터 등 4차산업과 관련된 교육업에 종사하며 기관, 군부대, 공무원 연수, 강사양성 과정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그는 이 경험을 활용해 동대문지역의 공예가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조합원 수는 14명으로 70% 이상이 경력단절여성과 청년이다.

조합을 만들고 지역주민과 학교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체험교육을 기획했다. 현재는 드론을 비롯해 패브릭·가죽·털실·레진 공예, 캘리그라피, 3D 프린터 등의 분야를 체험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늘 조합원들에게 우리를 알리는 영업사원의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당부한다”며 “다들 기본적으로 평균 이상의 능력치를 발휘해 주니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원의 털실공예 작품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원의 털실공예 작품

기성교구 사용금지! 자체교구로만 교육 진행

지정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올해지만 본격적인 준비는 2019년부터 시작했다. 조합원들과 매주 회의를 진행했다. 각자의 고민을 나누고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한 논의를 했다. 힘들 법도 했지만 다들 잘 따라와줬다. 모임을 통해 조합원들의 공예를 콘텐츠화 하고 교육특화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사전 준비를 거쳐 다양한 연령에 강의 할 수 있도록 분야별로 18개의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또한 아동도 같은 아동이 아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의 커리큘럼은 같은 과목이어도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드론의 경우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커리큘럼이 있다”며 “각 커리큘럼은 강의시간, 방법 등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 자체교구를 개발했다. 김 이사장은 “교육이 가능한 분야마다 우리만의 교구가 다 준비되어 있다”며 “기성품을 사용하면 강사 개인의 발전도 더디고 일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어려워 교육에서 기성품을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자기, 캘리그라피 작품을 기획하더라도 우리만의 디자인과 방식을 가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드론 교육의 경우 특허출원을 진행한 ‘드론올림픽’ 과정이 있다. 해당 과정에서는 소형, 대형 드론을 직접 다뤄볼 수 있다. 또 드론을 활용해 낚시, 빙고, 사격 등의 게임을 진행한다. 이 과정도 직업체험훈련, 강사양성, 전문직업훈련 등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다.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의 사무실 공간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의 사무실 공간

힘든과정 함께 해준 조합원에 고마워

“다양한 구성원들이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서로 배려하고 또 양보해야 하는 과정들이 많았습니다.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브랜드를 통합하는 일련의 과정이 어려웠어요.”

디디엠메이커협동조합은 경력단절여성부터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상황을 가진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을 먼저 이해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이전에 혼자서 교육을 진행하거나 공방을 운영했던 사람들에게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서류들이 버겁게 느껴졌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업무에 오롯이 집중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는 “지금은 다들 돈독하지만 초반 준비과정에는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위로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며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곧 수익과도 같은데 함께하기 위해 노력해준 조합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 지역의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동대문구에 자조모임을 진행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드론, 가죽, 패브릭, 목공 등의 교육을 진행했다”며 “발달장애인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적다보니 다들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가죽공예를 체험하는 모습/출처=DBS 동대문구청 인터넷방송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가죽공예를 체험하는 모습/출처=DBS 동대문구청 인터넷방송

올해 목표 1억...동대문을 거점으로 서울시에 조합 알릴 것

“코로나19 때문에 작년 6월까지는 모든 교육이 멈췄어요. 타격이 꽤 컸습니다. 열심히 함께해준 조합원들 얼굴 보기가 민망하다고 느끼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조합원들과 함께 온라인교육 컨텐츠를 개발해 빠른 곳은 작년 7월부터 교육을 진행했어요.”

코로나19로 교육이 주 업무인 기업들은 어려움이 더 컸다. 하지만 상황에 빠르게 대처해 온라인 교육과정을 준비했다. 온라인을 포함해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움직임이 보이자 한결 상황이 나아졌다. 벌써 올해 사업에 대한 계약도 진행했고 교육을 협의중인 학교도 꽤 있다. 동대문구에 있는 42개의 초·중·고등학교 중 절반 이상에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방문해 플라워바스켓과 가죽필통 체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매출목표를 1억으로 잡았다”며 “누군가 보기엔 크지 않은 금액일 수 도 있지만 조합원들과 처음부터 함께 만들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지금은 관내에서 체험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동대문구 혁신교육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내년, 내후년에는 서울시 전체로 범위를 넓히고 싶어요. 또 조합원들이 공예가, 공예강사로 직업을 가지고 꾸준히 살아갈 수 있도록 큰 돈은 아니더라도 직장생활처럼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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