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온라인에서 열린 ‘서울 사회적경제 보따리 토크 2020 : 그럼에도 불구하고’ 2일차 행사에서 발언하는 조주연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사진제공=서사경 유튜브 화면 갈무리
18일 온라인에서 열린 ‘서울 사회적경제 보따리 토크 2020 : 그럼에도 불구하고’ 2일차 행사에서 발언하는 조주연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사진제공=서사경 유튜브 화면 갈무리

2020년 올 한 해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고군분투한 서울시 사회적경제 분야 이야기들이 보따리처럼 쏟아져나왔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서사경)는 18일 온라인 성과공유회 ‘서울 사회적경제 보따리 토크 2020 : 그럼에도 불구하고’ 2일차 행사를 이어갔다. 

둘째 날에는 마을기업 육성 및 활성화, 홍보캠페인, 지역생태계 조사, 커뮤니티 케어, 협동화 지원 등 총 5개 주제의 프로그램이 서사경 유튜브 2개 채널에서 동시 진행됐다. 서사경은 17~18일 양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를 통해 올해 진행한 사회적경제 사업 활동과 조직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2021년 혁신적인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조주연 서사경 센터장은 “향후 지원과 피지원의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협력관계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런 행사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지원사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자주 듣고 반영해보려고 한다. 올해 보따리 토크를 통해 첫 시작을 했으니,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좀 더 좋은 협력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자”라고 밝혔다.

지역의제 발굴, 사업력 강화…마을기업의 새로운 도전 

‘마을기업 육성 및 활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나무와열매 사회적협동조합’ 김예레나 돌봄교사./사진제공=서사경 유튜브 화면 갈무리
‘마을기업 육성 및 활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나무와열매 사회적협동조합’ 김예레나 돌봄교사./사진제공=서사경 유튜브 화면 갈무리

채널1 ‘마을기업 육성 및 활성화’에서는 마을기업의 성장을 위해 광역센터와 마을기업이 함께 고민해 온 과정과 그 성과가 소개됐다. 서사경은 마을기업이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문제 해결을 주도하도록 지원하는 ‘지역의제 기반 기획사업’과 마을기업의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한 ‘마을기업 사업력 강화 지원사업’을 통해 서울시 내 마을기업의 활성화를 도왔다. 사업에 참여한 대표 기업과 현장에서 마을기업을 발굴 및 육성하고 있는 실무자가 발표에 나섰다. 

먼저 지역의제 기반 기획사업에 참여한 ‘노느매기 협동조합’은 2013년 영등포의 경제·주거 취약계층이 자립하는 삶을 목표로 설립된 마을기업이다. 재활용 의류매장, 재생유 활용 비누 판매 등 사업을 통해 자립 기반을 마련해왔다. 올해는 코로나 이후 의제로 떠오른 소독·방역, 집수리 업종 등을 추가 진행했다. 박상호 이사는 “어떻게 지역 의제와 밀착한 사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는데 사업을 통해 마을기업이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같은 사업에 참여한 ‘나무와열매 사회적협동조합’은 성북구 마을기업으로 장애 아동청소년 돌봄 활동을 펼쳐온 기업이다. 뇌병변 지체장애 아동청소년을 위해 촉각·미각·시각·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동원한 구연동화로 구성된 ‘MSGE(다감성 스토리텔링)’ 시범 교육을 진행했다. 김예레나 돌봄교사는 “뇌병변 장애인은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마을기업으로 지역 내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아동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도했다”고 말했다. 

사업력 강화 지원사업 사례로 소개된 ‘마을에서함께크는아이들 협동조합’은 구로구 개봉동 주민들에게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을 한다. 오프라인 기반 사업이지만 웹페이지 구축, SNS 홍보 등 온라인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껴 사업에 참여했다. 총 6주간 내부 활동가 교육을 통해 망고보드, 인스타그램, 영상 편집 등을 배워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조합원들이 직접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SNS 홍보에 나서는 등 성과를 냈다.

마을기업은 지역 주민이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사회적경제 조직 중에 가장 지역 밀착도가 높다. 은평구 사회적경제허브센터는 마을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에 관심 있는 5인 이상 주민 모임 및 커뮤니티를 발굴해 공부와 창업을 지원하는 ‘소셜밥터디’ 사업을 진행했다. 노경혜 매니저는 “마을기업은 지역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을 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사회적경제를 인식하고 체감하게 하는 좋은 창구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로 급증한 돌봄 수요…팔 걷고 나선 자치구

‘커뮤니티 케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희동 사회적협동조합함께강동 단장이 '사회적경제 배달'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사진제공=서사경 유튜브 화면 갈무리
‘커뮤니티 케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희동 사회적협동조합함께강동 단장이 '사회적경제 배달'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사진제공=서사경 유튜브 화면 갈무리

채널2 ‘커뮤니티 케어’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발생한 돌봄 사각지대의 해결방안을 서울시 돌봄SOS센터 사업과 연계해 진행한 ‘우리동네 나눔반장 사업단’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해당 사업에 참여한 19개 자치구 중 강서·구로·관악·동작·노원·도봉·중랑·광진·강동·마포·용산·종로·은평 등 13곳의 담당자가 참여해 사업의 주요 성과 및 계획을 공유했다.

서울시는 2019년 돌봄SOS센터 사업을 5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 후 점차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코로나 여파로 돌봄 수요가 급증하면서 갑작스럽게 시 전역에서 시행했다. 각 자치구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식사지원 ▲동행지원 ▲주거편의 ▲청소방역 등 돌봄 서비스를 맡아 진행하고, 지역 연대를 통해 사업화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했다.

박용수 돌봄광역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선행 자치구를 중심으로 꾸려진 추진위원회는 사회적경제 돌봄 광역추진단을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며 “자치구마다 사업 내용이 상이하고 발전 속도가 다르지만, 공동대응을 통해 체계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고자 한다. 먹거리·교육·주거편의 등 업종별 분과를 구성해 지속가능성을 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서사경은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실무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다른 자치구 사례를 통해 해결점을 찾고 서로 소통한 결과, 권역별 정기간담회가 시작됐다. 심화교육을 받은 실무자들의 고민과 사례를 엮은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식사지원을 진행하면서 나온 ‘배송’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도시락 제조 기업은 많지만, 배송 기업이 없자 ‘배송사업단’을 시범 운영했다. 중장년 라이더 배송모델을 통해 식사 배달뿐만 아니라 돌봄 매니저 역할을 맡기고, 주민조직화 모델을 통해 주민들이 이웃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안부를 묻는 방식을 시도했다. 향후 협동조합 방식으로 ‘라이더협의회’를 설립하고, 환경을 위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 사회적경제 배송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부문·업종별 연대 통해 코로나에 대응한 협의회

‘협동화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충희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국장이 사업 성과 및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제공=서사경 유튜브 화면 갈무리
‘협동화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충희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국장이 사업 성과 및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제공=서사경 유튜브 화면 갈무리

‘협동화 지원’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문·업종 협의회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사회적경제 연대의 경험을 소개했다. 서사경은 2013년 설립 때부터 사회적경제 부문·업종별 협의회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으며, 총 6개 협의회 중 3곳이 발표에 나섰다.

국내 주요 공정무역단체 15곳이 모인 ‘한국공정무역협의회’는 공정무역을 알리는 홍보·캠페인·교육을 주도해왔다. 올해는 사회적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공정무역 비즈니스 모델 사례 조사 및 콘텐츠 개발을 진행했다. 국내 우수 단체를 발굴해 UN SDGs와 연계해 공정무역 우수성을 알리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협동조합 간 협동을 강화하기 위해 출범한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는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망 협동조합 중심으로 사업화 및 홍보 전략을 모색해왔다. 올해는 코로나로 어려워진 의료, 문화·예술, 교육 등 업종 등에서 공통 의제를 발굴해 대응했다. 특히 내년 12월로 연기된 국제협동조합연맹(ICA) 대회를 준비해 협동조합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서울 지역 사회적기업 간 연대와 교류를 위해 설립된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는 170여 개 회원사가 가입했다. 올해는 홈페이지를 구축해 상호거래 활성화하고, 업종·지역별 공동사업 발굴 에 힘썼다. 아울러 사회적기업 정책 의제 발굴 및 K-뉴딜 등 정책 대응을 위한 온라인 포럼을 진행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서사경 보따리 토크 2020’ 행사는 개별 사업별 소통의 장으로 이어진다. 오는 19일에는 서울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2.0의 시민 체감 사업인 ‘공동주택 같이살림’ 사례공유회가 서울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23일에는 자치구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 조성, 사회적경제 시민 제안 플랫폼 운영 성과공유 포럼이 줌(ZOOM)을 통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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