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린 '2021 용산구 사회적경제 여성리더십 포럼'에서 발언하는 이례샤 페라레 톡투미다밥협동조합 이사장./출처=용산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유튜브 화면 갈무리
30일 열린 '2021 용산구 사회적경제 여성리더십 포럼'에서 발언하는 이례샤 페라레 톡투미다밥협동조합 이사장./출처=용산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유튜브 화면 갈무리

“여성이라서, 다른 나라에서 이주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틀에 가둘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 재능을 잘 키워서 사회에서 가치 있게 쓸 수 있도록 해야죠.”

서울 용산구에서 이주여성을 위한 협동조합 ‘톡투미다밥’을 운영하는 이례샤 페라레 이사장의 말이다. 스리랑카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그는 2010년 이주여성 자조단체 ‘톡투미’를 시작으로, 2016년 협동조합을 설립해 스리랑카, 태국, 중국, 베트남 등 출신 여성들과 함께 다문화음식 도시락‧밀키트 제작, 요리교실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용산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성 사회적경제인 5인을 모아 이들이 운영하는 조직 운영의 성과와 한계,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30일 열린 ‘2021 용산구 사회적경제 여성리더십 포럼’은 서계동 만리서재에서 개최됐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센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2021 용산구 사회적경제 여성리더십 포럼'에 참여한 김미선 사회적협동조합 인사랑케어 이사장, 이례샤 페레라 톡투미다밥협동조합 이사장, 공영희 두시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신민정 용산지역자활센터장, 황혜원 용산역사문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조정옥 용산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무국장(왼쪽부터)의 모습./출처=용산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유튜브 화면 갈무리
'2021 용산구 사회적경제 여성리더십 포럼'에 참여한 김미선 사회적협동조합 인사랑케어 이사장, 이례샤 페레라 톡투미다밥협동조합 이사장, 공영희 두시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신민정 용산지역자활센터장, 황혜원 용산역사문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조정옥 용산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무국장(왼쪽부터)의 모습./출처=용산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유튜브 화면 갈무리

먼저 2008년 용산구지역자활센터에서 자활기업으로 시작해 2012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인사랑케어의 사례가 소개됐다. 돌봄을 통한 지역사회 안전망 확충을 목표로,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 기관, 정부가 ‘좋은 돌봄’을 일궈가는 일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돌봄 종사자들이 ‘필수 노동자’로 주목받는 가운데, 종사자 대부분은 여성으로 구성됐다.

김미선 인사랑케어 이사장은 “1인가구, 독거어르신의 돌봄 공백이 커진 상황에서 종사자들이 이들을 돌보며 삶의 질 향상과 고립감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며 “인간은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누군가의 돌봄을 계속 필요로 하는 존재인 만큼, 돌봄 종사자들의 처우뿐만 아니라 인식 개선이 제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여성 비율이 높다 보니 ‘여성 일자리’라는 인식이 강한데, 남성을 비롯해 누구나 당당히 참여할 수 있는 안정적 일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둘째로 소개된 두시공예협동조합은 전통기술 장인과 경력단절 여성들이 만나 디자인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기업으로 2018년 설립됐다. 전통공예를 계승‧발전하고 친환경 소재 제품을 만드는 동시에 경력이 단절된 지역 여성들을 교육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공영희 두시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은 “결혼과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고 나가서 일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지역 여성들이 주변에 너무 많았다”며 “이들 중 손재주가 있는 여성들이 집에서 공예품을 만들고 납품하도록 지원한다. 주부들이 집에서도 가치를 창출하며 육아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조합원의 상황에 맞게 서로를 도우며 조직을 운영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황혜원 이사장은 "가족공원으로 개장한 용산기지는 앞서 일제시대 때 일본 군사시설, 해방 후에는 미군 주둔지로 쓰이는 등 역사가 깊다"며 "용산역사문화사회적협동조합은 이러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출처=용산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유튜브 화면 갈무리
황혜원 이사장은 "가족공원으로 개장한 용산기지는 앞서 일제시대 때 일본 군사시설, 해방 후에는 미군 주둔지로 쓰이는 등 역사가 깊다"며 "용산역사문화사회적협동조합은 이러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출처=용산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유튜브 화면 갈무리

셋째로 용산의 역사문화 자원을 발굴하고 마을여행을 운영하는 ‘용산역사문화사회적협동조합’ 사례가 발표됐다. 지역에 애정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2017년 설립됐으며, 용산의 역사를 바탕으로 청소년을 교육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한다.

황혜원 용산역사문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마을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창출하는 사회적가치”라며 “멀리서 보물을 찾을 게 아니라 내가 사는 곳 가까이에 보물이 있음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싶다. 여성들의 경우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지역과 뗄레야 뗄 수 없고, 지역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에 우리 협동조합도 조합원의 다수가 여성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역 취약계층에게 직업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 자립을 돕는 용산지역자활센터의 사례도 공유됐다. 현재 용산지역자활센터는 2개 교육과정과 15개 자활근로사업단을 운영하며 청소부터 편의점, 빨래, 카페, 베이킹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신민정 용산지역자활센터장은 “지금의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활한 소통능력과 전문적 지식, 인문학적 사고인데, 여성들이 이 부분에서 특히 강점이 있다”며 “조직을 운영할 때도 여러 갈등 상황이 생기지만,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소통 능력을 통해 지혜롭게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용산구는 올해 여성친화도시를 선포하면서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여성 리더십 발굴 및 역량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 리더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라며 “구에서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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