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세계보건기구(WTO)
출처=세계보건기구(WTO)

지난 4월 7일은 ‘세계 보건의 날’이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사투하는 지금,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의 주제를 ‘모두를 위한 더 공정하고 건강한 세상 만들기(Building a fairer, healthier world for everyone)’로 정했다. 코로나19가 없던 시절에는 차별 없는 공정한 수준의 보건위생 서비스가 가능했을까. 인프라가 잘 갖춰진 우리나라에 비해 아직도 많은 국가들이 심각한 보건위생 문제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보건위생 문제는 깨끗한 물과 위생적인 환경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 시작된다. 세계 최빈국 방글라데시에서는 50만 명의 사람들이 강 위를 떠다니며 살아가고 있다. 방글라데시 남동부에 위치한 찬드푸르 지역 주민의 보건위생 상태는 실로 참담한 수준이다. 수상생활을 하는 95% 이상이 오염된 강물을 생활 용수와 식수로 사용하고, 54%가 설사나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동의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기도 어렵고 제대로 된 정보도 부족한 상황이다. 

옥스팜은 이러한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찬드푸르 지역을 대상으로 34개의 선상 위생센터(Floating WASH Centre)를 제작하고, 위생 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 위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정수 시설이 마련된 위생센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센터 안에는 지역 주민들의 위생 교육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과 여성들이 마스크와 생리대를 제작할 수 있는 장비가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각각의 위생 센터에 설치되는 바이오 모래 필터는 3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가진 정수 시설로 시간 당 20L의 물을 정수하여 하루에 약 480L의 정수된 물을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오수는 병원균과 유해 성분을 제거하는 여과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며, 태양광을 이용한 건조 작업을 거쳐 농업용 비료로 사용되어 지속 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다.

현지 여성들은 보건위생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생센터에 마련된 공간에서 여성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활용 마스크와 생리대를 제작하여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위생 교육을 마친 여성 그룹은 주거용 배를 방문해 각각의 가정을 대상으로 위생 교육을 진행하며 현지 주민들의 인식과 행동을 개선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전 세계 보건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각국의 정부와 현지, 그리고 개개인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어진다면, 누구나 깨끗한 물에 접근이 가능하고 기본적인 보건위생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더 공정하고 건강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