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평구 마을기업 ‘에듀통협동조합’은 지난 5월 코로나19로 시작된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를 위해 멘토들이 사이트 접속부터 강연 청취, 숙제 방법 등을 도와주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우수 사례로 선정돼 전국 초등학교로 서비스가 확대됐다.

코로나19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가고 있는 서울시 사회적경제 기업의 모범 사례다. 4일 열린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 포럼’에서는 마을기업과 협동조합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19 대응 전략과 사회적경제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서울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많은 시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행사에 참여했다. 

주민들과 코로나19 위기 이겨내는 마을기업

4일 열린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 포럼’ 중 ‘코로나19 마을기업 생존 전략’에 참여한 김경애 나무와열매사회적협동조합 대표, 이청연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대표, 조아라 에듀통협동조합 대표, 곽경희 바늘한땀 대표, 최정희 서울시마을기업연합회 공동대표(왼쪽부터)의 모습./사진제공=서울시 유튜브 화면 갈무리
4일 열린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 포럼’ 중 ‘코로나19 마을기업 생존 전략’에 참여한 김경애 나무와열매사회적협동조합 대표, 이청연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대표, 조아라 에듀통협동조합 대표, 곽경희 바늘한땀 대표, 최정희 서울시마을기업연합회 공동대표(왼쪽부터)의 모습./사진제공=서울시 유튜브 화면 갈무리

먼저 이날 오후 2시 30분에는 ‘코로나19 마을기업 생존 전략’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당초 ‘사회적경제 문화·예술 현황과 대안’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현장 상황상 주제와 패널이 바뀌어 진행됐다. 최정희 서울시마을기업연합회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고, 제조·교육·서비스·돌봄 등 4개 분야의 마을기업 대표가 출연해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공유했다.

△제조 분야의 ‘바늘한땀’은 홈패션 제품을 생산·교육하는 기업이다. 2~3월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면마스크를 생산해 지역주민과 나눠 부족 사태를 해결하고, 어르신 일자리를 창출했다. 곽경희 대표는 “매출을 떠나 주민들과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라며 “내년에는 마을학교를 열어 주민들이 민간자격증을 따게 하는 등 소통을 늘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교육 분야의 ‘에듀통협동조합’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모여 지역 아이들의 학습을 돕는 기업이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수업이 중단되면서 집에만 있을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키트 3000개를 제작해 자치구 돌봄교실에 무료 기부했다. 조아라 대표는 “그동안 미뤄뒀던 온라인 수업을 본격 준비 중”이라며 “마을 교사들이 원한다면 영상을 제작도 지원하려고 한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비스 분야의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사회 진출을 위해 9개 지점에서 지압센터를 운영한다. 고객에게 1:1 안마를 제공하는 서비스 특성상,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직격으로 받아 매출이 반토막이 될 만큼 피해를 입었다. 이청연 대표는 “가장 어려웠던 3~4월 건물주가 임대료를 인하해주고, 참손길을 믿어준 주민들이 꾸준히 찾아준 덕분에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안마사들이 손이 부르틀 정도로 청결유지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돌봄 분야의 ‘나무와열매사회적협동조합’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통합돌봄, 활동지원, 방과후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장애인 가정에 직접 찾아가거나 돌봄센터에 방문하도록 하는데, 대면 서비스가 어려워지면서 돌봄센터는 이용자가 1/4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김경애 대표는 “수익 구조를 정부 보조금 사업(전략)과 자체 사업(고유목적)으로 나눠 운영해 그나마 타격을 덜 받았다”며 “사회적경제 기업 사업의 목적과 원칙이 분명하다면, 정부의 적절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협동조합, 사업·섹터 넘어 운동 차원으로 확대돼야

‘코로나 대응 협동조합의 운동과 역할’을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사진제공=서울시 유튜브 화면 갈무리
‘코로나 대응 협동조합의 운동과 역할’을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사진제공=서울시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어서 오후 4시에는 ‘코로나 대응 협동조합의 운동과 역할’을 주제로 포럼이 진행됐다. 서울지역대표협의회 유영우 대표가 사회를 맡고, 문화예술·돌봄·교육 등 3개 분야 협동조합 관계자가 출연해 각 기업의 사례를 공유했다.  

발제를 맡은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은 “코로나 이후 협동조합의 미래를 생각하려면, 그동안 사업과 제도 개선 관련해 주로 논의해온 ‘사업·섹터’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의 철학에 대한 ‘운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인간은 신념의 체계에서 살기 때문에 다른 믿음 찾지 못하면 기존 시스템으로 복귀한다. 새롭게 떠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환경과 공동체가 공존하는 협동의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이동과 이동거리가 제한되면서 사회적경제에서 중요한 지역이 재발견됐다"라고 말했다./사진제공=서울시 유튜브 화면 갈무리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이동과 이동거리가 제한되면서 사회적경제에서 중요한 지역이 재발견됐다"라고 말했다./사진제공=서울시 유튜브 화면 갈무리

△문화예술 분야의 ‘자바르떼 사회적협동조합’은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지역 축제를 기획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업이다. 대면 서비스가 대부분이라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온라인·소규모 워크숍 등을 진행하며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이동근 기획이사는 “문화예술 분야는 늘 어려웠지만, 최근 더 어려워졌다”며 “향후 온라인으로 전환될 때 생기는 저작권 문제나 기술 욕구 충족을 위한 비용, 창작자들의 안전 문제 등이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돌봄 분야의 ‘행복한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중장년 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돌봄노동의 가치를 높이는 기업이다. 산후관리·베이비시터·가사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코로나로 2~5월 기존 서비스의 30%가 중단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안창숙 이사장은 “조합원에게 독감 예방주사를 지원하고, 긴급자금을 대출해주는 등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중”이라며 “반대로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상생협력 기금을 지원받는 등 공동체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교육 분야의 ‘잉쿱협동조합’은 배움 기회가 적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영어교육 제공한다. 그동안 지역센터에서 대면 수업 위주로 진행했지만 불가능해졌고, 가정에 네트워크나 컴퓨터 등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아이들은 비대면 수업도 어려워졌다. 안미하 이사장은 “아이들의 개별 상황을 고려해 전화나 카카오라이브, 줌 소그룹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며 “향후 비대면의 장점과 대면의 필요를 결합한 교육 모델을 찾으려 한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달 3~4일 열린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 포럼’은 전문 쇼호스트가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와 영상을 보면서 봉제인형, 수제청, 약초차 등을 만들어 보는 ‘원데이 클래스’ 등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 포럼’에서 원데이클래스로 수제청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 유튜브 화면 갈무리
‘2020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 포럼’에서 원데이클래스로 수제청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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