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곽해민 매니저/사진=박초롱 기자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곽민해 매니저/사진=박초롱 기자 

요즘 젊은이들인 MZ세대는 감수성이 예민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 감수성은 발휘된다. 아동학대, 학교폭력, 역사왜곡, 성차별, 반려동물 입양 등 사회적인 이슈가 생기면 관심을 가진다. 국민청원, 불매운동 처럼 실제 행동에도 나선다. 하지만 움직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진 않는다. 사실 '해결됐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적다.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의견은 흩어진다.

뉴웨이즈(대표 박혜민)는 MZ세대의 영향력을 좀 더 길게 끌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박혜민 대표는 "MZ세대의 영향력을 확장시키고 싶다"며 "우리의 메세지가 좀 더 영향력을 가지고 확장된다면 우리의 목소리는 단순한 요구가 아니라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웨이즈는 영향력을 확장하는 방식을 고민하던 중 '선출직 공무원'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2022년 지방선거에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됐다.  

출처=뉴웨이즈
출처=뉴웨이즈

젊치인 부족문제 심각...구시군 247곳 중 144곳 젊치인 0명

"'젊은 정치인들이 나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젊다고 정치가 바뀌냐?'고 하면 확답할 순 없죠. 젊치인에 집중하는 이유는 젊음 자체가 아닌 다양성에 관점을 뒀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관점과 태도, 우선순위가 반영되게 하려면 젊은세대가 많이 필요해요. 현재 정치지형에서 젊치인이 워낙 적어 우선은 양적으로 많아지는걸 전제로 하고 있어요."

2022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정치영역 전반을 살폈다.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40대 미만의 선출직 공무원을 찾았다. 21대 국회의원은 300명 중 13명, 구시군 의원 2926명 중 192명이었다. 전국 247개 구시군 중 144개 지역에는 40대 미만의 젊치인이 0명이었다. 박 대표는 "젊치인이 구시군에 0명이라는 건 평균 8189억원의 지역구 예산에 관여하는 젊은이가 0명이라는 뜻"이라며 "정당이 젊은 정치인을 육성하지 않고 이를 기획하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젊치인 부족 현상을 꼬집었다. 

젊은세대들은 의견을 내는걸 어려워하지 않는다.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을 구매한다. SNS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쉽고 재밌다. 이를 통해 굿즈, 책, 음악 등을 함께 만들기도 한다. 사실 어려워 보이지만 정치도 비슷한 활동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정책을 만드는 활동을 한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창구, 대화의 방법은 기존세대와 다르다. 지금의 정치는 기존세대에게 익숙한 도구와 방법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젊은세대가 정치에 거부감과 복잡함을 느끼는 원인 중 하나다. MZ세대의 맞춤 정치도구와 언어를 만들면 결정권까지의 거리는 좀 더 좁혀진다.

곽민해 매니저는 "MZ세대는 비슷한 개념인 힘과 영향력을 다르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인플루언서 등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정치를 통한 권력이나 힘은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해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개념을 MZ세대에 맞춰 정의하고 정치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나가는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웨이즈를 소개하는 이미지/출처=뉴웨이즈
뉴웨이즈를 소개하는 이미지/출처=뉴웨이즈

기초의원부터 젊치인으로!

MZ세대의 스피커가 되고자 하는 만큼, 뉴웨이즈의 구성원 역시 MZ세대로 구성돼 있다. 박 대표와 곽 매니저는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았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곽 매니저는 뉴미디어 콘텐츠 기획자와 온라인 클래스 PD로 일했다. 또 국회에서 7년 간 보좌관 경험을 쌓은 구성원은 초기모델 검토에 참여했고 지금은 협업의 형태로 함께한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젊은 정치인의 출마를 늘리기 위해 많은 부분을 고민했다. 기존정당을 통해 선거에 나가려면 공천을 거쳐야 한다. 선거 등록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젊은 사람이 가진 인적 물적 네트워크도 한계는 있다. 그래서 허들이 낮은 기초의원 선거에 시선을 돌렸다. 기초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기준 총 4016석 중 2926명으로 73%다. 그 중 90%가 거대양당이지만 최대 4명을 뽑는 선거구도 있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 충남 당진시 가선거구의 경우 4명의 시의원이 선출됐다. 거대양당 2명의 자리를 제외해도 두 자리의 여유가 있다. 또 기초의원은 당의 입장보다 독립적으로 일할 기회가 비교적 많다고 느꼈다.

곽 매니저는 "공천이 지역마다 사람마다 제각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청년의 경우 정치에 활용할 지역이나 네트워크 기반이 적지만, 공천 과정이 투명해지고 공천 룰이 정치 신인을 고려해서 정해진다면 정치 신인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치인 꿈나무에 힘을 실어주면 이러한 문제도 차차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캐스팅매니저에게 전달되는 명함/출처=뉴웨이즈
캐스팅매니저에게 전달되는 명함/출처=뉴웨이즈

정치? 어렵지않아요!...MZ 맞춤 콘텐츠 제공

“이대로라면 MZ세대는 기득권을 가져보지 못한 기성세대가 돼요." 박혜민 대표가 말했다. 뭔가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협의의 과정도 연습을 통해 나아질 것"이라며 "MZ세대가 정치를 스스로 학습해 성장하고 관점을 갖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뉴웨이즈와 함께하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캐스팅매니저가 되면 된다. 지난 2월 20일 70여 명의 캐스팅매니저와 온라인 창단식을 진행했다. 지금은 880명의 캐스팅매니저가 함께 한다. 캐스팅매니저는 프로젝트의 파트너 개념이다. 뉴웨이즈와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정리한다. 뉴웨이즈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젊치인 후보 당사자, 그리고 지지와 응원을 하는 캐스팅매니저 두 역할로 나뉜다. 2분기부터는 젊치인 후보자를 본격적으로 찾아 나설 예정이다. 젊치인 후보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지역구와 정치인 소식 등 행동을 위한 기본정보 트레이닝부터 시작한다.

캐스팅매니저들과 의견을 나누던 중 정치에 어려운 용어가 많은 것이 난제로 꼽혔다. 알고보면 쉬운 단어인데 의미를 찾다가 지치는 상황도 겪는다. 그래서 MZ전용 선거학습교재인 도미노 온라인 학습지를 만들었다. 기초지방자치의원의 종류부터 단어까지 쉽게 설명한다. ‘그래서 우리는 뭘 해야할까’라는 의견에 '#젊치인을경기장으로' 해시태그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매월 질문을 통해 캐스팅매니저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온라인 타운홀을 진행한다. 질문은 어렵지 않다. ‘재보궐선거를 보는 나의 마음은’과 같은 물음이 이어진다.

박 대표는 “뉴웨이즈는 집단의 목소리가 아닌 개인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고자 한다”며 “개인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우리 목표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말했다. 

 

출처=뉴웨이즈

보궐선거, 그 나물에 그 밥? 11개의 젊치인 원석을 보다

“지방선거가 생각보다 복잡해요. 하나의 유니버스 처럼요. 주변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다가 우리가 스포츠 에이전시와 닮은 점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뉴웨이즈라는 에이전시와 젊치인 선수는 출전(공천)할 경기(선거)를 정해요. 에이전시와 잘 맞는 팀을 찾아가고 또 캐스팅매니저들이 팀에 들어가게 도와줘요. 지금의 경기는 지방선거에요.”

뉴웨이즈는 2021 재보궐선거 젊치인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오는 4월 7일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만40세 미만 후보자들을 인터뷰했다. 박 대표는 “보궐선거에 10년 전에 나온 후보가 또 나오는 등 그 나물에 그 밥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프로젝트를 통해 정치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통질문은 ‘당신이 만들 수 있는 다른장면은?’이다. 대답은 최연소, 장애인, 제로웨이스트 등으로 다양했다. 장애인 후보자, 고깃집 대표, 학원장, 농촌청년 등 우리에게 낯선 후보자들이 프로젝트에 담겨있다. 인터뷰는 온라인매거진 형태로 지난 31일 뉴웨이즈 SNS채널에 게재됐다. 곽 매니저는 “MZ세대가 기득권이 되기 전에 우리세대의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보궐선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치에서 느끼는 권태롭고 지겨운 감정을 벗어나고 기대감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0일 캐스팅매니저 창단식 진행모습/출처=뉴웨이즈
지난 2월 20일 캐스팅매니저 창단식 진행모습/출처=뉴웨이즈

영역 한정하지 않고 확장해 나갈 것

“우리의 영역을 한정하고 싶진 않아요. 틀을 정하게 되면 틀로부터 우리를 규정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틀에 집착해서 우리가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이런 행동을 해도 될까 하는 검열을 하게 되잖아요. 앞으로도 많은 분들에게 궁금증을 주는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요.”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그래서 너희의 정체가 뭐니?’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또 어떤 사람은 무슨 정당과 함께 하는거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박 대표는 “캐스팅매니저들과 건강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욕구들이 드러날 것”이라며 “우리의 방향과 움직임에서 커뮤니티 플랫폼, 웹진, 소식지 등이 보여지고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박 대표와 곽 매니저는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일단 쉴 새 없이 달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할 일은 많다. 계속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정비할 예정이다.
“사회 전반이 개인에게 모든 것을 해내라고 하지만, 함께 해야 가능한 일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는 관객의 차원에서 벗어나 경기에 개입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에요. 우리 세대의 힘을 모을 수 있는 우리만의 방식을 찾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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