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사먹은 버거킹의 신제품 '플랜트 와퍼'. 가격은 단품 기준 5900원, 칼로리는 704Kcal. 일반 와퍼와 가격은 같고 칼로리는 619Kcal보다 조금 높다.
점심으로 사먹은 버거킹의 신제품 '플랜트 와퍼'. 가격은 단품 기준 5900원, 칼로리는 704Kcal. 일반 와퍼와 가격은 같고 칼로리는 619Kcal보다 조금 높다.

“사실 이 와퍼에는 고기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유명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에서 최근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플랜트 와퍼’를 출시했다. 호주의 식물성 대체육 기업 ‘브이투푸드(V2Food)’와 함께 개발한 패티는 콩 단백질을 사용했지만, 기존 소고기 패티와 같은 불맛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실제 사먹어본 플랜트 와퍼는 광고대로 훈제향 같은 불맛이 진했고, 패티의 식감도 고기와 매우 비슷했다.

육식을 상징하는 음식 햄버거도 채식 유행의 흐름에 올라탔다. 채식은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배제하거나 최소화한 식단으로, 동물 보호의 이유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가축을 키우고 가공해 운반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여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고기나 가공육을 많이 섭취할 때 생기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채식을 실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나와 지구 모두의 건강을 생각한 개인의 선택이자 취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채식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늘어나면서 학교·군대 등 단체 급식을 시행하는 곳에서도 변화에 동참하고 나섰다. 올해부터 대구·충남·충북 등 학교에서는 월 1회 채식의 날을 운영하기로 했다. 국방부도 2021년부터 군대에서 채식 급식을 확대한다. 훈련소에 입소하는 신병을 대상으로 자신이 먹지 않는 음식을 표시해 제출하면, 채소 중심의 식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채식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 5일 ‘채식환경 조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다. 지난 1월에는 채식 식당 948개소를 발굴해 공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먹거리를 접할 환경을 만들고, 만성질환 예방 및 건강 증진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의 실천 범위는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입는 옷이나 바르는 화장품 등 패션·뷰티 등 업계로 확장하는 중이다. 동물의 털이 원료인 모피·양모·캐시미어 등으로 만든 옷은 입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화장품을 쓰는 것이 대표적이다. 

동물·환경·건강 저마다 시작한 계기는 다르지만, 비건은 개인의 의식적 소비를 이끌며 생활 방식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당장 맛있는 고기를 포기할 수 없다면, 일상에서 하나씩 경험을 늘려보는 방법도 좋다. 한 달에 한 끼, 일주일에 한 끼 등 유연하게 채식을 실천하는 ‘플렉시테리언’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플랜트 와퍼를 먹으러 버거킹에 한 번 더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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