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는데 부유층은 9개월, 빈곤층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이달 25~29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아젠다(The Davos Agenda)’ 주간에 맞춰 발표한 ‘불평등 바이러스(The Inequality Virus)’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옥스팜이 발표한 보고서 결과 상위 1000명의 억만장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는데 9개월이 걸리지만, 최 극빈층들은 10년이 걸릴 수 있다./ 자료=옥스팜
옥스팜이 발표한 보고서 결과 상위 1000명의 억만장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는데 9개월이 걸리지만, 최 극빈층들은 10년이 걸릴 수 있다./ 자료=옥스팜

보고서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3월 이전과 이후 최상위 억만장자 1000명의 경제적 상황을 비교한 결과, 3월에는 70.3%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11월 30일에는 99.9%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9개월 만에 회복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했고, 수억 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빈곤에 직면했다. 지난 20년 간 이어온 세계 빈곤의 감소세를 뒤집고, 하루에 5.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 인구가 2030년 2억~5억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렇게 증가한 빈곤 인구는 향후 10년 이상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79개국 295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87%가 자국의 소득 불평등이 높아지거나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자료=옥스팜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79개국 295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87%가 자국의 소득 불평등이 높아지거나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자료=옥스팜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79개국 295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런 결과를 뒷받침한다. 설문조사에는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자야티 고쉬(Jayati Ghosh)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교수, 가브리엘 주크먼(Gabriel Zucman)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 등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7%는 코로나19로 자국의 소득 불평등이 높아지거나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78%는 부의 불평등이 증가 또는 급등할 것이라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6%)은 성 불평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으며 66%는 인종 불평등도 마찬가지라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67%는 정부가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계획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옥스팜 인터내셔널 가브리엘라 부커(Gabriela Bucher) 총재는 “역사는 코로나19를 세금기록이 시작된 이래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불평등을 심화시킨 최초의 전염병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빈부 격차는 바이러스만큼 치명적이다. 여성과 소외된 인종 등이 이번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은 빈곤에 빠지고 굶주릴 가능성이 더 크며 의료서비스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극단적인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선택의 문제다. 전 세계 정부는 빈곤을 종식시키고 지구를 보호하는 보다 평등하고 포용적인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불평등과의 싸움은 경제 복구 노력의 핵심이 돼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단지 절박한 시기를 견디기 위한 단기적인 솔루션이 되어서는 안된다. 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경제의 '새로운 기준(new normal)'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옥스팜은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시작돼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인도주의 구호 및 개발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구호개발기구다. 2013년부터 매년 다보스포럼 개최에 맞춰 부의 불평등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스위스 다보스 지역에서 부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행동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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